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호] 과거와 미래를 잇는 청년들의 혁신을 기대하며

By | 2018-06-29T17:03:27+00:00 2013.12.26.|


새사연 뉴스레터 위클리펀치

     
 

 

아프든, 안녕하지 않던 간에 청년들에게 참으로 이름이 많이 붙여졌던 지난 5년이다. 20대에 대한 수많은 분석이 쏟아져 나왔지만 뭐하나 뾰족하게 맘에 드는 것이 없다. 당연히 연구 결과들이 청년 모두를 포괄할 수 없고 대표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분석들이 결국은 20대를 수동적인 존재로 본다는 것이다. <88만원 세대>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청년을 조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결국 제시한 해결책은 “짱돌을 들고 바리케이드를 치는 것”이었고 <교실이 돌아왔다>,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는 청년과 사회를 객관화시키면서 다양한 청년들의 상황에 주목하고 다양한 실험들을 기록했지만 아쉬운 것이 사실이었다.


공사이분법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안녕, 대자보’

그 아쉬운 점은 청년들이 마이크에 대고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곧 자기정치이자 사회와 스스로를 잇는 사회적 발언권을 획득하는 방법 혹은 사회적 발언권의 중요성에 대해서 간과한 것이다. 실제로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엄기호 선생이 지적한대로 ‘힘’보다는 ‘용기’였으나 그가 말한대로 ‘의리’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였다. 최근 ‘안녕들하십니까’를 시작으로 터져나오는 청년들의 목소리, 혹자들은 불만이라고 하지만 설움섞인 울분들은 실제로 말 건네기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치부하던 청년들의 현실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공적인 영역에서 논의가 필요함을 이야기한 것이다.


경계 속에서 비집고 들어가는 청년들의 실험과 청년 일자리 허브

이러한 상황에서 묘하게 겹쳐지는 것이 있다. 바로 서울 청년 일자리 허브다. 서울 청년 일자리 허브는 사회혁신의 엔진을 자처하며 청년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청년 인포그래픽>을 발간, 구체적인 통계치로 청년 문제를 환기시키고, 워킹그룹과 혁신활동가로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일자리 영역에서 청년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컨퍼런스와 세미나 등을 통해 청년들의 다양한 실험들이 그저 비제도권 혹은 비주류로 남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고 해서 주류로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삶을 재구성하는 청년들의 활동을 기록 및 알리고 있다. 바로 이 경계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공사이분법의 허구성을 드러내며 청년들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가능성의 공간, 종로4가 생산혁신기지

청년들은 사회와 자신을 긴밀하게 관계 맺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땅을 딛고 있는 지역에서, 혹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곳에서 이 실험은 더욱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이에 대표적인 예가 종로4가 생산혁신기지이다. 지난 22일 종로4가 지하상가에는 새로운 개업식이 열렸다. 시설공단과 종로4가 지하상가 상인들, 그리고 청년 일자리 허브와 청년들(작가, 디자이너, 수집가 등)이 협력해 14개의 상점이 문을 연 것이다. 바로 이 곳을 이제 ‘종로4가 생산혁신기지’라고 부른다. 이 곳은 민관 거버넌스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거버넌스라는 것이 결과를 놓고 좋으면 어디든 붙일 수 있다. 합의가 도출되었으면 어찌되었든 거버넌스라고 할 수 있지 않는가. 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문제를 어떻게 풀어냈느냐다.

갈등이 없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임대료와 관련해 시설공단의 큰 결심이 있었어야 했고 기존 상인들과 청년들이 조화롭게 운영할 수 있는지, 문화적 차이로 인한 정서적인 갈등 등은 없는지 그리고 서로를 낯설게 보다 못해 거리를 두고 관계 맺기의 시작을 잘 못풀어 낼 수 있는 각종 갈등 요소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청년과 기성세대, 초짜 상인들과 베테랑 상인들의 세대 및 집단 별 힘의 대결이 아닌 ‘종로’라는 지역적 관점에서 풀었을 때는 전혀 다른 방식의 문제 해결이 나온다. 바로 여기서 혁신이 시작되는 것이다. 지역과 공간에 대한 문제를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는 것, 그리고 이 해결 방식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로 혁신이라는 것이다. 누구처럼 저 위에서 모든 단어에 창조라고 붙인다고 혁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종로는 크게 기대된다. 사실 지하철역과 상가가 이어져있지 않고 다소 외져있어 지리적으로 큰 한계점을 보이지만 상가가 비단 한 곳에 머무르라는 법은 없다.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면 종로 4가가 바로 ‘이 곳’에 존재함을 알리는 각종 갤러리와 행사들 청년들의 작업실이자 상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의류 산업에서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들 MD들은 종로 4가의 장인들과 협업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고리가 생긴다. 보석 관련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종로는 세대, 시간이 혼재되어 있으며 이러한 연결망 속에 청년들이 있다. 새로운 일자리와 새로운 관계, 그리고 새로운 공간과 문화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차별에 반대합니다.

연말을 맞이해 힘이 되는 책 한 권을 검색하다가 최근 이슈되는 20대에 대한 분석을 담은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가 눈에 띄었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한국의 사회, 경제적인 상황이 많이 다르고 그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세대들이 지금의 청년들이다. 그런 청년들이 차별과 배제에 익숙한 이유는 더 많이 갖고 싶어서라기 보다 더 잃고 싶지 않아서는 아닐까. 이제는 그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을 사회가 채워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사회에서의 돌봄을 확대해 나가는 것, 다소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말이지만 이는 국가의 복지제도를 통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시민사회의 흐름을 말하며 사회적 돌봄을 통해 차별과 배제받는 이들의 목소리에게 큰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크리스마스다. 내년에는 좀 더 안녕한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며 무탈한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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