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대한민국] 1. 표 계산에 눈이 먼 한심한 정치권

By | 2018-06-29T17:03:23+00:00 2014.04.30.|

세월호의 침몰은 계파싸움과 자기 밥그릇싸움에만 혈안이 된 대한민국 정치의 침몰을 의미한다. 한국정치판에서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재래시장을 찾아 악수를 청하며 굽실거리기 일쑤이다. 이들이 평소에는 국민들을 고압적으로 대하다가도 선거철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철면피하게 나타나 사진찍고 명함 돌리기에 여념이 없는 것은, 국민을 한낱 자기선거의 표밭으로 내려다보기 때문이다.

한국정치인들의 최대목표는 “더 나은 사회”가 아니라 “자신의 당선”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의 기성정치인들은 자신의 출세를 이끌어 줄 권력에만 굽실거릴 뿐 국민들에게 굽실거리지 않는다. 세월호 침몰사건과 같은 국가적 대참사 정국에서도 정치권의 행태는 전혀 다르지 않다. 국민들은 울고 있는데 춤판을 찾아다니고 자신의 당선을 위해 금품을 돌리는 행태가 버젓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천박한 정치행태는 불과 2년 전에 “신당창당 수준의 혁신” 운운하던 지난날의 한나라당, 즉 새누리당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들 울건 말건 당선만 쫓는 새누리당

<오마이뉴스>는 세월호 침몰사고의 여파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데 깜짝 놀라 4월 17일, 새누리당 중앙당이 후보자 및 당원들에게 모든 선거운동을 자제하도록 하고 심지어 추모문자마저 보내지 말라고 지시하였지만 새누리당의 송영철 논산시장 예비후보는 ‘풍년농사 기원 탑정호 통수식’에 참석해 행사장을 돌면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등 명백한 선거운동을 펼쳤다고 보도하였다.

송 예비후보는 4월 22일, 논산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4년도 노인지도자 연수교육’ 행사장을 찾아 선거운동을 펼쳤는데 새누리당 중앙당이 빨간 점퍼 착용을 금지하자 황당하게도 ‘흰색 점퍼’에 붉은 글씨로 ‘기호1’, ‘송영철’이라는 글씨를 넣어 선거운동을 펼쳤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제보자의 말을 빌어 이날 송 예비후보가 300여 명이 참석한 행사장을 돌면서 명함을 나눠주고 악수를 하면서 자신을 소개했고 행사장 입구에 서서 입장하는 모든 노인들에게 악수를 하고 명함을 나눠줬다고 보도하였다. 이를 제보한 A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온 국민이 세월호 사고로 침통해 하는데 자신만 살겠다고 선거운동을 펼치는 것에 분노가 치민다”며 “더욱이 당에서 빨간 점퍼를 입지 말라고 했다고 흰색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하면 괜찮다는 저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4월 26일에는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과 김명호 경북도의원 예비후보가 술판과 여장가수까지 동원된 경북 안동시 와룡초교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찾아 비난을 자초하였다.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이 부패선거의 대명사인 금품을 살포했다는 제보도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까지 하였다. 4월 29일, 포항시장 후보 새누리당 경선에 출마한 공원식 예비후보가 100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살포하였다는 제보가 접수된 것이다. <대구신문>에 따르면 공원식 예비후보의 선거운동원 P(52)씨가 4월 27일, 새누리당 대의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B씨를 찾아가 200만원을 제공하였으며 B씨가 4월 28일, 경찰에 이를 수사의뢰하였다는 것이다. 경찰은 관련 메모지와 수첩 등을 확보했다고 한다. 수첩에는 P씨가 공원식 예비후보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일자와 금액은 물론 돈을 건넨 대의원 20여명의 이름과 액수(1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었다는 것이다.

4월 27일이면 온 국민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답답한 구조활동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고통스런 시기였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당선을 위해 20여명에게 돈을 건낼 명단을 작성하고 최대 200만원씩 1000만원을 살포하려 하였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정치는 국민을 위한 것이고 국민이 정치의 주인이다. 온 나라가 상중인데 거기서 돈봉투를 돌리는 자들이 어찌 민심을 중시하고 두려워할 수 있단 말인가.

세월호 사고까지 정치에 이용하는 박근혜정권

더욱이 사고 초기, 정부여당의 고위 정치인들은 으리으리한 행차를 앞세운 채 앞을 다투어 진도 사고현장을 방문했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4월 17일, 진도 사고현장을 직접 방문하였다. 그러나 정작 진도에서는 대통령의 사진만 보도될 뿐, 대통령의 회의지시사항은 잘 보도되지 않았다. 여론은 대통령이 과연 사고를 수습하러 간 건지, 지지율을 위해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분위기이다.

대통령이 할 일은 어수선한 사고대책본부를 수습하고 대통령 책임하에 사업체계와 권한을 이양함으로써 일사분란한 구조체계를 세우는 문제였다.

그런데 그렇게 급박한 그 시간에 박근혜 대통령은 배를 타고 사고현장을 한바퀴 둘러보는 사진을 찍고 있었다. 더구나 실종자 가족분들이 계신 진도체육관을 방문해서는 현장에서 구조된 아이와 만나는 사진을 찍었다. 실종자 가족분들은 대통령에게 조속한 구조를 절절히 호소하였지만 대통령이 왔다갔다고 해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29일에는 일반인이 조문하기도 이전 시간인 오전 9시에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시간대에 일반인을 만나 위로하는 듯한 사진을 찍어 “조문 조작”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였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진도행차, 분향소 행차는 사고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고 남은 것은 대통령의 사진뿐이었다. 대통령이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위로는 커녕 분노만 안겨준 것이다. 분노한 가족들은 4월 20일, “청와대로 가자!”며 진도대교에서 경찰과 대치하기도 하였으며 4월 29일에는 분향소에 전달된 대통령, 국회의장, 장관들의 조화를 밖으로 치우기까지 하였던 것이다.

