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낸 아이가 8월말에 개학을 했다.


방학은 학교생활의 백미이다. 언제나 기분 좋은 단어이다.


한달 기간의 방학은 길기도 하지만 짧다면 너무 짧다. 왜냐? 계속 놀고 싶은 욕구때문이다.


방학숙제라야 일주일에 한번 쓰면 되는 그림일기, 그리고 한두가지 보고서, 만들기 정도…


 


개학이 다가오는데 아이는 그렇게 싫은 내색도 없었다.


아이에게 어떤 친구가 보고싶냐라고 했더니, 한참을 생각하더니


허무한 대답을 한다. 잘 모르겠단다. 친구들 이름을 대보라고 하니..


잘 생각이 안난다고 한다. 한달 넘게 친구들과 안만났으니 당연한 일이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면 친구들과 들과 산에서, 개울에서 놀기 때문에


친구를 계속 만나지만 서울에서는 같은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한달동안


아무도 못만나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아파트에 살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종종 놀이터 같은데서 볼 수도 있겠지만…


 


방학을 마치고 2학기에 돌입하자 방과후 학교 신청을 하라는 통지가 왔다.


아이는 아무것도 안하겠단다. 그런데 며칠 후  컴퓨터를 하겠다는데


이유는 그 걸 신청하면 사은품으로 뭔가를 준단다.


그것 때문이냐라고 물으니 민망했던지, 컴퓨터가 재밌단다. 1학기에도 컴퓨터를 하기는 했었다.


 


아이가 선생님을 무서워하는 것을 아는 지라 다른 부모에게 우리아이는 선생님을 무서워하는데


어떠냐고 물었더니, 자기 아이도 그렇단다. 작년에 5-6학년 담임이었다던, 그래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정보도 제공해준다.


교사의 권위에 대해 아이들이 무시하지 않는 것은 교육상 매우 중요한데, 일학년 아이가 선생님


을 무서워하는 것이 쉽게 이해는 안된다. 약간 무섭기는 해야 통제가 가능할 것이다.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 선생님의 태도가 아이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


초보 학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잘 자라주면 좋겠는데 아이는 활시위를 떠난 화살인지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산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로는 밤 11시 넘어 자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일찍 잔 날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제는 자자고 하면 이불위에 눕는다. 신기할 뿐이었다. 생존 본능일 수도…


여름 방학때 늦게 자던 버릇도 개학하니 바로 수정되었다.


 


겨울 방학도 따져보면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