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중국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각 국가에 어떤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지가 논의의 초점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일차적인 관심사는 환율에 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를 높임으로써 자국의 만성적인 대중국 무역적자 문제를 완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줄어든다면 미국 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고용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경제, 외교적 전략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기대를 반영한 한 경제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위안화 환율 절상을 통해 약 28만 명에서 60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중국효과, 수출확대 경로를 통해 한국에 영향을 미침 그렇다면 한국에 있어서 중국효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먼저, 최근 세계 경제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인 한국경제는 중국효과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주목해야겠다. 현재 경기회복의 3대 요인은 중국효과와 함께 환율효과와 재정효과로 정리할 수 있다. 경제위기 직후에는 치솟는 환율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으나 점차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이라는 요인이 중요성을 높인 바 있다.주요 선진 자본주의 시장이 수요침체를 겪는 와중에서도 중국은 10%에 육박하는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고 우리나라도 이에 힘입어 대중국 수출을 지속할 수 있었다. 이미 중국이 제1의 수출시장이 된 지 오래 되었다. 특히 최근 한국의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데, 올해에는 30%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 경제에 편입되어 가는 홍콩을 포함시킨다면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중국효과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하고 있다. 첫째는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FDI)의 확대이고 둘째는 중국의 고성장에 따른 교역 확대이다. 중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가운데 우리나라는 약 5%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대만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FDI는 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점차 서비스업, 특히 유통부문이 확대되고 있다.교역 확대 경로는 또 다시 두 가지 경로를 상정할 수 있다. 첫째는 높아진 중국의 구매력에 힘입는 중국 내수확대 경로이고 둘째는 중국의 수출확대에 따른 중간재 및 자본재 확대 경로이다. 중국이 수출의존형 경제성장 전략에서 내수확대형 경제성장 전략으로 정책 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확대 경로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수출확대 경로가 가장 중요한 경로라 할 수 있다. 중국효과의 이면 하나, 고용의 압박 이상의 중국효과는 한국에 있어 수출부문의 이익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에서 고용확대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환율 절상을 통한 수출회복을 기대하는 미국에서조차 앞서 언급한 보고서와는 달리 고용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반론이 있다. 이미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저가 수출상품은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에서 국내생산이 중단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약 5천만 명의 도시 실업자가 있는 국가이다. 우리나라 역시 경공업 부문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음을 상기하자. 중국과의 비교우위 관점에서 이른바 수출경쟁력이 다소 회복된다 한들, 제조업 부문에서 고용확대를 기대하기는 여의치 않다. 오히려 중국효과는 생산기지 이전으로 인한 악영향으로 나타날 위험이 더욱 크다. 중국효과가 한국경제의 내수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수출부문에만 계속 집중된다면 우리의 고용사정은 여전할 것이다. 중국효과의 이면 둘, 새로운 경기동조화(coupling)의 위험수출의존형 경제성장을 지속해 온 우리나라는 해외부문의 경기침체가 직접 국내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 최대 수출처였던 미국의 경기변동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 왔다. 이는 해외부문, 특히 미국 경기와 국내 경기가 동조화되는 이른바 커플링(coupling) 현상이 갖는 위험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최근 쇠퇴하는 제국, 미국과의 교역비중이 줄어들면서 경기동조화 위험이 약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가 일각에서 있는 듯하다. 하지만 중국과의 교역확대가 탈미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제품들의 최종귀착지는 여전히 미국 등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이는 단순수치가 보여주는 수출다변화의 본질은 오히려 중국을 통한 경기동조화를 의미한다. 바로 가느냐 한 단계를 거쳐서 가느냐의 차이일 뿐 세계경제의 통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효과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경기동조화의 위험이 커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효과의 이면 셋, 미국 의존형 정치경제 노선의 위험 지금까지 좁은 의미의 경제부문에 국한시켜 얘기해 왔으나, 중국효과는 국제적인 정치경제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의 환율갈등, IMF 등 국제기구의 재편 등은 중국의 확대된 영향력을 재확인시키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대미의존형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미의존형 정책은 단순히 경제협력의 성격을 띠는 것이 아니라 군사안보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최근 한미FTA 협상이 연평도 포격사건 직후에 급속히 진행된 것은 군사안보의 성격과 독립적일 수 없는 한미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다. 중국효과를 ‘덕분에 경기가 빨리 회복되었다’는 즉자적인 기분으로만 해석하는 분위기가 아직 높은 것 같다. 진보의 눈으로 중국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중국은 경제, 정치, 외교 분야는 물론이고 사회 분야에서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