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연착륙’ 유도해야

By | 2011-06-07T16:16:36+00:00 2011.06.07.|

이명박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을 추진해 나갔다. 개발이익 환수, 투기 수요 억제, 서민주택 공급 확대 등을 목표로 설정한 이전 정권의 규제를 하나씩 해체해 나갔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완화시켰음은 물론이고,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비과세 제도를 시행하고, 민간에 의한 택지개발 및 공급 확대, 용적률 완화, 분양권 전매 허용 등의 규제도 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추진해온 4대강 공사 주변 친수구역 개발 후보지에 대한 투기 조짐도 일고 있다. 정부는 친수구역에 주거, 상업, 산업, 문화, 관광, 레저 기능을 갖춘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인데, 친수구역 개발이 또다시 전국적인 부동산 투기 열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친수구역법은 4대강 개발을 위해 막대한 사업비를 떠안은 수자원공사에 사실상의 개발독점권을 허용하고 있다. 8조 원의 4대강 사업비와 매년 4,800억 원에 이르는 금융비용 부담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80조 원 규모의 주변 개발사업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수자원공사가 막대한 사업비의 회수를 위해 난개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진남영 연구원은 정부가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아온 측면이 있지만, 이를‘투기를 조장하는’방식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커다란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법이 틀린 정부의 부동산 시장 관리 정책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땅부자 1%를 위한 정책’이라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정부는 지금까지 공급 활성화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을 유지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그것이 일방적으로 땅부자들을 위한 정책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정책에 동의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시장을 관리하는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과열된 시장을 경착륙 시키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연착륙이 옳은가라는 문제에서, 경착륙을 말하는 이들은 부동산 가격을 하루 빨리 실제 가치와 일치시켜 거품을 빼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후과가 상당히 크고, 대부분의 피해를 서민들이 받게 된다. 때문에 진보진영에서도 연착륙을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 위기 이후 가격 하락 요인이 상당히 많았음에도, 정부가 규제를 대부분 풀면서 나름대로 그것을 관리해왔다. 아울러 보금자리 주택도 가격 안정화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 다만 문제는 정부가 그런 정책을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식 등으로 진행했고, 소유자 중심의 정책을 폈다는 점이다. 즉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아닌 분양주택을 늘리는 방식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현재 임대주택의 재고율이 6% 정도인데, 최소한 10~15% 수준으로는 올려놓아야 일정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그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주택 자가 보유율을 늘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기조인 것이다.” ▶참여정부는 임기 중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강남 땅값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해 전국적인 혼란을 낳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비교한다면 어떤 평가가 가능할까. “참여정부의 정책이 결과적으로 미숙했던 것이지, 큰 틀에 있어서의 방향이 문제가 있었다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현실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비난받을 측면이 있다. 참여정부의 정책은 보유세 인상, 정보공개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선진화시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것들이 보수 세력이라든지, 거대 부동산 세력들과 싸워 가면서 적절히 침투되지 못했다. 우리가 흔히 거대 부동산 세력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이 참여정부 때에는 많은 소득을 얻었지만 현 정부 들어와선 거의 이득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구조조정 등을 통해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참여정부 때 부동산 시장이 너무 비대화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격이 올라가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 거래 활성화도 이뤄지지 않았고, 가격도 오르지 않았다. 결국 부동산에 종사하는 모든 세력들이 이익을 얻지 못한 것이다.” MB정권‘투기 부활’의 모든 조건 만들어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 “간단하다. 이미 그 이전에 가격이 너무 상승했기 때문에 더 이상 오르기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을 제외한 참여정부가 만든 거의 모든 규제를 풀고 경기부양책을 썼음에도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난리가 났을 정도인데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황이 조금 호전된다면 가격이 갑자기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가 투기가 조장될 수 있는, 투기가 살아날 수 있는 모든 여건들을 다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그럼 왜 지금 투기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가. 우선 지금까지 가격이 너무 상승했다는 점과 실질적으로 경기가 안 좋은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또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도 작용한다. ‘하우스 푸어’로 상징될 수 있는데, 중산층이 부동산 투자 가치를 믿고 대거 시장에 진입해 지금과 같은 거품이 형성됐다. 그런데 투자 가치는커녕,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은가. 참여정부 때 많은 중산층이 과도하게 시장으로 진입했던 후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거의 모든 규제를 다 풀었음에도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 만약 규제 완화를 하지 않았다면 가격이 상당히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자면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았다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막는 방식이 건전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닌, 지금처럼 투기를 조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큰 문제다. 당장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도 이것이 장기적으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세문제 역시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대출조건 완화로 풀려고 하지 않나. 나중에 어떻게 되든 가격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된다고 믿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폭탄 돌리기’에 비유한 바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것인데, 만약 폭탄이 터지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 것인가. “참여정부 하반기와 지금을 비교하면 가격 폭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거품이 일정 부분 제거된 것이다. 2006년 말과 비교해 물가도 상승했고, 국가 전체 소득도 어느 정도 상승했지만, 가격은 실질적으로 강남 은마아파트 같은 경우 최고가에 비해 약 20% 떨어졌다. 실제 생각했던 거품이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규제를 완화하지 않았다면 가격이 더 내려갔을 것이고,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도 높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내부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산층 아래로 보면 소득에 비해 체감하는 가격 수준이 예전보다 더 높다. 그래서 점점 견디기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게 큰문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의지 필요 ▶정치권의 복지 논쟁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문제 역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에서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는가. “일단 임대주택을 늘리며 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주거권과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주거복지 차원에서 임대주택에 대한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결국 임대주택을 많이 늘리는 수밖에 없다. 아울러 제도적·법적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지 않도록, 또한 세입자가 불평등한 계약관계를 맺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야 한다. 이것에 대해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설사 한나라당이라도 취지상으론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하나는 주택공급 방식을 지금과 같이 분양주택이라든지 자가 보유를 늘리는 방법으로 갈 것인지, 공공에서 제공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냐 하는 부분이다. 진보진영은 토지임대부 등을 조금 더 가미하거나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세금 문제도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거꾸로 간 방향들을 다시 돌려야 한다. 투기 관리 차원의 문제를 조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는 정책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다주택자에 대한 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논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시장주의자들이 다주택자에 대한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는데, 그 부분도 합리적인 부분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요한 것은 결국 실천의 문제다. 새로운 진보정권이 들어선다면 공공 분양이라든지 택지 분양을 했을 때 공공에서 분양하는 정책을 편다면 어찌됐든 거기에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확고한 철학과 실천의지가 필요하다.” ▶결국 지금의 현실에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실천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인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그것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너무 강력하다는 것이 문제다. 현 정부가 펴고 정책들은 모두 건설회사들을 위한 것들이다. 하다못해 보금자리주택도 민간에서 건설해 공급한다. 보금자리주택의 취지상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거기에 민간건설이 들어가 이익을 챙기라고 한다. 토건 세력들이 여전히 강고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참여정부도 이들에게 패배한 것 아닌가. 이명박 정부는 남은 임기동안에도 규제를 계속 풀려고 할 것이다. 이제 남아있는 재건축 추가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를 풀려 할 것이고, 그것도 안 되면 DTI(총부채상환비율)를 더욱 완화할 것이다. 세 가지 모두를 건드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승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만약 오른다면 비정상적인 형태로 상승할 것이다. 상당히 불안하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 상황을 그대로 차기 정부가 받게 된다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관리하고 싶어도 더 이상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투기를 강하게 조장하고 있다. 규제를 풀고 재건축 용적률을 늘리고 있다. 지금의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 관리 정책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안정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지금 당장 경착륙을 막는데 만족하지 말고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안정화를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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