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화제다. 당초 위험한 기획이었던 만큼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기획 주체인 방송사 입장에서는 어쨌든 시청률이 두 배를 훨씬 뛰어넘게 상승했으니 당사자로서는 성공한 셈이다. 그리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한 네티즌이 “누워서 턱 괴고 보다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앉아서 봤다”고 재치 있게 표현한 것처럼 TV에서 오랜만에 좋은 음악을 감상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연예가나 음악계뿐 아니라 증권가에서도 화제인 모양이다. 나가수에서 불린 음원 유통을 독점 서비스하고 있는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 TV 화면 아래 자막으로 흐르는 ‘멜론’이라는 음원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다. 나가수 음원수익의 20~25%는 유통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가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2분기 깜짝 실적이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기대를 하는 분위기마저 있을 정도다. 증권가에서 나온 한 보고서에서는 “최고 수혜주는 음원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로엔으로 (나가수 음원 판매가) 반영되는 영업실적은 매출액 200억원 이상, 순이익 80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흥미로운 것은 로엔 엔터테인먼트가 우리나라 4대 그룹 안에 꼽히는 SK텔레콤의 계열사라는 것이다. 당연히 스마트폰 시대에 SK는 자사 스마트폰 고객들에게 계열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멜론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음원 서비스 수익을 올린다. SK텔레콤 고객들은 그 통신회사의 음원 계열사를 통해 나가수 음악을 내려받게 된다.



KT도 마찬가지다. KT의 경우는 음원서비스 계열사로 KT뮤직이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KT뮤직의 도시락이라는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게 돼 있다. 하나 덧붙이면 나가수 노래를 휴대전화 벨소리나 컬러링으로 내려받을 경우 그 수익의 60%를 SK텔레콤이나 이동통신사가 가져간다고 나가수 연출을 맡았던 PD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좋은 음악을 들려준 대가로 “자동차가 없어 버스로 놀이공원에 가야 했다”던 모 가수에게 경제적 이익이 듬뿍 돌아갈 것을 시청자들이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법도 하다.

나가수의 인기로 엉뚱하게 이동통신사에게 수혜를 주고 있다는 것이고,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도 대기업과 무관한 독립 중소기업이 설 자리가 넓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다른 중소업체로부터도 나가수 노래를 내려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중소업체는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로엔 엔터테인먼트에게 8%를 떼어 줘야 한다. 로엔은 음원시장의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걸치지 않고 있는 사업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반문을 해도 지나칠 것이 없다 할 것이다. 지난 2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의 ‘대기업 초과이익 공유제’ 발언이 나온 이래 수개월 동안 대기업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무분별한 사업 확장·계열사 늘리기·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2006년에 폐지됐던 중소기업 고유 업종제도를 부활시켜야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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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는 경쟁력을 높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신화를 만들어냈지만 오히려 곳곳에 신음소리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승자조차 자유로울 수 없는 경쟁의 굴레에 끌려다니기보다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가야 할 때입니다. 무한 경쟁이 아닌 협력과 상생을 통해 더불어 잘 살수 있는 사회를 모색하는 논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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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한국 대학생 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이행하라”며 청와대로 가두 행진을 벌이다 73명이 연행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대학생들이 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대학 등록금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7조원의 예산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진보신당과 민주당 역시 3조 2천억원을 배정했다. 급기야 한나라당도 2조원을 들여서 등록금을 낮추겠다니 6월 임시국회에서는 실로 오랜만에 여야가 합의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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