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인맥이 닿지 않는 곳은 어디인가?
18대 대선의 가장 휴력한 후보 중 한사람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제 대통령 선거 국면이 본격적으로 열릴 모양이다. 그런데 박근혜 진영은 캠프를 구성하면서 독특한 조직을 하나 만들었다. 캠프 산하에 7인 정책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위원회’ 를 두는 것이다. 이 조직의 임무는 “대선 공약의 틀”을 만들고 “전체적으로 조율된 정책”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정책위원회 멤버로 지명된 한 사람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정책위가 합의하지 않은 내용은 캠프의 공식 의견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고 단언함으로써 정책위가 박근혜 캠프의 상당한 권한을 가진 정책조율 결정단위임을 예고했다. 일단 좋은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지 정치인’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 정책적 비전에 신뢰가 적었던 박근혜 후보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캠프의 김종인식 경제 민주화는 뭔가?
그런데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김종인과 함께 현명관 전 전경련 부회장이다. 현명관은 호텔신라와 삼성물산 대표를 거쳤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삼성맨’ 이라고 알려졌다. 액면 그대로만 놓고 보면 재벌출신이 경제 민주화 설계에도 참여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경제 민주화가 나올 수 있을까.
김종인 본부장이 있으니 충분히 경제 민주화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난 4.11 총선 당시 김종인이 참여하여 만든 경제민주화 공약도 그렇게 내용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업종에 대한 진출 규제”나 “국민 법 감정에 반하는 사면권 행사의 최대한 억제”처럼 재벌에 대한 규제 범위 등이 국민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고 매우 부실했다. 야당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를 하자거나 ‘기업인의 횡령과 배임 등에 대해서는 법정 최저형량을 ‘5 년’에서 ‘7년 이상’ 으로 하자는 주장과 많이 차이가 났던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박근혜 캠프의 김종인표 경제 민주화는 상당정도 레토릭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줄 . 푸 . 세 공약은 살아있다.
하나 덧붙여 둘 것이 있다. 정책위원회에 참여하는 또 한 사람이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다. 그는 5 년 전 경선 캠프 때부터 박근혜 후보를 도왔는데 바로 ‘줄. 푸. 세 추진위원장’ 이었다. 그러면 줄. 푸. 세 공약은 아직 살아있는 박근혜의 정책이라고 봐야 하는가? 줄. 푸. 세와 공존하는 경제 민주화, 삼성과 공존하는 경제 민주화란 도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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