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조세정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조세피난처(tax heavens)에 은닉된 슈퍼부자의 금융자산의 규모가 최소 2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GDP 총액을 합한 것과 대략 동일한 규모다. 이 중 우리나라 재벌이나 슈퍼부자의 금융자산은 대략 7790억 달러로 추정하였다. 이는 2011년 기준 GDP(1.1조 달러)의 70%에 달하며, 대외부채 총액(3984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에서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James Henry가 주도한 보고서의 주요 결과와 함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세계 50대 글로벌 금융회사가 조세피난처의 자금 관리를 주도하였다. 50대 기업이 12.1조 달러의 천문학적 금액을 운용하고 있다. 2005년 5.4조 달러에서 연평균 16% 증가율로 자산운용의 규모를 늘리고 있다.

● 이 중 10대 은행이 전체의 51.2%인 6.2조 달러, 3대 은행이 전체의 30%인 3.6조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3대 금융회사는 UBS, Credit Suiss, 그리고 골드만삭스로 밝혀졌다. 이 중 골드만삭스는 2009년 2205억 달러에서 2010년 8400억 달러로 1년 만에 거의 네 배 가량 증가하였다.

● 국제 조세피난처에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부자들은 대략 935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 중 91000여 명이 1인당 1.8억 달러, 전체 규모로는 9.8조 달러를 은닉하고 있다. 전 세계 60억 인구의 0.001%가 글로벌 금융자산의 30%, 해외 은닉자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 21조 달러의 연 수익률을 3%로 가정하고, 30%의 소득세를 부과하면 대략 2000억 달러의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한국의 조세피난처 추정 규모인 7790억 달러를 위의 가정에 그대로 적용하면 대략 70억 달러의 소득세 수입을 늘릴 수 있다. 2010년 기준 소득세 37.5조 원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 해외 조세피난처 은닉 재산 규모를 고려하면, 소득과 재산에 대한 일반적인 불평등 추정치는 실제보다 심각하게 과소평가되어 있다. 1% 부자는 통상적인 설문조사에 포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재산 또한 해외에 은닉되고 과소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은 동네 구멍가게를 노리고, 은행은 해외 자산은닉에 힘쓰고…

자본주의가 유지되기 위한 기본적인 룰이 있다.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새로운 시장과 사업 영역의 개척, 낡은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의 창조, 조직과 구조의 부단한 혁신. 이른바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라고 알려진 기업가정신이 자본주의의 취약성과 근본 모순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눈에 비친 세계는 내부로부터 허물어지고 있는 자본주의다. 동네 구멍가게와 재래시장의 생계까지 위협하는 재벌의 탐욕에 대한 국민의 분노에서 경제민주화 논의가 시작되었다. 여기에 최근 은행의 CD 금리 담합 문제까지 터져 재벌과 은행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치솟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서민의 푼돈을 긁어모은 자금을 세금마저 내기 아까워 조세피난처에 은닉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자본주의가 지켜야 할 기본 선을 넘어선 것이다. 부디 자본주의 본연의 기업가 모습을 회복하기 바란다. 경제민주화는 외딴 섬에 갇힌 재벌과 은행이 국민의 친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구원하는 운동이다. 너무 늦지 않도록 스스로 개혁에 동참하고 바란다.

















[테마북-재벌개혁]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논쟁


우리나라에서 고용불안과 경제적 불평등, 불공정의 뿌리이자 부를 독점하는 1%가 있다면 당연히 그 맨 앞자리에 재벌 대기업 집단이 있어야 한다. ‘부유한 월가와 가난한 미국 국민’이 있다면 ‘부자 삼성과 가난한 한국 국민’이 우리 앞에 있는 냉엄한 현실인 것이다…


[정태인 칼럼]




[착한 경제학]협동조합을 꿈꾸는 그대에게(1)


협동조합의 제1원칙인 공유와 공동이용은 협동조합에 오스트롬의 8가지 규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적 의사결정(그리고 참여와 교육) 원칙은 자본주의적 기업의 경영에 비해 굼뜨고 중구난방이 되어 비효율적일 것 같지만 오스트롬과 노박의 규칙에서 협동을 촉진하는 필수적 수단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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