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노동통계 지표, 개방과 정확성이 필요하다.

By |2013/11/27|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지난 11월 14일 통계청은 내년 11월부터 실업률을 보조해 줄 지표로 “노동 저활용 지표”를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실업상태에 있지만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노동자들’을 반영하는 실업률 통계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정부(통계청)의 공식 실업률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금까지의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실업률 무엇이 문제였나?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10월 현재 우리나라의 공식실업률은 2.8%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가장 실업률이 높은 것은 20대 청년층으로 7.9% 수준이다. 이런 우리나라의 전체 실업률, 청년 실업률은 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실업률에 비해 청년실업률이 높기는 하지만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금방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노동시장을 가진 국가이다.하지만 이러한 실업률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들에 직면해 왔다. 많은 청년들은 [...]

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치

By |2013/11/26|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마치 영국 날씨 같다.” 아내와 함께 아버지의 병문안을 가는 길, 차창 밖으로 내다본 풍경은 스산했다. 우리는 1996~1997년 겨울을 영국에서 보냈다. 외환위기는 외국에 있는 사람에게 훨씬 더 절박하다. 한국에서 똑같은 돈을 부쳐도 파운드화로 바꿀 때마다 형편없이 줄어드는 상황을 매달 겪었다. 소문처럼 모라토리엄이라도 선언하는 날에는 우리 가족은 영락없이 국제 거지가 될 판이었다. 설령 한국에 수십억원의 재산이 있다 하더라도 단 1원도 달러나 파운드로 바꿀 수 없을 테니….물론 지금 한국 경제는 그때보다 낫고 나는 한국에 있다. 하지만 이번엔 세계 전체가 2008년 금융위기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지난 30년간의 ‘금융화’가 원인이다. 오랫동안 낮은 이자율과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버블 속에서 나라, 기업, 가계 모두 빚의 무서움을 잊어버렸다. 미국이 주도해서 전 세계가 빚을 “레버리지”라고 부르면 최신 경영기법쯤으로 여겼다. 다행히 한국 기업은 외환위기 이후 강화된 건전성 [...]

[정태인시평]천재들의 고백 “글로벌 장기 침체, 새로운 정상”

By |2013/11/25|Categories: 새사연 연구, 새사연 칼럼|0 Comments

'천재들'의 개과천선? 안녕하세요? 경제 기사를 읽어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제가 대학원 다니던 1980년대 후반, 한국에서는 사회 구성체 논쟁이 한창이었죠. 그때 저는 구체적 현상분석과 정책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조지프 스티글리츠나 로버트 라이시의 글을 읽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떠오르는 3대 천재로 일컬어지던 사람들이 래리 서머스(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그 사람입니다), 제프리 삭스, 폴 크루그먼이었습니다. 스티글리츠나 라이시는 이들보다 한 세대 위의 학자죠.이 중 가장 시장 근본주의자에 가까웠던 서머스가 11월 8일 국제통화기금(IMF) 연례연구자총회에서 한 연설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크루그먼은 16일 "저주받을 서머스"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격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18일에는 삭스가 이 둘을 비판하는 글을 <허핑턴포스트>에 실었죠. 3대 천재가 다 등장한 셈입니다.(☞ 래리 서머스 : IMF Annual Research Conference)(☞ 폴 크루그먼 : Secular Stagnation, Coalmines, Bubbles, and Larry Summers) (☞ 제프리 삭스 : Why We Need a New [...]

서울에 움튼 폴라니의 사상

By |2013/11/22|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자신의 얘기, 그것도 은근슬쩍 자화자찬이 들어간 얘기를 쓰는 건 영 낯간지러운 일이다. 마치 아버지한테 받은 선물을 자랑하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아이를 본다거나, 어떻게든 자식 자랑을 이야기 속에 슬그머니 끼워넣으려 머리 굴리는 게 뻔한 엄마를 보는 것 같을 테니 말이다.하지만 내 생각에(!) 지난 11월5일부터 7일까지 서울시가 주최해 열린 ‘국제사회적경제포럼(Global Social Economy Forum 2013)’은 여러 모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사실 한국에서 ‘사회적 경제’는 야릇한 존재였다. 학자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동시에, 작금의 협동조합 붐에서 보이듯 현실에서는 열광의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포럼은 사회적 경제의 정의와 의미, 각 주체가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사회적 경제 운동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서울을 비롯해서 퀘벡(캐나다), 에밀리아로마냐와 볼로냐(이탈리아), 교토와 요코하마(일본), 퀘존(필리핀), 전북 완주 등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와 샹티에(캐나다), 레가코프(이탈리아),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한국) 등 주요 단체의 [...]

스위스 국민투표와 이건희 회장의 연봉

By |2013/11/21|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스위스는 24일 ‘1대 12 이니셔티브’라는 특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스위스에 등록된 모든 법인에 대해 어떤 임직원도 최저임금자의 12배가 넘는 임금을 지급하면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스위스 사회민주당 소장파들이 입법청원을 한 것이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 찬성의견이 40%가 안 되므로 통과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이러한 주제로 국민투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세계의 관심을 받을 만하다. 이야기를 우리나라로 돌려 보자. 우리나라도 이달 말부터 대기업 임원 연봉을 공개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을 시행한다. 스위스처럼 임원의 연봉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공개만 하는 것임을 기억하자. 그러면 이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연봉 총액이 얼마인지 알게 될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해당 사항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무슨 소리인지 어리둥절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도대체 기업 임원 연봉, 특히 상장기업 연봉이 공개되지 [...]

불가능한 유토피아는 시장 속에 있다

By |2013/11/20|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11월 19일과 오언의 유토피아11월 19일은 영국에서 로버트 오언(Robert Owen, 1771-1858)의 날이라고 한다.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진 요즘, 오언은 공인된 협동조합의 선구자이고 사실상 창시자로 존경받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활동했던 시기는 지금부터 200년 전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기였으니 우리나라로 치면 정조 시대 후반기쯤 된다. 그 시기 영국은 농촌에서 엄청난 수의 노동자들이 생계를 위해 도시로 유입되었지만 노동권이나 사회보장 같은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처참한 노동현실이 일반적인 시대였다. 주 70~80시간 노동은 보통이었으며 6세 이상 아동들을 노동자로 내모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었다.영국 맨체스터 최대 방직공장 지배인이었던 오언은 자신의 공장 노동자들에 대해서, 일하는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서 대우하고 이들의 생활과 복지 개선을 위한 전면적인 개혁을 시도한다. 특히 공장 가족들 중 12세 이하 어린이를 위한 세계최초의 유치원을 만들어서 교육을 시키고, 노동자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