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펀치(594)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상화폐, 그리고 세대

By | 2018-07-02T22:17:08+00:00 2018.01.23.|Tags: , , |

2018년 새해벽두부터 가상화폐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급등과 정부정책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2017년 1월 1BTC에 100만 원에 거래가 이루어졌으나 2017년 12월 1BTC에 2,500만 원 이상에 거래가 이루어져 일 년 사이에 30배 이상 거래가격이 급등하였다.

비트코인 거래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비트코인 투자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하였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는 불과 몇 사이에 3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 전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투자 열기는 동시에 만들어졌으나 국내의 투자 열기는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이에 따라 국내 가상화폐의 거래가격이 외국과 비교하여 20~30% 이상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가상화폐의 이상과열에 따라 정부가 대응책을 발표하면서 가상화폐의 거래가격은 불과 몇 시간 사이에도 30% 이상 급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이 만들어졌으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거래소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에 20만 명 이상의 서명을 하였고, 2030 청년세대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2018년을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가격급등과 함께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2017년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으로 가격이 안정세를 기록하고 있던 강남 재건축시장은 2018년을 시작하면서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불과 2~3개월 사이에 2~3억 원의 가격이 오른 거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상승에 따라 서울지역 아파트 시장도 동반하여 가격이 상승한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지방의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는 반면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확대시키고 부자들의 집값과 올려놓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논란과 강남지역 주택가격 상승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따라 초기 문재인정부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vs. 폐지반대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위험수준에 넘어섰다고 판단한 정부는 거래소 폐지라는 극약처방을 발표하였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월 11일 “가상화폐 거래가 사실상 투기·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거래소를 통한 가상 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며,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법무부장관이 이러한 발표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시장은 가격이 급락하고 투자자들은 패닉에 가까운 공포를 느끼고 있다. 법무부장관의 거래소 폐지발언은 투자자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왔고 이들은 청와대에 거래소 폐지반대 국민청원을 제출하였고 청원에 동의하는 수는 20만 명이 넘어서고 있다.

거래소 폐지에 반대하는 국민청원은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혁명적 금융기법으로 이를 규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라는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들은 가상화폐 거래를 투기나 도박으로 취급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투기를 잡으려면 부동산 투기도 잡아야 되지 않는가?” “확실한 도박인 로또와 스포츠 토토는 왜 금지 하지 않는가?”, “주식시장, 경마장, 부동산, 카지노에선 되고 가상화폐는 안 되는게 말이 되는가?” 등의 표현이 거래소 폐지에 반대하는 청원에 올라온 대표적인 글들이다.

가상화폐 거래규제에 반대하는 주장에는 너희들이 하는 것은 허용되고 우리들이 하는 것은 왜 안되는 것이냐는 항의가 자리잡고 있다. “법무장관을 국토부장관으로 내정하셔서 부동산 가격 좀 폭락시켜 주세요”라는 주장은 거래소 폐지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냉소를 대변하고 있다.

오르지 못할 나무와 신분상승의 기회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국내에서 가상화폐 거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20~30대 청년세대이다. 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저주 받은 세대로 자신을 규정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변변한 직장을 얻을 수 없다. 청년 실업률은 2017년 12월 현재 12%를 넘어서고 있다. 취업을 해도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취업을 해야 하며 이들의 평균임금은 월 156만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급여는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태이다.

결혼을 위해 필요한 집을 장만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6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비정규직 평균 연봉으로 서울에서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숨만 쉬고 저축하여도 30년이 넘게 걸린다. 10억짜리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50년이 넘게 걸려 자기 생애에는 오르지 못할 나무와 같은 것이다.

청년세대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위로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비트코인 투자로 누구는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었다.” “누구는 집을 샀다”는 등 투자 성공 사례들을 더 현실적인 것으로 다가오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가 위험하다는 경고는 이들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지금은 투자 초기이고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르면 적당한 시점에 빠져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가 도박과 같은 것이라고 하여도 정부가 일정한 금액을 사업비로 먼저 뽑아가고 배당하는 합법적인 경마나 로또보다는 공정하다고 느끼고 있다. 부동산은 너무 비싸 감히 쳐다볼 수 없지만 가상화폐는 기술적으로 분할이 가능하여 한 끼 점심값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가상화폐 시장은 24시간 거래가 이루어지고 정보도 자신의 노력으로 찾을 수 있어 돈 많은 자들이 작전세력이 판을 치는 주식시장보다는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다. 아니 정보의 공유와 협동을 통해 스스로 거래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느끼고 있다. 이들에게 가상화폐 거래는 암담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로 인식되고 있다. 거래를 규제하고 거래소를 폐지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자신들의 신분상승 기회를 박탈하는 기성세대의 기득권으로 각인되고 있을 뿐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급등과 심화되는 세대갈등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둘러싼 정부의 규제정책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청년세대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에 참여하는 청년세대가 가상화폐 거래가 투기적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가상화폐 거래에 열광하는 청년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암울한 현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번듯한 직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2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20%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 시기 많은 과외를 받아 이른바 명문대에 진학하여야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 대학에 진학하여도 수천만 원을 들여야 하는 해외연수를 비롯한 수많은 스펙을 쌓아야 좁은 문을 뚫을 수 있다. 잘난 부모를 만난 금수저들은 어려운 취업 시험을 거치지도 않고 대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결혼을 위해서 번듯한 집을 마련하는 것은 도저히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는 것과 같다. 젊은 세대의 상실감을 이해하지 않고 가상화폐 투자에 올인하는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논란과 더불어 문재인정부의 정책 실패로 규정하는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이 이어지면서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 지방의 주택시장은 거래 침체가 가격조정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강남과 서울지역 주택시장은 가격이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강남지역 주택시장의 가격상승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논란과 함께 청년세대의 좌절을 더욱 심화 시키고 있다. 이들에게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은 기성세대가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 얻는 불로소득으로 인식되고 있다.

부동산의 불로소득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주장하는 정부는 부패한 기성세대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부동산 가격상승은 부동산 자산을 가질 수 없는 청년세대에게는 현실적인 좌절감을 확대시키고 있다. 청년세대가 가상화폐의 투기의 위험에 경고하는 정부에게 냉소와 조소를 보내는 이유를 살펴보아야 한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상승과 가상화폐 논란은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세대갈등의 반영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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