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사회적경제 도시를 한 자리에서
캐나다 퀘벡의 샹티에(Chantier), 이탈리아 볼로냐의 레가코프(Legacoop), 영국 런던의 로칼리티(Locality). 그들이 서울에 온다! (물론 “이들이 대체 누구인데?” 라고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세계의 성공한 사회적경제 사례를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던 도시와 단체, 그리고 그곳의 대표적 인물들이 11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국제사회적경제포럼(Global Social Economy Forum, GSEF)을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작년 11월 박원순 시장은 유럽 사회적경제를 둘러보는 순방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처음 기획되었던 것이 이번에 열리는 국제사회적경제포럼이다. 사회적경제를 만들어가고 있는 세계의 도시들이 모여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로, 세계 최초의 도시 간 사회적경제 포럼이 서울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에 함께 포럼을 주최하는 도시는 캐나다 퀘벡, 이탈리아 볼로냐, 일본 교토와 요코하마, 필리핀 퀘존 등이다. 이밖에도 프랑스, 영국, 싱가폴, 홍콩, 호주, 베트남 등에서 정부 관계자 또는 사회적경제 민간 기관의 대표자들이 참석한다.
사회적경제, 일자리 창출에서 벗어나야
서울은 세계의 사회적경제와 비교하자면 신생주자이지만, 이번 국제 포럼을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주최함으로써 사회적경제 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 지향을 국제적으로 피력하게 되었다. 또한 이를 통해 서울의 사회적경제 조직들뿐 아니라 시민들까지 사회적경제에 대해 배우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더불어 이번 포럼의 주제가 ‘사회적경제를 통한 도시혁신’이라는 점에서도 몇가지 중요한 의의가 있다. 우리의 사회적경제는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도입된 측면이 크다. 자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까지 정부가 관련 법안을 도입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방향은 일자리 창출이었다. 이는 많은 지자체에서 사회적경제를 담당하는 부서가 ‘일자리창출과’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의 의미는 일자리 창출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확산을 지원하면서 일자리 창출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소규모 창업 장려에 불과하다.
신뢰와 협동, 공유자원의 확산 그리고 사회혁신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목표를 추구한다. 그것이 근본이다. 때문에 사회 구성원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지점을 해결하고, 필요하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을 채워간다. 또한 구성원들이 스스로 모든 것을 만들어 간다. 즉, 인간은 상호적이라는 인식 아래 신뢰와 협동을 바탕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공유자원을 확산하는 것이 사회적경제이다. 우리는 사회적경제를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나 착한 경제에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사회혁신의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지금은 세계 경제위기가 지속되며 심각한 불평등과 양극화가 전세계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장만능주의와 같은 기존 패러다임이 무력해지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번 국제사회적경제포럼에 참가한 도시들은 사회적경제를 통해 사회혁신을 이루고,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이들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우리도 사회적경제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정립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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