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는 정말 ‘암 덩어리’인가

By |2014/04/10|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학교 옆 관광호텔이 투자를 늘릴 수 있을까? 한 사업가가 “3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관광호텔 계획을 세우고 관할 구청에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했으나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호소하자 유진룡 문화체육부 장관은 “전혀 예측 불가능한 기준을 가지고 규제를 해 우리도 미치겠다”라고 맞장구쳤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학교보건법 시행령이 최대 관심사”라면서 “시기에도 안 맞는 편견으로 청년들이 취직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막고 있다는 것은 거의 죄악”이라고 단정했다.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20일 청와대에서 무려 7시간5분 동안 주재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나온 말들이다. 박 대통령은 “규제 개혁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모든 분야, 모든 세부 과제들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라고 밝혔다. 그 이전에도 규제는 “우리가 쳐부술 원수이자 제거해야 할 암 덩어리”(3월10일)이니 그 개혁을 “꿈까지 꿀 정도로 생각을 하고”(2월5일), “불타는 애국심,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말 사생결단하고 (이 문제에) [...]

건강불평등에 기름 붓는 의료민영화

By |2014/04/08|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4월 7일은 세계 보건의 날(World Health Day)이다. 세계 보건의 날은 세계 보건 기구(WHO)의 설립을 기념하고 매년 전 세계적으로 핵심적인 보건 문제를 선정, 이를 위한 한 해 동안의 국제적, 지역적, 지방적인 행사를 조직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WHO에서는 매년 이 날을 기점으로 하여 세계적으로 건강에 가장 중요한 해결 과제를 선정하고 그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프로젝트를 시행한다. 2001년 정신보건, 2007년 국제 보건안전, 2008년 기후변화, 2010년 도시화 등 해당 시기마다 절실한 과제를 선정해 왔고, 올해는 말라리아, 뎅기열 등 열대성질환으로 불리는 곤충매개질환에 대한 적극적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열대성질환은 아프리카, 아시아와 같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서 공중위생의 취약과 환경파괴로 인해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 불평등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환경파괴와 세계화로 인해 소위 ‘선진국’들에서도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WHO와 같은 건강문제를 다루는 국제기구들은 건강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문제임을 명확히 해왔다. [...]

1인당 GNI 2만6205달러의 비밀

By |2014/04/07|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두 번 틀려 맞춘 경제성장률 3.0%안녕하세요? 경제뉴스를 읽어 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한국은행이 3월 26일 '국민계정 잠정치'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3년 국민계정 잠정치'에 따르면 2013년 국내총생산(GDP)은 2012년에 비해 3.0% 증가했고 1인당 GNI는 2만6205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만하면 괜찮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부와 한은의 경제전망 및 실적치. ⓒ기획재정부 '2013년 경제전망'(2012. 12) 더구나 정부를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경제성장률을 정확히 맞췄다는 점입니다. 물론 한은이 2005년 연쇄가격을 2010년 연쇄가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0.2%포인트 성장률이 증가했고 이번 한은 계정에는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라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습니다. 즉 과거엔 통계에서 빠졌던 항목이 추가돼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2년의 경제예측이 1.6%포인트 틀리는 등 지난 정부 내내 1%포인트 이상 낙관적 전망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발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돕니다.그래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

신자유주의와 괴벨스가 만났을 때

By |2014/04/01|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 다음에는 의심하지만 되풀이 하면 믿게 된다. …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 어떤 누구라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 요제프 괴벨스 제1차 세계대전에 패한 독일은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여기에 대공황의 여파까지 겹치자 참혹한 경제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어마어마한 물가상승으로 인해 수 년 동안 하루벌이를 술 마시는 데 탕진한 형이 모아둔 술병들의 값이 매일 착실하게 모은 동생의 저금보다 더 컸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을 정도이다. 실업률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일을 해도 높은 물가로 인해 국민들의 삶은 비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 파탄 난 경제 상황을 기반으로 나치가 집권하였다. 그 과정에 폭력적인 행태도 있었다지만, 민주적 선거를 통해 독일의 국민들은 나치를 선택하였다. 그 중심에 괴벨스의 탁월한 선동전략이 있었다. 예술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 괴벨스의 전략은 "이성은 필요 없다, 감성과 본능에 [...]

북한의 신뢰 얻기, 의외로 간단하다

By |2014/03/31|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뚝뚝 허무하게 떨어지는 선운사의 동백꽃을 보며 어느 시인이 한탄했지만 이번 봄엔 피는 것도 실로 잠깐이었다. 하룻밤 새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일제히 꽃봉오리를 터뜨렸다. 천하의 음치인 나도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흥얼거릴 정도다.한반도에도 봄이 오려나?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은 진정 훌륭하다. “군사적 대결의 장벽”, “불신의 장벽”, “사회문화적 장벽”, “단절과 고립의 장벽”을 넘어 “인도적 의제”, “공동번영 의제”, “통합 의제”를 실현하자는 얘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다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박 대통령이나 메르켈 총리의 말대로 “통일 대박”의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흡수통일론이나 슬슬 흘리던 보수 쪽에서 이런 희망의 메시지가 터져 나온 것은 더더욱 긍정적이다. 그런데 왜 남북관계는 이렇듯 따뜻한 봄기운이 차오르다가도 급랭하는 것일까? 드레스덴 선언 직전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전후도 그랬다. “북핵문제가 역내 평화와 [...]

후퇴한 교육 복지, 누가 보상하나?

By |2014/03/26|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올해 돌봄 교실이 더 늘어 어쩔 수 없이 혼자 반을 맡게 됐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아이 돌봄 교실에 처음 인사하러 간 날 전담교사가 전한 뒷말이 씁쓸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초등 1~2학년 돌봄 교실에는 전담교사와 보조교사가 아이 20명을 같이 맡았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져 돌봄 교실이 몇 개 더 늘어났다. 이에 보조교사는 설자리를 잃었고, 전담교사 혼자 20여명이 넘는 아이들을 도맡아 학기 초 여러 행정서류와 신입생 적응까지 책임지는 부담을 안았다. 박근혜 정부 교육복지 ‘후퇴’박근혜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초등학생 돌봄 정책이 ‘무늬만 돌봄’으로 초라해지고 있다. 새 정부는 올해부터 초등 1~2학년생 누구나 원하면 돌봄 교실을 이용할 수 있게 대상을 확 늘렸다. 돌봄 교실 정책은 하교 후에 방치되는 나 홀로 아동을 막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독려하는 ‘준비된 여성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사항이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예산도 준비하지 못하고, 행정 처리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