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자산시장 위축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정부에서 발표하는 한국경제 전망이 갈수록 낙관론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2010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5.8%로 상향조정하고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경제성장률도 6%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목표치를 올려 잡은 것이다. 광공업 생산도 지난해에 비해 수개월째 20% 이상 늘어나고 있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제조업 가동률은 80%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전체 지표의 상승은 대부분 수출 대기업이나 정부부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반면 국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내수 쪽은 아직도 게걸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서비스업은 여전히 전월 대비로 하강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국민들의 소비능력을 보여 주는 소매판매도 늘기는 했지만 지난 5월 전년 대비 3.6% 증가에 그쳤다. 경제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지수에서도 그대로 [...]
‘소프트 뉴딜’로 시야를 이동시키자.
6.2 지방선거가 집권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린 후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국민은 천안함 북풍의 정치적 이용에 저항했을 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과 세종시 계획 수정, 그리고 MB식 특권 교육을 명확히 거부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민심을 받아서 세종시 수정안을 포기할 뜻을 비치면서도 여전히 4대강 사업에는 집요한 추진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지방선거 이후 사회적 통합과 민심 수습을 어렵게 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의 비용대비 경제적 효용성이나 환경영향, 국가재정 운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등은 이미 재론할 여지없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강조해야 할 대목이 바로 고용창출 효과다. 당초 정부는 2009년 1월, 4대강 사업을 포함 국가 토목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임기 4년 기간 동안 96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공언한 바가 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났다. 그런데 실제 고용창출 효과는 어떠한가. 그러나 2009년 이후 건설업의 취업자 수 증가실적은 [...]
오바마 미 대통령에 띄우는 편지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 귀하.한미정상회담 소식을 듣고 밤새 뒤척이다가 오늘 아침 당신께 편지를 띄웁니다. 공개적으로 편지를 띄우는 이유는 당신과 소통할 수 있는 다른 길이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모쪼록 이 편지를 ‘감각’이 뛰어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가 당신께 보고하기를 기대합니다.‘세상에서 가장 바쁜 대통령’이기에 번거로운 인사는 줄이고 간명하게 쓰겠습니다.먼저 축하합니다. 당신은 대한민국 이명박 대통령과 캐나다에서 만나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을 2015년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더군요. 더구나 그 ‘조건’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한국의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들었습니다.그래서입니다. 당신의 노련한 협상력에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축하하는 까닭입니다.작전권 더 갖고 FTA양보 받은 능력 축하다만, 당신이 알고 있어야 할 진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시민들은 당신이 미합중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기뻤습니다. ‘오바마 혁명’이라고 당선 의미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당신은 목표였던 ‘건강보험 혁명’을 이뤘습니다.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앞으로도 굽힘없이 당신의 뜻을 [...]
고용구조 변동에 대처하고 있는가
경제위기로 감소추세를 지속하던 고용상황이 올해부터는 적어도 외형적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희망근로 등 정부가 임의적으로 만든 일자리를 줄여 갔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취업자수는 이미 지난 5월 기준으로 60만명에 가까이 늘어났다. 비교시점인 지난해 5월에 22만명이 감소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고,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의 일자리 유지 정책이 있었음을 고려해도 기대 이상의 증가 폭이다. 특히 한때 37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던 제조업부문 취업자가 다시금 400만명을 돌파한 것을 보면, 민간부문의 고용동력이 살아난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까지 가능하다. 경제위기로 크게 잘려 나갔던 우리 국민의 일자리가 다시 복원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런 탓인지 당초 올해 6월에 ‘중·장기 국가 고용전략 계획’을 발표하겠다던 정부의 다급했던 의지도 상당히 수그러들면서 느긋한 태도로 변하고 있는 조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살펴봐야 할 이슈가 있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일자리 분야의 양과 질이 천차만별로 세분화된 양극화가 오랜 동안 구조화돼 있기 [...]
박근혜에 맞설 ‘대항마’ 있는가?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실장. 지방선거 바로 다음날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그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입을 열었다.2008년 촛불항쟁으로 청와대가 대폭 개편될 때 들어간 정 실장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2년 뒤 있을지 모를 불길한 일(대선 패배)이 없도록 여권 전체가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중앙일보 2010년 6월23일자). 그는 이어 “어떤 의미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대통령 실장 “여권 전체가 예방주사를 맞은 것”지방선거 패배가 “어떤 의미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대통령실장 정정길의 말을 우리 어떻게 이해해야 옳을까.먼저 민의 앞에 아무런 성찰도 없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삽질’을 밀어붙이고 있다. 조계종 문수스님이 온 몸을 불사르는 소신공양으로 4대강과 부익부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지만 쇠귀에 경 읽기다.그래서다. 이명박 정권에게 달아오르는 월드컵 열기는 ‘다행’일 수 있다. 실제로 스님의 소신공양도, 시간강사의 한 맺힌 자살도 시나브로 잊혀가고 있다. 오죽하면 정치경제학을 연구하는 한 교수가 한국과 나이지리아 [...]
경제개혁 논의 공간을 국회로 옮겨 보자
6·2 지방선거가 집권 여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정국지형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일단 야당과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주요 국책사업이 정부 의도대로 추진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9월 정운찬 국무총리 취임 이후 정국의 핵심 쟁점이었던 세종시 원안 수정도 힘들어졌다.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실상 원안 수정안을 포기할 뜻을 비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2년 동안 사회 갈등의 핵심이자 정부 경제정책의 중심이었던 4대강 사업 역시 정부의 강력한 시행의지를 밝혔지만 앞날이 밝지 않다. 이런 정황을 반영해 여권 내부에서는 각종 쇄신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야당들도 국정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주요 국책사업에 대한 궤도 수정과 정치지형의 변화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민생과 연관된 주요 경제개혁에 대한 재검토는 아직 뚜렷한 것이 없다. 경제 운용기조에 대한 변화 조짐은 물론이고 정부가 발표하겠다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