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생활인을 위한 연구’라는 모토의 실현을 위해 일상과 사회를 보다 효과적으로 연결시키는 보고서, ‘새일상’으로 회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새일상’은 ‘일상 새롭게 들여다 보기’의 줄임말로서, 생활 속에서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보다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고자 하였습니다. ‘새일상’은 새사연의 기존 보고서들과는 다르게 홈페이지에 전문 게재됩니다.(편집자 주)
지난 7월 16일, 손끝이 떨리는 긴장과 설렘을 느끼며 한빛청소년대안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대한민국 청소년 교육의 문제점 조사를 위해 준비된 탐방이었지만 사실 내 설렘은 같은 대안교육 판 위에 있는 입장으로서 이곳의 학생들과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이해, 공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렇게 처음 만난 한빛청소년대안센터는 따뜻하고 친절한 공간이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 모두 웃으며 날 맞아주었고 인터뷰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줘서 편하게 조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그들의 따뜻함에 다시금 감사를 전하고 싶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교육시설로 별밭길거리 상담소, 사랑의 학교, 너울가지상담코칭센터, 꿈쟁이 자립터, 세움학교 등의 부설기관들을 운영하며 지역의 가정환경이 어렵거나 학교 적응을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심리상담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내가 방문했던 곳은 한빛청소년대안센터의 부설기관들 중 하나인 세움학교였고 이 학교의 교사님들,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나는 이 새롭고 어찌 보면 조금은 낮선 이 학교가 가지는 특징들을 정리하고 풀어내면서 내가 배우고 알게 되었던 점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위탁형 대안학교 세움학교는 위탁형 대안학교이다. 위탁형 대안학교는 정부의 소속으로서 기존에 다니던 학교에서 적응을 잘 못하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자퇴가 아닌 교육의 기회를 다시금 제공하는 곳이다. 위탁형 대안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원래 소속되어 있는 학교의 이름으로 졸업장이 나온다. 즉,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교에 속하는 것이다. 위탁형 대안학교에선 교과와 학칙 등 공교육과 같은 기준들이 적용된다.
하지만 교과 같은 경우는 기존의 공교육 교과에 그 학교만의 대안교과들이 추가된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를 예로 들자면 이 단체는 학교에서 내?긴 학생들이 주 학생층이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를 찾아줄 수 있는 심리분야나 상담을 전문으로 받을 수 있는 수업들이 많다. 서울시에 위치한 위탁형 대안학교는 총 38개이고 전국에 있는 위탁형 대안학교의 수를 모두 합하면 300여 곳이 넘는다. 하지만 그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 위탁형 대안학교의 추가 설립에 대한 요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공급은 여전히 모자란 상황이다. 세움학교의 교육목적 세움학교가 내세우는 교육철학은 ‘배움의 공간에는 문지방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공부 잘하고 가정환경도 풍족한 학생들보다는 가정이 어렵고 학교에 적응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배움의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 세움학교가 가지는 교육의 목적이다. 세움학교의 장점과 단점 세움학교는 철저한 지역기반의 운영을 하고 있다. 일반학교에서 생활에 어려움을 느꼈던 학생들에게 일관성 있는 도움을 주고 있으며, 지역의 여러 가지 네트워크들을 통해 졸업 이후 학생의 원만한 사회 진출을 가능케 하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세움학교는 재정기반이나 공간적인 면들에 대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은 형식적 구색만 갖추었을 뿐 실제 운영을 해 나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문제아’들로 받아들여지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단체인 만큼 공간을 쉽게 구할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의 영역은 여전히 학교라는 프레임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제로 다문화, 탈북 학생들 못지않은 차별을 받고 있다. 이들이 품은 문제의식과 행하는 활동들은 비단 이들만의 것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흐름을 대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 교육 부문에서는 실로 다양한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고, 한빛청소년대안센터와 같은 단체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용기를 내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대한민국 청소년 교육의 문제점들에 대해 부모, 형제자매, 당사자의 입장에서 올바른 이해와 개선의지를 가져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보다 정확한 문제이해를 위해 한국 사회 속 청소년 교육 문제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교육은 우리가 삶을 바르게 살아나가기 위해 필요한 배움의 수단이다. 교육, 즉 배움이 없는 욕구는 길들지 아니한 칼처럼 위험하다. 이에 우리에게 교육이란 분명 필요한 존재이다.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크게 세 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다. 공교육과 사교육,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양쪽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 민교육이 있다. 민교육이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 있겠다. 민(民) 자를 쓰는 민교육은 ‘우리가 하는 공교육’이라는 식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국가의 관리 하에 운영되는 것이 아닌 주체적인 운영을 한다. 그 단체만의 교육철학이 분명하며 공익을 추구하는 교육이 바로 민교육이다. 이렇게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이 중 하나씩 그 영역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정리해보겠다. 공교육의 문제점 공교육의 영역에서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교육의 질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세움학교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교육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의 질이 실망스럽고 시간 낭비처럼 여겨진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표현이 극단적인 면이 있지만 객관적인 자료들이 이들의 이야기를 뒷받침하고 있기에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한국일보의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을 대상으로 본인을 평가하게 했을 때 수업의 질에 대한 점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교육 수업의 질에 대한 문제의식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자료이다.
