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사망률 매우 덥고 긴 여름이 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올림픽으로, 혹은 휴가로 더위를 식히는 사이 건강취약군은 매우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폭염은 여러 기후변화 중 사망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3년 폭염으로 프랑스에서만 1만 4천명이 넘는 초과사망자를 낸 사건은 유명합니다. 최악의 더위로 기억되고 있는 94년 서울의 초과사망률은 80%에 달했습니다. 기후는 누구나 공동으로 겪는 물리적 조건이지만 기후악화로 인한 피해는 저소득층과 가난한 지역에 집중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폭염 취약계층은? ‘사회보건분야 기후변화 취약성 평가 및 적응역량 강화(신호성 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1)연구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보건학적 취약성에 대한 연구를 하였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폭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기후조건> 질환분포> 환경요소> 취약계층 분포> 사회여건> 보건의료수준 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폭염에 취약한 계층은 도시취약지역(옥탑방 등), 노인+아동,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외국인, 심뇌혈관질환자, 야외작업 근로자 등으로 구성되고 연구에서는 옥탑거주가구, 노인/아동, 심뇌혈관자가 폭염으로 인한 건강취약성이 제일 높은 집단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여기에 지역적 상황을 추가하면 문제는 보다 선명해집니다. 폭염에 대한 취약성이 낮은 지역은 여러 지표에서 고르게 상위성적을 낸 반면, 취약성이 높은 지역은 기후나 환경요인들이 우수할 때에도 다른 부야의 취약계층 분포도나 사회여건, 보건의료 수준 등에서 낮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취약계층의 건강은 그 사회의 잣대입니다.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취약 계층의 건강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됩니다. 폭염은 원래 노인, 도시빈곤층,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합니다. 여기에 기존 사회의 불합리한 시스템들이 중첩되어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빈곤한 지역은 대부분 녹지나 도로여건이 좋지 못하며 더위에 매우 취약한 구조의 집들이 많습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나 생활보조도 적으며 실업률도 매우 높고 이동도 불편하여 더위를 피할 곳을 찾지 못합니다. 위급한 상황을 대비한 응급시스템 등도 매우 취약합니다. 이런 지역과 계층의 건강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사회시스템 전체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폭염대비 대책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주거문제, 환경문제, 지역자치예산 및 복지 예산, 실업문제, 공공의료시스템 등의 복합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그 사회의 잣대는 취약계층의 건강이며, 따라서 한 사회의 건강은 더 많은 병원을 짓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그늘지고 구석진 부분을 고쳐야 가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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