대통령의 행차가 이러하니 새누리당 정치인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4월 16일과 17일에 세월호 사고를 두고 자작시 ‘캄캄바다’를 올렸다. 문제는 김문수가 자작시 반응이 괜찮다고 판단했는지 그 이후로 ‘가족’, ‘진도의 눈물’에 이르기까지 자작시를 계속 올렸다는 것이다.

사고수습과 대책마련에 정신이 없어야 할 경기도지사가 SNS 상에 3편이나 시를 쓰고 앉아있는 것을 두고 세월호 사고는 아랑곳없이 김문수의 개인 이미지만 살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구나 김문수 지사는 4월 18일, 진도 사고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속한 구조를 요구하는 가족분들에게 “저는 경기도지사지만, 경지도지사는 경기도 안에서는 좀 영향력이 있는데 여기는 지금 경기도가 아닙니다.”라고 발뺌을 하였다. 아니, 그렇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경기도지사가 진도체육관에는 무엇하러 갔다는 말인가? 처절한 사고현장에 사진이나 찍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몸 사리며 눈치만 살피는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치권는 행태는 새누리당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는 새누리당과 반대로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자 약속이나 한 듯이 침묵하였다. 그러다 이들은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 11일 후인 4월 27일이 되자 그제서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 내용은 정부의 재난대응시스템 부재를 비판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는 것으로 이미 지난 11일간 모든 국민이 격하게 지적했던 내용을 구태스럽게 답습한 내용에 불과한 것이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긴급행동”은 4월 27일이 아니라 4월 16일과 4월 17일에 필요했다. 전국적으로 힘을 모으고 한 명의 승객이라고 반드시 구하기 위해 검증된 자원봉사자들을 선발해 진도로 내려보내는 등 구조활동을 신속히 돕고 모든 지방선거 체제를 생존자 구조응원 체제로 전환해 생존자 생환기도 촛불을 준비하는 등 국민들의 절절한 바램에 발벗고 나섰어야 한다.

대중적 영향력이 약한 일반국민들은 그 상황에서 무엇이라도 해보자고 함께 촛불을 켜고 분향소에 조문을 갔다.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를 하겠다던 양반들이 사고당시에는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박근혜 정부와 여권의 지지율이 폭락한다는 기사가 나오자 이제야 분한듯이 결연한 얼굴표정을 지으며 언론지면에 얼굴을 내놓는 것인가.

그 와중에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의 사과가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첨언하였다. 그러나 정작 희생자 유가족분들은 대통령의 사과를 사과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유가족의 편에서 세월호 사고를 보고 있는가? 초록은 동색이라고 청와대의 시각에서 세월호 사고를 보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정치인들은 정녕 국민들의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여기고 있는가? 이 상황에서도 이제는 더 듣기도 지겨운 “정치공학적 판단” 운운하며 지방선거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종 아이들의 목숨이 경각에 있을 정작 다급하고 중요한 시기에는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사태추이를 지켜보다가, 여론이 저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니 이제야 나서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모양새는 이미 상처받은 국민들의 눈살만 더 찌푸리게 할 뿐이다.

국민들의 뒤꽁무니에 붙어서 정부를 비판하는 행동은 결코 새정치가 아니다. 이런 수준의 진정성을 가지고서는 절대로 새정치를 만들 수도, 이끌 수도 없다.

물론 새정연 뿐 아니라 진보정당도 현 상황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입하였지만, 한국정치판이 아직까지도 이렇게 근본까지 썩어빠져 있다는 점에서 진보정당들은 그간의 진보정치 활동을 비판적으로 검토분석하며 더욱 절치부심해야 한다. 진보당은 이제 원내정당이다. 단지 진보당이라고 해서 기성 정치권의 행태로부터 저절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놓고 “정치공학”, “정무적 판단”이란 이름으로 지방선거 주판알을 튕기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의 아픔에 진정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절치부심하며 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참을 수 없는 정치의 천박함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한국정치의 총체적 천박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국민들은 충격과 절망 속에서 우리 정치권의 썩어문드러진 천박한 단면들을 뇌리에 새기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그 어느 곳보다 천박한 추태가 끊이지 않으며 국민들의 비난과 조소가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정치권이다. 군부쿠데타로 불법적으로 정권을 찬탈한 박정희와 전두환, 그들의 군부독재와 그에 야합한 인사들이 주도해 온 한국 정치의 현 정치풍토는 민주주의와 인연이 있을 수 없었다.

군부독재 세력은 국민들의 민주화투쟁을 “한미동맹”과 “전쟁위협”을 끌고 와 꺾었다. 지난 60년간 미국은 언제나 독재세력, 한나라당 세력, 새누리당 세력을 지지하였고, 한국 정부시책에 대한 정당한 비판조차 북한을 이롭게 한다는 말도 안되는 “국가보안법”의 논리로 정치적 반대파들을 숙청해왔다. 지난 60년간 한국사회는 “빨갱이”, “좌경용공세력”, “종북좌파” 등으로 단어만 바꾼 채 똑같은 방식의 매카시즘적인 반대파 숙청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사회가 이토록 천박하게 총체적으로 썩어문드러진 이유도 한국정치권이 썩어 문드러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는 국정의 근본이고 핵심이다. 국민이 정치권을 지탄하는 나라치고 제대로 된 나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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