두 번째로는 입시위주의 수업방식에 대한 문제이다. 이 부분에 대해 세움학교의 학생들은 개성을 무시하고 이 부분에 대해 불만이 있는 학생들이 차별 당하는 암담한 상황이라며 입시공부를 못하면 학생취급도 못 받고 입시교육의 성적에 따라 면담 시간도 바뀌는 이런 상황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일보의 조사에 따르면 입시위주의 교육방식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는 교육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체 문제의식 중 75.8%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사교육의 문제점 점점 더 비대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교육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그 크기 역시 빠르게 커진다. 사교육의 불평등 역시 그러하다. 교육의 기회에서 나타나는 빈부격차, 특히 사교육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를 막을 방법 또한 마땅치 않다. 우리 새사연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부모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의 국민들과 700만원 이상의 국민들이 지출하는 사교육비용은 6.5배의 차이가 난다. 이렇게도 심각한 교육의 불평등은 가난의 대물림 현상을 초래할 것이고 결국 사회의 불평등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해 초등학교의 어린 학생들까지도 스트레스를 크게 받고 있는 것 역시 문제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는 2011년 4월 초등학교 5~6학년 1,450명을 대상으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요인’ 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응답자의 32%가 ‘학원’을 꼽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때 이른 사교육 전쟁에 어린 학생들이 해택을 받기 보단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민교육의 문제점 민교육의 대표적인 기관은 대안학교일 것이다. 물론 대안학교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의 대안학교는 민교육의 영역에 속한다.
비교적 데이터와 경험적 자료들이 있는 대안학교의 상황에 근거하여 민교육의 문제점을 정리하자면 크게 교육의 가치관 확립에 대한 문제와 재정적 문제로 정리가 가능하다. 먼저 교육 가치관, 교육 철학에 대한 문제는 역시 현실과의 괴리감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민교육기관이 가지는 교육철학과 가치관이 현실과 괴리감이 커져갈 때, 이 문제점은 심화된다. 학부모와 교사회, 학생회의 3주체의 입장과 의견이 통일되어지지 않는다면 민교육기관은 운영이 어렵다. 재정적인 문제도 민교육기관이 항상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다. 정부에 속한 교육기관이 아니고 또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단체의 기부도 없는 상황에 학부모들의 학비로만 운영되어지다보니 여러 재정적 문제들이 많다. 이번 탐방을 통해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교육에 대한 현주소와 문제점들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다. 아직은 사회적으로 안 좋은 선입견이 존재하지만 공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낀 청소년들이 무조건적으로 배척되어지는 것이 아닌 위탁형 대안학교와 같은 다양한 교육기관을 통해 본인들이 더 원하는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정말 고무적이다. 이렇게 청소년들과 그들을 생각하는 어른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더 발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탐방은 현실에 마음 아파야 했지만 동시에 희망에 설렐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시 한 번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신 한빛청소년대안센터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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