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4%를 넘어서며 국민 생활에 주름살을 만들고 있는 것이 물가다. 소득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빠르게 올라 부담은 4%라는 숫자의 의미를 넘어선다.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석유와 식품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도 한몫했다. 이처럼 국민생활에 부담을 주고 있는 물가상승의 핵심 원인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유와 원자재, 그리고 세계 곡물가격의 급상승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올해 들어 다시 100달러를 돌파한 유가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온난화 등의 환경변화에 따라 최근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인식과 접근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전력이나 석유 등 에너지 산업 정책은 “높은 산업생산과 고도 경제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서 낮은 가격으로 충분히 공급해 준다고 하는 공급위주 정책을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지속해 왔다. 70년대 이후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고 석유파동 충격을 받았지만 ‘원자력’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면서 공급위주 정책은 꺾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과잉 탄소배출에 의한 온난화가 빨라지고 화석연료 생산증대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여기에 대안이라고 생각했던 원자력은 일본 원전사고가 명백히 입증해 주고 있듯이 당장 비용이 덜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험도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는 것이 현실로 밝혀지면서 더 이상 기존 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져 있는 상태다. 중앙정부에 의한 공급위주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 저탄소·저에너지 소비형의 산업정책 전환을 포함하는 ‘수요관리 정책’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수요관리와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목표를 잡고 이를 녹색성장 산업이자 미래산업의 관점에서 정책적으로 집중하려는 추세다. 물론 우리 정부는 여전히 원자력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고 수요관리정책으로 적극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도 없다.





그렇다면 농업은 어떨까. “자동차 팔아서 밀과 옥수수를 사오면 된다”는 주장이 압축해 주고 있듯이 전 세계적으로 낮은 가격의 곡물이 무한히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해 이른바 산업 비교열위에 있는 국내 농업기반을 거의 폭력적으로 축소시키면서 해외수입으로 충당해 왔다. 그 결과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이 4%에 불과한 지경까지 왔지만 저가의 해외곡물 수입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던 최근까지는 당장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한때 곡물생산 증대가 한계에 다다르자, 마치 에너지 산업에서 원자력을 도입했던 것처럼 농업에서 이른바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이 개발되면서 자연적 증산의 한계를 넘어 버렸다고 안일하게 인식했다. 그 결과 한국은 GMO 농산물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그러나 GMO 농산물은 원자력처럼 저비용의 대량생산이 가능한지는 몰라도 그 위험도는 무한일 수도 있을 만큼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2008년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 두 번째로 곡물가격이 뛰어올랐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물가불안이 이어지면서 중동에서 엄청난 저항과 시위가 발생하자 무언가 근본적이 대책이 시급한 것 아닌가 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에너지 산업에서 보여 줬던 사고 발상 이상의 발상 자체의 전환이 필요하게 된 시점에 온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대책을 보면 발상 전환의 조짐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해외곡물 생산기지 확보나 해외곡물조달체제 구축 등이 주요 대책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실상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는 국내 농업기반을 재구축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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