세계화된 자본, 세계화되지 않은 민주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년이 지나면서 한 해 동안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입 실적을 두고 해석이 제각각이다. 세계경제 침체로 인해 지난 1년 동안 무역 신장률은 극히 저조했다. 그 와중에 대미 수출이 4.1%로 그나마 전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한 것을 두고 정부는 한미FTA 효과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반대로 FTA를 맺은 지 2년 가까이 된 EU의 수출이 -11.4%로 폭락한 것은 유럽 위기 탓이란다.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자의적 해석이라는 느낌이다. 하지만 정작 자유무역과 자유시장, 개방과 세계화가 정말 의심할 여지가 없이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에서 늘 긍정적이기만 한 것인지 반성적으로 돌이켜 보려는 조짐은 전혀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되고, 이후에도 회복의 실마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세계화라는 요인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사실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유럽 위기야 말로 통화동맹을 추진하며 내걸었던 ‘하나의 통화, 하나의 시장’이라는 [...]
박근혜 정부, 노동관련 현안들 해결에 나서야
지난 겨울 대통령 선거, 마지막까지 남았던 두 대선 후보 모두 노동자의 힘든 현실을 개선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구체적인 공약들에서 차이가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시장이 문제라는 인식과 노동시장 내 만연한 차별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둘다 기본적으로 동의했다. 그리고 악화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시키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노동관련 현안들을 해결하려는 새정부의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여전히 농성 중인 노동자들 박근혜 대통령이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 이 순간도 많은 노동자들이 투쟁 중에 있다. 재능교육의 노동자들은 기륭전자의 1,895 일이라는 농성기록을 갈아 치우며 여전히 천막농성 중이다.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최근 두 명의 노동자들은 서울 혜화동성당의 15m 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법원은 이미 2007년노동조합이 합법이며, 해고는 부당행위라며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었고,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농성은 지금도 [...]
빅데이타를 선도하는 구글, 세금 회피하는 구글
소비자 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라는 것이 있다. 국민들이 느끼는 물가수준을 지표화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적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만들어 내는 통계지표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달 세 번씩 전국 32개 도시의 1만2천개 소매점포에서 거래되는 500여종의 상품과 서비스를 통계청이 현장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발표한다. 적지 않은 인력과 장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함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그런데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많은 상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10%대를 넘어 10.5%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계속 비중이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고팔 때는 데이터로 기록되지 않지만 온라인 쇼핑은 모두 데이터로 저장된다. 누가 언제 어느 쇼핑몰에서 무슨 상품을 얼마 주고 샀는지, 결제수단은 무엇이었는지, 계좌는 어느 은행을 이용했는지 모조리 기록된다. 그렇다면 단번에 이런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굳이 통계청 [...]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법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의 공언대로 “국민행복시대” “100% 대한민국”은 열릴 것인가? 우선 국민행복시대의 핵심어인 행복은 도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경제학이 행복에 관심을 가진 건 최근의 일이다. 피구 이래로 경제학은 행복을 소득(GDP)으로 대체했고 대부분의 정부 정책도 GDP 증가, 즉 성장에 맞춰져 있다. 이런 흐름에 최초로 파문을 일으킨 것이 저 유명한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이스털린은 1974년 일정한 수준(대체로 1인당 GDP 1만5000달러에서 2만 달러 정도)을 지나면 국민소득의 증가가 그만큼의 행복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각종 행복 지표에서 하위권에 속해이후 이 명제를 둘러싼 수많은 논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대파는 주로 횡단면 분석과 단기 시계열에서 소득과 주관적 삶의 만족도가 비례한다는 사실을 찾아냈고, 이스털린 쪽에서는 장기 시계열에서 둘 사이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나는 통계 해석에서도 이스털린 쪽을 지지하지만, 직관적으로도 [...]
저출산 대책, 이제는 수정할 때
높은 자살율과 함께 세계 꼴찌 수준의 출산율은 우리 사회의 불안을 꿰뚫는 열쇳말이 되고 있다 . 대다수가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출산율 위기' 는 2005 년 합계출산율이 1.08 명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했다. 출산율 쇼크를 맞은 후 2006년부터 1차 (2006~2010년)와 2차(2011~2015년) 저출산 기본계획으로 대응했지만, 출산율은 1.2명에 머물며 초저출산국으로 전락해왔다.우리 정부는 저출산 대책으로 100여개의 사업을 시행하나 영유아보육지원 외에 아동이나 부모휴가, 여성고용에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양육 현실에서도 아이 키우기 어렵다는 불만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11년 만에 1.3명으로 오르자, 하루 아침에 장밋빛 전망과 평가가 줄을 이어 의아스럽다.반짝 증가? 출산 걸림돌 많아 그러나 앞으로 출산율이 계속 오를 만큼 객관적인 환경이 좋지는 않다. 2005년 이래로 합계출산율은 계속 부침을 겪어왔다. 황금돼지 해(‘07), 백호해('10), 흑룡해(‘12)를 아이 낳기 좋은 시기로 홍보하면서 출산율은 조금 올랐으나 앞으로도 이 [...]
한미 FTA는 현재 진행형
3월 15일이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1주년을 맞는다. 2006년 2월,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서 전격적으로 한미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래 참으로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이 엄청난 ‘결단’을 내렸던 노무현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고인이 되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방미 ‘선물’로 더 많은 쇠고기 수입을 약속했다가 거대한 촛불의 파도를 맞았다.아직 정부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선지, 아니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 때문인지 박근혜 정부는 별다른 행사나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2007년 정부가 한 EU FTA까지 추진하면서 미국과 EU와 동시에 발효되는 경우 생산성 증가까지 고려하면 실질 GDP가 무려 7.61%나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가히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물론 관세청은 지난 1월, “한미 FTA 효과 등으로...(대미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 경신, 전년 대비 4.1% 증가한 585억불 기록”이라는 자료를 언론에 뿌렸다. 한미 FTA가 발효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