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펀치(469) 마을의 ‘귀환’? 불안한 삶 ‘여전’
도심의 고립감, 마을에서 풀어 이웃이 이사 오고 가는 일이 흔한 도시 생활에서도 오며 가며 인사를 나눌 이웃의 정이 그립기는 마찬가지다. 생애주기별로 보면 자녀가 성장해 독립하고, 결혼을 하면서 가족이 늘었다가, 자녀의 독립으로 가족이 단출해지거나, 사별의 과정을 거친다. 예전과 다르게 최근 가장 늘어난 가족 형태가 1인 가구다. 우리의 십여 년 전과 비교해도 다른 모습이다. 1인 가구는 전국적으로 453만 가구로 늘어, 전체 가구의 25%(2012년)를 훌쩍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도 1인가구는 전 가구의 30%에 이를 정도로 증가하는 추이다. 가족이 줄면서 고립감도 배가 되나, 그 대안으로 지역주민이나 이웃과 함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웃공동체, 지역공동체, 마을만들기, 마을살이 등 저마다 부르는 용어도 다양하다. 도시생활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마을의 귀환’, 그 가능성과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몇 년을 살아오다 마을공동체로 마당발이 됐다는 말도 심심찮게 전해 듣는다. [...]
위클리펀치(468) ‘엄마’가 되기 힘든 시대
스무 살이 되면서 가장 큰 사회적 변화라면, 이제 청소년이 아니라 청년층에 속하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또 다른 변화라면 청소년기에는 듣지 못했던 부모님의 잔소리다. “지금 네 나이면 벌써 아이 낳고 살림하고 있을 때야.” 이런 부모님의 잦은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20대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을 법한 옛날 일로만 여겨진다. 하지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서 출산율에 대해 조사하며 접하게 된 통계자료는 뜻밖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201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000명을 기준으로 할 때, 2000년에 149.6으로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인 연령은 25~29세였다. 하지만 최근 2013년 자료에 따르면 1000명 대비, 111.4로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인 연령이 30~34세로 늦춰진 추이를 볼 수 있었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전체 산모 중 고령 산모가 증가하는 현상은 2013년부터 지속돼왔다. 35~39세 산모의 구성비는 2013년 17.7%, 2014년에는 18.9%, 2015년 1분기에는 19.9%로 [...]
위클리펀치(467) 감정노동 일기
첫 번째 아르바이트에서 겪은 감정노동 대학생이 되어서 처음으로 정식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은 영화관이었다. 영화관의 팝콘판매대에서 1년 간 일을 했었는데, 수업이 없는 날과 방학 때에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한 번에 8시간 정도 일을 하였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용돈을 벌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아르바이트가 나에겐 감정노동을 겪어본 첫 직장이 되었다.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 번째는 사장님께서 엄하셔서 작은 실수를 해도 크게 혼이 나는 바람에 일을 하는 내내 강한 긴장상태에 놓였던 것, 두 번째로 힘든 점은 마감업무가 잦다는 것이었다. 심야영화가 있는 날에는 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이 끊겨서 담당 직원에게 택시비 명목의 교통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나의 집은 영화관에서 도보로 15분 거리로 매우 가까우니 교통비지원이 필요 없다는 사장님의 판단 덕분에 남보다 자주 마감을 하고 새벽길을 걸어 퇴근했었다. 세 번째는 인근 초중고 학생들이 단체관람을 할 때 [...]
위클리펀치(466) 2015 어셈블리, 혹은 당신들이 지지받지 못하는 이유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어셈블리>라는 제목을 좌상단에 박은 드라마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 정보기관에 의한 해킹이 이슈인지라 잠깐 공부한 적이 있는 컴퓨터언어가 먼저 떠올랐지만 이내 국회를 다룬 드라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검색해보니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정도전>을 집필한 작가가 극본을 맡은 것이었다. 드라마에서 날카로운 사회풍자나 비판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절이라 시큰둥한 맘에 봐서인지 꽤 어수선해 봬는 등장인물들의 동선, 상호관계, 갈등이 진부하다고 느껴졌다. 보좌관 출신인 작가는 재벌가의 막장드라마만큼 역동적이고 자극적인 국회의 뒷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그 판의 사람들이 어떤 일을 벌여도 별로 놀랍지가 않은 세상이니까. 이런 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거나 무감각일 것이고 지배계층이 대중에게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득권의 바람과 달리 사람에게는 지겹도록 들은 옛 유행가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묘한 능력이 있다. 이미 결말이 빤한 정치이슈가 항상 1면을 장식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결국 [...]
위클리펀치(465) ‘임금피크제’, 청년고용문제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정부와 여당은 임금피크제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확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 기간의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 통상 정년에 가까운 노동자들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의 일정 부분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정부는 기업들이 삭감한 임금으로 청년들을 신규 고용하도록 해 청년고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기제? 그렇다면 임금피크제는 정부의 주장처럼 정말로 청년고용문제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까? 만일 줄어든 임금만큼 기업이 새로운 고용을 한다면, 임금피크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방안이 될 수 있다. 일례로 고전적인 임금기금설의 이해대로 ‘사회에서 임금으로 지급되는 기금의 규모가 일정하고 개별 노동자의 임금은 이 기금을 노동자 총 수로 나눈 값에 의해 결정된다’면 정부의 주장처럼 임금피크제는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기제가 될 것이다. 전체 임금기금 총량은 그대로 인 상황에서 일부 노동자의 임금이 [...]
위클리펀치(464) 이윤 아닌 소득으로 ‘소비마차’ 끌어라
임금주도 또는 소득주도 성장? 임금주도 성장이론은 부가가치 생산을 분배하는 데 있어 임금소득의 규모를 확대시켜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부가가치 생산의 분배를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임금소득과 사용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윤소득으로 구분했을 때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노동자의 소비의 소득 탄력성이 크기 때문에 임금소득을 늘림으로써 소비를 확대시킬 수 있고, 이런 소비 확대는 다시 고용 증대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런 임금소득 확대를 두고 임금주도 또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소득주도 성장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이윤주도 성장이다. 이는 부가가치 생산의 분배에 있어 임금소득이 아닌 이윤소득을 증대시킴으로써 투자를 확대할 수 있고, 이런 투자 확대를 통해 고용을 증대시키고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과 이윤주도 성장 전략 모두 투자와 소비가 원활하게 이어지는 경제선순환 구조가 잘 유지된다면 문제없이 경제 성장을 이끌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