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원자력 발전 사고가 점점 수습 불능의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다.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일본 정부가 몰래(!) 태평양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고 원전 불안감 확산에 놀란 한국 정부는 연일 ‘우리는 문제 없다.’를 외치고 있다.문제의 본질로 거슬러 올라가 원자력 발전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때이다. 우리나라가 왜 여전히 원자력 발전을 늘리려고 하는지, 전력 체제 전환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일인지를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전력의 50%는 산업계가 사용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효율이 낮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국민경제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평가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에너지원단위’를 기준으로 할 때, 2005년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 7위이다. 우리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6개국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 쿠웨이트, 터키이다. 이른바 선진 자본주의 국가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비교할 만한 경제는 없어 보인다. 에너지원단위는 부가가치, 즉 GDP를 생산하는 데 있어 사용되는 에너지의 규모를 측정하는 수치이다. 세계 4위의 에너지수입국인 한국은 역시 에너지수입의존도가 높은 일본보다 약 3배가 높은 에너지원단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의 에너지 효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들이 에너지 절약을 솔선수범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꼭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최종에너지의 83%가 수송과 난방에너지인데 이는 가계의 에너지 소비행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그러나 전력을 놓고 보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전력소비의 50%는 산업계이다. 특히 제조업이 압도적인 비율의 전력을 소비한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에너지집적도가 매우 높은 중화학공업 중심이기 때문이다. 수출의존형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한국 정부는 산업계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에너지정책의 최고 목표로 삼아 왔는데 원자력 발전이 급속히 확대된 배경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2008년에 나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도 이런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원전을 2030년까지 추가로 10기 건설하고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36%에서 59%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값싼 산업용 전력 요금 전력 수급정책이 산업계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사실은 가격 체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먼저, 전기에너지의 가격 자체가 매우 낮게 설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 국가 가운데 전기의 가격이 가장 낮은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일본과 비교해 달러 기준 가격이 약 1/2에 불과하며, 반대로 (난방용) 등유는 약 2배에 이른다. 등유와는 달리 전기생산을 위한 에너지는 고도로 중앙집중화되어 소비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논리적으로 필연이라 할 수는 없겠으나, 자본이 고도로 집중되는 중화학공업의 발전을 위해 한국의 에너지 종류별 가격이 설정되었다는 것은 현실에서 필연으로 보인다.또한 잘 알려져 있다시피 산업용 전기 요금을 낮게 설정하여 2차적인 혜택을 부여한다. 현재 산업용전력 요금은 주택용전력 요금의 약 70%에 불과하다. 값싼 경부하 요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산업계가 애써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필요가 별로 없다. 여기서 하나 더 기억해야 할 점은 한국의 전기 요금은 정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휘발유, 가스 등과는 달리 사실상 동결되어 왔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전력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산업계에 먼저 적용되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린다. 다시 원자력 발전으로 돌아가자. 원자력 발전 중심의 전력 체계는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린다. 그 이유는 첫째, 발전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최초 투입된 에너지 대비 최종 소비된 에너지의 비율이 약 75% 정도이다. 나머지 25%는 어떤 형태로든 손실된 것이다. 이 비율은 지난 1970년대에 90% 수준이었는데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 손실되는 에너지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와 전력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가 일치하고 있다. 전력 발생 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이 막대하고 특히 원자력 발전에서 그러하다. 둘째, 심야전력의 과잉소비 때문이다.원자력 발전은 그 특성상 한번 발전을 시작하면 중간에 멈추기가 대단히 어렵다. 하루 24시간 가동되어야만 하고 따라서 심야 또는 저소비 계절의 전력 과잉을 발생시킨다. 정부는 이 때문에 심야전력 요금의 할인을 수차례 반복해 왔다. 그 결과 발전의 효율이 높아졌을까? 그렇지 않다. 심야전력 요금의 할인은 심야전력 소비를 늘리고, 이는 다시 원자력 발전 설비 증설의 근거가 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어느새 ‘녹색 성장의 에너지’로 둔갑해 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은 에너지 소비를 더욱 늘리게 할 것이고 현재의 중앙집중식 산업구조에 더욱 의존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화석연료로부터 탈피하는 것의 답이 원자력에 있지 않은 이유이다.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지만 대체에너지 개발이 아직은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지고, 그 효용성도 많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무조건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무식하게 더 늘리려고 하면 안 되겠지만 지금 있는 것까지 폐기하자고 하는 것에는 저는 반대합니다.
지금 당장 없애서 어떻게 할 건가요?
방법이 없지요.
국가 정책으로는 꾸준히 대체에너지 개발에 힘을 써야 하지만 지금 있는 원자력 발전을 안전하게 쓰려고 하는 노력과 더 이상 짓지 않아도 되도록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에너지 개발에 대해서도 연구되고 검증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고리원전 1호기에서 사고가 있었다던데, 수명을 30년이나 연장하고도 안전검사도 소홀하다는 소식에. “역시” 했습니다. 정부의 개뻥을 믿을 수 없고, 그렇다고 다 없애자는것도 현실성이 없고, 지금와서 안전 평가를 한다해도. 뻥칠거 같고..
<1/3>
전력체계의 전환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전력산업의 특성과 현실적인 제약 등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전기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만, 전력산업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는 못하며, 아래의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첫째, 전기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시설과는 달리 저장이 불가능하고 생산 즉시 소비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실시간으로 소비량에 맞추어 생산하게 되됩니다. (축전 기술이 있습니다만 생산단가가 높아 대용량으로 사용하기에는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전기 생산시설은 에너지원에 따라 원자력, 화력(석탄, LNG, 중유), 수력, 신재생에너지(풍력, 태양력 등)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전기 수요량이 계절적으로 변동이 있고, 하루 중 시간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전기의 가동과 중지에 걸리는 시간과 발전단가를 고려하여 원자력과 석탄발전이 기저부하(기본적인 전기 수요량)를 감당하고 LNG, 중유, 수력 등이 중간부하 및 첨두부하(전기 수요의 변동량)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2/3>
둘째, 신재생에너지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약점이 있고 동시에 현실적 제약이 있습니다.
먼저 풍력이나 태양력은 소규모 에너지원으로 현재의 소비량을 충족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또 그 특성상 상시적인 발전이 불가능 합니다.
가령 풍력발전의 경우 바람이 좋을 때는 전기가 생산되고, 좋지 못하면 생산할 수 없습니다. 현재 기술적으로는 풍력에서 전기가 생산될 때에는 중유나 LNG 발전의 출력을 낮추고, 생산되지 않을 때에는 중유나 LNG 발전의 출력을 높이는 형태로 전력수요에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신재생에너지에 의한 발전용량을 갖춘다 할지라도 그와 비슷한 규모의 기존의 발전시설이 필요하게 됩니다.
현실적인 제약으로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시설을 건설의 어려움입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기술발전 추이에 따라 해결 가능하겠지만 사회적 합의의 어려움이 상존합니다.
현재 검토 중인 서해안의 조력 발전의 경우 환경파괴 문제가 대두되어 주민, 지자체, 환경단체의 동의를 구하기가 무척 어려운 상황입니다.
풍력이나 태양광발전의 경우도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서는 환경 파괴적 시설로 비추어져 사회적 합의를 구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3/3>
셋째, 심야전력의 과잉소비가 원자력 발전 설비 증설의 근거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전력수요에 대한 분석(기후 변화, 산업 구조의 변화, 경기 변화 등을 고려) 및 실질적인 기저부하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의 가동현황을 조합해서 결론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