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핵 병진노선] ① 경제발전인가? 고립심화인가?

By | 2018-06-29T17:03:44+00:00 2013.04.29.|

한반도 전쟁위기가 뜨거운 화두이다. 북-미간 치열한 대결은 군사적 충돌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키리졸브 훈련과정에서 핵동력잠수함 샤이엔을 한반도에 배치하고 핵전략폭격기인 B-2 스텔스 폭격기와 B-54 폭격기를 동원, 대북핵선제타격을 훈련하였다. 이미 2월 12일, 제3차 핵시험을 단행했던 북한이 동해안 일대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형국은 북한과 미국이 핵, 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드러내놓고 실제 실력행사로 치달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북한은 지난 3월 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하였다. 전원회의에서 천명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옳게 분석해야 우리 정부도 이에 걸맞는 대북정책을 수립해나갈 수 있다. 









1. 당중앙위원회가 밝힌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

<통일뉴스>는 <조선중앙통신> 3월 31일 보도를 인용해, 북측이 이번 전원회의를 두고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전략적 노선은 자위적 핵무력을 강화 발전시켜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면서 경제건설에 더 큰 힘을 넣어 사회주의강성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가장 혁명적이며 인민적인 노선”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하였다.

북한의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은 사실, 경제발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전원회의는 “새로운 병진노선의 참다운 우월성은 국방비를 추가적으로 늘이지 않고도 전쟁억제력과 방위력의 효과를 결정적으로 높임으로써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 힘을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데 있다”고 덧붙여 그 기본목적이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이라고 강조하였다.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에서 북한이 제기한 과업과 방도도 살펴보면 모두, 경제현안 과업들이다. <통일뉴스>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과업과 방도들로 △농업과 경공업에 역량을 집중하여 인민생활을 최단기간에 안정 향상시킬 것 △자립적 핵동력 공업을 발전시키고 경수로를 개발할 것 △통신위성을 비롯한 보다 발전된 위성들을 더 많이 개발 발사할 것 △지식경제로 전환시키며 대외무역을 다각화, 다양화하고 투자를 활성화할 것 △주체사상을 구현한 우리 식의 우월한 경제관리방법을 완성할 것 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핵무력과 연관된다고 추정할 수 있는 항목은 “△자립적 핵동력 공업을 발전시키고 경수로를 개발할 것” 정도이며 탄도미사일 기술과 연관되는 우주발사체와 관련될 수 있는 항목은 “△통신위성을 비롯한 보다 발전된 위성들을 더 많이 개발 발사할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과업과 방도들이 경제부문에 집중되고 있으므로 이번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의 결정사항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향후 경제의 전략노선을 확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안정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핵무기를 질적, 양적으로 늘리는 노선”을 주장하는 셈이다. 목표는 경제발전이고 이를 구현하려는 방법론에서 핵능력 강화를 채택한 형태이다. 



2. 북한의 경제노선 개괄

지금의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을 이해하자면 지금까지 북한의 경제노선을 개괄해볼 필요가 있다.

1945년 8월, 해방과 함께 평양에 들어온 당시 북한 지도부는 즉각적인 사회주의 경제개혁 보다 친일잔재를 청산하는 데 힘을 집중하였다고 주장한다. 1946년 3월, 김일성 주석(당시 북조선인민위원회 위원장)은 “토지는 밭갈이하는 농민에게”라는 구호를 제시해 일본인들과 친일지주들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를 무상몰수해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분배하였다고 한다. 토지의 사적분배를 허용하듯, 당시 북한은 이른바 “협동농장”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소유, 즉 사회주의 개혁을 실시하지 않았다. 북한이 생산수단의 사회화, 사회주의 개혁을 실시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였다.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되었을 당시, 북한은 3년간의 폭격으로 지상에 온전한 건물이나 생산수단이 거의 남지 않았다. 1950년대 북한경제는 한 마디로 전후복구, 경제건설에 모든 것을 집중한 시기였다 할 수 있다.

