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새사연이 새로운 기획을 준비하였습니다! 새사연 연구원들은 연구를 잊은빈 시간을 어떤걸하면서 보낼까요?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 한 템포 쉬어가자는 의미에서 교훈도, 시의성도 없는아주 ‘사적인’ 글들이 7월 넷째 주 한 주간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즐거운 휴가 보내세요!(편집자 주)
[새사연 여름기획특집]숨겨진 취향vol.2김정은, 이수연,이은경방황하는 20대를 함께해준 동반자, You’re my person.김정은대외적 김정은이 자연인 김정은으로 돌아갔을 때 가장 좋아하는 일은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 (Grey’s Anatomy) 를 보는 것이다. 내가 그레이 아나토미를 좋아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두 가지이다. ‘그거 아직도 해?’ ‘그거 병원에서 의사들이 돌아가며 연애하는 (정확히는 돌아가며 자는) 이야기 아니야?과거, 밤 12시에 퇴근하고 새벽 5시에 편집실에 가서 최종검수하고 아침 9시에 퀵으로 방송국에 테이프를 넘겨주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 때 동생이 PMP에 넣어줬던 미드가 그레이 아나토미였다. 병원 벽지 무늬를 세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해서 고민하던 청춘에게 24시간 밤새고 나서도 서로 수술을 따려고 손을 번쩍 들던 시애틀 그레이스 병원의 다섯 인턴들의 모습은 다시 한번 더 가슴을 뛰게 했었고, 그 이후 매 시즌 그들의 성장과 함께 나도 사회인으로써, 꿈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써 함께 달리게 되었다.10개의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유명한 외과의인 엄마의 그늘에 언제나 머물러 있던 메러디스 그레이는 엄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부모상을 그릴 수 있는 워킹맘이 되었고, 항상 냉철했던 크리스티나는 자신의 성취와 사랑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닥터 카레브 (알렉스)는 자신이 도망쳐 온 아버지와 직면하면서 아버지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26살이었던 나는 여전히 막연하긴 하나,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주변에 덜 흔들리며, 온전히 주어진 삶의 사명에 따라 갈 수 있는 30대가 되었다. 나의 방황하는 20대 중후반을 함께 하고 지켜준 동반자,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1 마지막 회에 크리스티나가 메러디스에게 한 말로 고마움을 표시하려 한다.“You’re my person.”#. 혹시, 돌아가면서 맺는 연애관계가 부담스러워 시즌1에서 보다가 멈추셨다면, 다시 보셔도 괜찮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조금씩 성장하고 진정한 파트너를 찾음에 따라, 주인공들은 철부지 인턴 때만큼 그렇게 무분별하게 연애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나의 농장에 놀러오세요!이수연/새사연 연구원귀여운 돼지와 닭이 구름 위를 뛰어다니는 동안 로딩이 완료되면, 까마귀 한 마리가 날며 농장의 전경이 펼쳐진다. 밀, 보리, 콩, 사탕수수, 당근 등 10여 종의 작물이 어느새 쑥쑥 자라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닭, 돼지, 소, 양, 염소들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저마다 알을 낳고 우유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오늘도 농장을 방문한 이웃집의 그렉 아저씨가 손을 흔들고 있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나의 농장’이다. 농장경영게임 ‘헤이데이(HayDay)’, 내 농장은 여기에 있다. 주로 출근길과 퇴근길에 농장을 보살피는데, 사람으로 꽉 찬 지하철 안에서 낑낑대면서도 사탕수수를 수확하고, 케이크를 만들고, 소에게 사료를 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엄마의 한심스러워하는 눈빛에 굴하지 않고, 집에서도 틈틈히 농장을 돌본다. 농장일이라고 하면 매우 단순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작물을 기르고, 가축을 사육하는 것 외에 광산을 개발하여 광물도 채취하고, 강에 나가 낚시도 한다. 이렇게 얻은 원재료들은 가공하여 2차 생산물을 만든다. 빵, 케이크, 아이스크림, 주스, 잼 등 먹거리뿐 아니라 양털을 이용하여 스웨터도 만들고, 광물을 이용하여 목걸이나 팔찌도 만든다. 이렇게 만든 물건들은 자신의 로드샵에서 팔 수 있다. 배와 트럭을 이용하여 먼 곳으로부터 온 주문을 해결하기도 한다. 가끔 이 많은 농장일을 다 처리하고 시간이 나면, 애완동물들을 보살피며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전 농장이 참여하는 이벤트도 열린다. 이벤트에서는 ‘케이크 생산량 40만 개 달성’과 같은 공동의 목표가 제시되고, 개개 농장에서 열심히 케이크를 만들어 납품을 한다. 목표를 달성하면 모두에게 응분의 보상이 돌아간다. 재미있는 것은 케이크를 100개 만들어 낸 사람이나 10개 만들어낸 사람이나 모두 똑같은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대한 적게 만들고 보상은 똑같이 받는 게 이익이라 생각할 수 있다. 무임승차의 요인이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 기준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최소한 케이크를 5개 이상은 만들어야 공동의 목표 달성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보상을 제공해준다. 적절히 무임승차를 막으면서도 적절히 협동하게 하는 흥미로운 시스템을 볼 수 있다. 게임을 하면서 신뢰와 협동에 관해 배우고 있다는 구차한 이야기는 덧붙이지 않겠다. 게임을 통해 수확과 생산에 필요한 노력과 그로부터 나오는 기쁨을 배운다는 구차한 이야기는 덧붙이지 않겠다. 다만, 한번 해보시라는 말과 내 농장에도 놀러오시라는 말을 전한다. ————————————————————————————로맨스가 필요해!이은경/새사연 연구원 매일 밤 맥주 한 캔과 밀린 드라마 보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주제에 숨겨진 취향이라며 묵은 드라마를 꺼내자니 좀 민망하긴 하나 시즌 3까지 기다리며 아껴봤던, 나름 혼자만의 은밀한 시간을 즐기게 해준 드라마를 소개한다. 사실 맥주 한 캔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지만… 드라마란 자고로 멋진 남자와 삶의 환상을 간접 체험하게 하는 마약 같아야 한다고, 교훈이나 사회고발 따윈 다른 프로그램에서 다루면 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보는 시간은 피로한 일상의 일탈이어야 하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로필은 연애에 대한 적절한 환상과 미끈한 남자배우를 감상할 수 있게 해준 최적의 휴식이었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스캔들? 스캔들이라도 어떻게 좀…”예쁘고 젊은 것(!)들이 노처녀행세를 하며, 찌질하다고 묘사되지만 사실상 주변에서 볼 수도 없는 멋진 남자들과 벌이는 연애사를 감상하는 동안 동일시 착각과 인지부조화속에 나름 행복할 수 있었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그때 저런 마음이었구나” “야~~ 나 같으면 절대 저런 선택은 안하지!” 등등 스캔들이든 로맨스든 인생에서 뭔가 새로운 일탈을 꿈꿀 여유도, 능력도 없어진 중년의 여인에게 필요한건 잔인한 현실을 자각케 하는 것이 아니라 환상이라도 즐기는 거다. 로필은 그런 의미에서 그나마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일탈인게지. 그 이상은 공개불가. 친구들과 사후 대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내가 돌연사하면 가장 먼저 내 컴퓨터 하드를 포맷해줘” 긴긴 여름밤, 오늘도 티비 앞에서 컴퓨터를 끼고 맥주캔을 딴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