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자위권, TPP, 그리고 한중 FTA의 삼각함수
일본의 집단 자위권과 TPP(환태평양 협력협정)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일이긴 하지만, 동아시아가 또 격랑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7월 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각에서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결정, 즉 '해석 개헌'을 단행했기 때문이죠. 이는 일본이 패전 후 69년 동안 지켜온 '전수방위 원칙'(공격은 하지 않고 방어만 한다는 원칙)을 포기하고 외국의 무력 분쟁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의미합니다. 사실상 '해석 개헌'(일본의 참전을 금지한 현행 '평화 헌법'의 재해석을 통한 사실상의 개헌)을 통해 '금단의 선'을 넘었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 정부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군사적 역할을 확대할 수 있게 된 거죠. 문제는 미국이 쌍수를 들어 환영을 표했다는 점입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1일(현지시각) 별도 성명까지 내어 "집단 자위권과 관련한 일본의 새로운 정책을 환영한다"며 "이는 일본 자위대의 보다 광범위한 작전 참가를 가능하게 하고 미·일 동맹을 훨씬 더 [...]
위클리펀치(410호) 모든 시민은 연구원이다
위클리펀치 410호 : 모든 시민은 연구원이다 6월 27일 새사연 분노의 숫자 강연회&잡담회 후기 세월호의 학생들이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금요일. 부끄러웠던 후보 문창극의 사퇴와, 썰렁했던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탈락이 확정된 금요일. 군내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전국민의 애도와 분노가 가득했던 금요일. 시끌벅적한 홍대를 지나 함께 일하는 재단의 작은 강당으로, 깨어있는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그들은 술 냄새 가득한 “불금” 대신, 날카로운 온기로 “분노”를 말하고 싶었다. 1부는 새사연의 신간 [분노의 숫자]를 중심으로 한 강연회였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최고 수준의 자살률, 가장 오래 일하면서도 가장 가난한 노인들. 최근 우리를 놀라고 하고, 슬프게 한 여러 크고 작은 사건의 이면에 존재하는 불평등한 수치들을 이은경연구원은 예리하게 지적했다. 그녀가 말한 요람에서 무덤까지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분노의 숫자를 몇 개만 살펴보자. -아이 낳아 대학까지 [...]
‘평등’이 성장동력이다
피케티 열풍은 한국에도 상륙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16일 피케티 비율 중 하나인 β(=W/Y, 민간 순자산의 가치를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 자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부의 불평등과 관련한) 논의가 합리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숫자를 만드는 우리가 시계열 자료를 만들어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은 그 얼마나 반가운가? 모름지기 통계기관이란 이래야 한다. 한은과 통계청이 5월14일에 발표한 ‘국민대차대조표 공동개발 결과(잠정)’의 부록을 이용하면 2000년에서 2012년까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한국의 β값을 계산할 수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계산에 따르면 2000년에 5.8(또는 580%)이었던 β는 2012년 7.5까지 치솟았다. 2000년에 5.8을 넘은 선진국은 일본밖에 없었고 2008년경부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가 되었다. 즉 자산의 수익률(r)이 비슷하다면(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한국의 수익률은 선진국 평균보다 더 높다) 국민소득에서 자산가가 가져가는 몫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얘기다. 피케티의 300년에 이르는 장기 통계에서도 β가 7을 넘긴 것은 프랑스의 벨에이포크 [...]
위클리펀치(409) 브라질 월드컵,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위클리펀치 409호 : 브라질 월드컵,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도시빈민이 청소해야 할 '불순물'이라고? 지난 22일 새벽, 우리나라와 알제리의 축구 경기가 열렸다. 2002년의 열기보다야 뜨겁지 않겠지만 집집마다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함성이 들렸고, 이튿날 식탁에도 경기이야기를 찬 삼아 이런저런 이야기 꽃이 피어났다. 세월호로 온 나라가 심란하던 차에 사람들은 모처럼 즐거울 길 없던 마음을 달래려는 것 같다. 사실 이것이 스포츠의 역할이기도 하다. 스포츠는 민족, 종교, 인종, 정치적 불화를 해소하고 사회 분열을 예방해 통합을 이끄는 데 기여하며, 국가는 언제나 이러한 스포츠를 정치에 잘 활용해왔다. 그런데 브라질에서 들리는 월드컵 소식이 그리 편치만은 않다. 월드컵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며칠 전 SNS를 통해 접한 그림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아이는 브라질 축구 유니폼을 입고, 무너진 자기 집 옆에 황망히 서서, 멀리 축구경기장 하늘에 반짝거리는 환한 폭죽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게 [...]
[정태인시평] ‘규제 완화 폭탄’ 최경환이 더 문제다
안녕하세요? 경제의 흐름을 짚어 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경제일지를 만들려고 인터넷에서 신문들을 뒤적이니 온통 걸리는 건 '문창극'이라는 이름입니다. 문창극과 '국가 개조'일제 강점기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인식, 심지어 6.25 한국전쟁에 대한 종교적 해석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의 경제관 또한 문제입니다. 2010년 3월 15일 자 '공짜 점심은 싫다'라는 그의 칼럼을 읽어 보시죠.[관련 글] (☞ [문창극 칼럼] 공짜 점심은 싫다) 우리는 문창극 후보자가 새누리당과 주류경제학계에서도 보기 드문 철저한 시장주의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복지국가를 비판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문구, "공짜 점심은 없다"(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까지 스웨덴의 위기를 비판할 때 '스웨덴 병'과 함께 인기를 끌었던 말이죠)를 아예 철학적 차원으로 승화시켜서 “공짜 점심은 싫다”까지 나아갔다고나 할까요? 요컨대 가난한 사람이건, 부자건 '공짜 점심'을 거부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이에게 무엇을 먹이건 밥은 부모의 책임이라는 겁니다. "부자는 무상급식에서 [...]
피케티 논쟁과 국세청
지난 5월 23일 목 빳빳하기로 유명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의 경제에디터 크리스 질즈(Chris Giles)가 칼을 빼들었다. 금년 초 미국에서 번역본이 출간된 후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의 책 <21세기 자본>이 표적이었다.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레미제라블’이나 ‘왕자와 거지’의 시대처럼 극심한 불평등을 겪을 것이라는 피케티의 암울한 예언은 전 세계의 보수 언론과 주류 경제학자들을 자극했다. 하지만 여태 나온 비판은 기껏 ‘색깔 칠하기’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케티의 비장의 무기인 장기 통계 자체를 문제 삼았으니 과연 <파이낸셜타임즈>답다.질즈는 무려 9쪽에 걸쳐 피케티가 통계를 뻥튀기하거나 비교 연도를 잘 못 골랐으며 자기 마음에 드는 수치를 일부러 뽑아 썼다고 밝혔다. 그 중 결정적인 대목은 영국의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완화되었다는 주장이었다.에 실린 피케티의 연구 오류를 지적하는 기사." src="https://www.pdjournal.com/news/photo/201406/52404_43528_4221.jpg">▲ 지난달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실린 피케티의 연구 오류를 지적하는 기사.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