김일성 주석(당시 내각 수상)은 1953년 8월 5~9일 개최된 조선노동당 제6차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중공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경공업과 농업을 급속히 발전’시키는 노선을 전후 경제건설의 기본 노선으로 채택해 사회주의 공업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당시 북한의 경제노선은 이른바 “천리마운동”이라 하는 대중운동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1954년부터 1956년까지 진행한 “인민경제부흥발전 3개년계획”에서 북한은 공업총생산액을 2.8배 증대하였으며 연평균 41.7%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어 1957년부터 추진된 5개년계획에서는 중공업 제품을 위주로 하는 생산재 생산이 3.6배 증가하였으며 연평균 공업성장률은 36.5%에 달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1958년,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반입하며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1958년까지 중국인민지원군이 모두 철수한 북한은 미국의 핵무기 반입에 대해 국방력 증대를 선택하게 된다. 이는 1960년대, “경제와 국방의 병진노선”이며 이른바 “4대 군사노선”으로 외화되었다.

북한경제는 국방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차츰 정체되었다. 통일부 자료에 의하면 3년 연장실시된 제1차 7개년계획(1961∼1970)에서 연평균 성장률 측면에서 북한은 당초 목표 18.1%를 하회하는 12.8%의 성장률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러나 1956년에 공업생산비중이 25%에 불과했던 북한은 1969년에는 공업생산비중이 65%로 대폭 증가해 이른바 사회주의 공업국의 대열에 들어서게 되었다.

1980년대 후반, 소련과 동구권 등 동유럽 사회주의가 붕괴하자 북한은 동북아에 홀로 고립된 처지가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1995년부터 연이어 들이닥친 자연재해로 북한경제는 심각한 식량과 에너지난에 직면하게 되어 90년대 들어서면서 북한경제는 확연히 침체하였다.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경제난을 겪기에 이른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 시기, 이른바 “선군정치”를 통해 “선군후로(先軍後勞)”노선을 제기해 군대를 혁명과 건설의 주력군으로 제기하고 군대의 혁명화를 통해 북한사회를 결속시키며 국방공업을 중시하며 농업과 경공업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경제전략을 제시, 이른바 CNC 공작기계 개발을 통한 북한 정밀기계공업의 혁신을 추구하였다.

그러한 과정에서 북한은 1998년, 고난의 행군 결속을 선언하며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론을 제기하였다. 북한은 그들 스스로 정치사상강국과 군사강국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자평하고 이제 경제강국의 문턱만 넘어서면 사회주의강성국가에 진입할 수 있다며 “인민생활의 결정적 전환”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북한은 3차례에 걸친 핵시험으로 사실상의 핵보유국의 지위에 올랐으며 북한은 우주발사체와 인공위성, 우주발사장을 모두 가진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해 미 본토를 핵타격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 능력을 시위하였다. 




이제 2013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금까지 축적된 북한의 전략무기 능력을 총동원하며 미국중심의 동북아 체제를 상호공존의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미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3.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 

그렇다면 현 시기 북한이 제기한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는 무엇보다 지난 90년대 이후 북한사회의 뜨거운 화두였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전략무기를 증산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른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대변되는 전략무기는 한방의 타격으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전쟁억제력으로 기능한다는 주장이다. 

1945년 세계대전 이후, 전쟁에서 핵폭탄이 사용된 예는 없었다. 일례로 미국은 베트남, 이라크, 아프간, 리비아 등을 침공할 때도 핵무력이 아니라 스텔스 전폭기를 앞세웠으며 대륙간 핵탄도미사일 대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앞세웠다. 미국이 주변국을 침공하는 목적은 군사적 요충지가 아닌 이상, 해당국을 점령해 반미정부를 친미정부로 교체하겠다는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고, 상품시장을 확대하는 경제적 목적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핵선제타격으로 공격을 단행하면 대상국이 방사능으로 잿더미가 되어버려 애초에 기획했던 정치, 경제적 목적을 실현하기 어려워지고, 침략과 점령의 가치가 상실되어버릴 것이다. 결국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할 대신 상대국의 군사시설만 정밀타격해 무장력을 거세하고 그 나라 정권을 교체하고 생산시설과 경제설비를 온전히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애당초 침략의사가 없이 주권을 지키려는 국가는 구태여 스텔스 전폭기, 외과수술식 정밀타격무기 등 전술무기에 집착할 필요가 줄어든다. 물론, 전투라는 것이 다양한 경우와 형태에 의해 발생하므로 전술무기는 항시적으로 필요하겠지만 핵을 비롯한 전략무기를 확보하게 되면 상대국의 침략의도를 매우 효율적으로 강력하게 제지할 수 있다. 한 나라가 전면침공 위협을 받고 있을 경우, 적어도 한 도시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핵미사일을 보유하면 F-35 최신 스텔스 전투기와 이지스함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

다만 미국과 핵전쟁 가능성에 시달리는 북한은 1-2발의 핵무기를 보유한다고 해서 그것으로 그들의 체제를 온전히 보존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제를 계속 보강하고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미국당국이 아메리카 서부지역에 북한 핵무기를 1-2대 맞을 각오를 하면서까지 한반도 핵전면전을 벌인다면 북한전역은 방사능에 오염될 것이며 북한의 모든 주민들은 지하로 대피해야만 한다.

결국 북한이 핵무장을 질적, 양적으로 늘릴수록, 미국은 북한과 전면전을 결심하기 힘들어진다. 미국의 서부사막지대에 1-2발 수준의 북한 핵폭탄이 터지는 것이 아니라 북한 핵미사일 수십발이 동시에 발사되어 워싱턴과 뉴욕, 시카고와 LA, 그리고 도쿄와 오사카의 주일미군, 베를린의 주독미군, 태평양의 제7함대와 중동의 제5함대를 모조리 타격할 수 있다면 미국은 자칫 북한과 핵전면전을 벌일 경우. 향후 세계패권을 중국에게 넘겨줄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감내해야 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통해 핵무장력의 질적, 양적 강화로 미국의 대북공격 가능성을 저지하고, 핵무장력으로 한반도의 전쟁억지력을 상당부분 발휘해, 추가적으로 투자되어야 할 국방비용을 주민경제로 전환해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핵무장을 늘려 방위력을 확충하고, 추가적인 재래식 군비지출 없이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4.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의 쟁점

그러나 북한이 천명한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은 그것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해결과제가 있다.

북한이 핵능력을 질적으로, 양적으로 강화하면 할수록,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려 시도할 것인 바, 북한이 이로써 초래되는 국제적 고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경제건설을 위해 핵무장력을 증대시켰는데, 증대된 핵무장으로 인해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어 오히려 경제발전이 정체될 수 있다는 반론이다.

이 경우 북한은 기본적으로 자립경제노선에 입각해 왔으므로 경제의 외부적 요인에 의한 충격은 거의 미미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대외무역 봉쇄로 무역을 불평등하게 제약당하게 되면 이는 엄연히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는 형태가 되고 만다.

결국, 북한의 경제건설-핵무장력 병진노선은 핵무장을 확대할 경우 반드시 예견되는 서방진영의 집요한 제재시도를 무력화해야지만 실질적인 경제발전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경제건설-핵무력 병진노선은 북한의 국제사회 지위가 높아질 때라야만 실질적으로 가능해질 수 있다.

현 단계에서 북한의 국제사회 지위가 높아지는 지름길은 정치적 방법과 군사적 방법이 있다.

정치적 방법은 북한이 미국의 극적인 대북정책 전환을 이끌어내 북-미가 관계정상화로 대타협하는 방안이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로 북한은 제재와 봉쇄를 벗고 국제사회에 정상국가의 일원으로 합류하는 방식이다.

군사적 방법은 제재에 직면한 북한이 자신에 대한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해 미국을 향해 군사조치를 취하며 군사적 충돌을 불사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이행할 것을 강요하는 방법이다.

어떠한 방향이건 간에 북한의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은 자체적으로 북한의 국제지위 향상이 전제되어야 하는 전략노선이다. 이는 곧,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이행하며 미 동북아 패권이 다극화 체제로 전환되는 것을 추구하는 국제전략의 대전환을 담고 있다.

북한이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추구하려면 불피코 북한의 국제적 지위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결국 미국은 코앞에서 핵무장력을 노골적으로 늘려나가는 북한의 핵능력증대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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