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의 보고서(2010년 11월 고용시장 분석)를 보다가 답답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보고서 말미의 ‘비경제활동인구 분류문제’와 일맥상통하는 얘기를 좀 할까 합니다. 현재 발표되고 있는 실업률이 고용상황을 반영하는 지표로써 적절할까요? 허상인 실업률에 따른 현실의 왜곡 간단한 그래프를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그림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1999~2009)를 바탕으로 작성한 겁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고용(파란색)이 늘어나면, 실업(갈색)이 감소해야 합니다. 대체로 그렇게 나타나는군요. 그런데 고용의 증가에 비해 실업의 감소는 매우 작습니다. 2004년과 2005년에는 취업이 증가했는데 실업도 같이 증가했습니다. (참여정부가 가장 많은 비판을 당한 이유 중 하나죠) 그 많은 일자리,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늘어난 일자리는 다 어떻게 된 거지?’ 이런 질문을 하면, 소위 전문가들이 이렇게 말할 겁니다. “당연한 거 아니냐. 비경제활동인구(왜 실업과 구분할까?)도 같이 줄었겠지.” 과연 그런지 위 그림에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감도 같이 표시해보죠. 취업이 증가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는, 반대로 취업이 감소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증가하는 단순한 그림을 상상해봅니다. ??? 더 복잡합니다. 취업이 증가하는데 비경제활동인구(녹색)도 같이 증가하는 비상식적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해되시나요? 이쯤에서 소위 전문가들은 목에 힘주고 이럴지도 모릅니다. “고용문제가 단순한 게 아닙니다. 모르면 가만 계셔. ㅎㅎㅎ” 과연 그럴까요? 경제는 어려운 거니 우리 서민들은 정부의 발표만 지켜보면 될까요? 그래프 하나만 더 보겠습니다. ‘비고용 = 실업 + 비경제활동’이라고 가정하고 말입니다. 실업과 비경제활동은 같은 거라고 보는 거죠. 훨씬 깔끔(?)하네요. 취업(파란색)과 비고용(갈색)이 상반되게 움직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숨기려는 것, 증가된 인구를 위한 일자리 웬만하면 이쯤에서 ‘그렇구나’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좀 이상합니다. 왜 두 그래프가 ‘0’(x축)에서 교차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산술적으로 고용증가 = 비고용감소 = (실업감소 + 비경제활동인구감소) 위와 같은 등식이 왜 성립되지 않을까요? 이쯤 되면 소위 전문가라는 자들 중 일부는 좀 긴장할 겁니다. 물론 안면이 두꺼운 일부는 당연하다고 주장하겠죠. ‘So, what? What’s your matter?’ 이러면서요. 그래프 하나만 더 보겠습니다. 위 그래프에 15세 이상 인구의 증감까지 겹쳐서 보면, 왜 주류 경제학자들이 실업률이라는 개념을 어렵게(?) 만드는지, 그러니까, 실업과 비경제활동이라는 개념으로 나누어야만 했는지, 무엇을 절실하게 숨겨야 했는지 드러납니다. 좀 복잡해졌죠? 하지만 전혀 복잡한 그림이 아닙니다. 좀 전 그림에서 막대와 점선만 추가된 겁니다. 막대는 15세 이상 인구의 증감, 점선은 15세 이상 인구의 증감을 반으로 나눈 겁니다. 취업증감과 비고용증감의 가운데로 점선이 지나가는 것이 보이시죠. 이 그래프의 의미는 조금만 심사숙고하면 파악할 수 있습니다. 네, ‘취업증감 + 비고용증감 = 15세 이상 인구 증감’입니다. 주류경제학자들이 숨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아시겠죠? 바로 인구증가에 따라 필요한 일자리, 새로 15세 이상 인구로 편입되는 사람들 몫의 일자리를 숨기고 싶었던 겁니다. 이것이 바로 고용이 증가하는데, 실업과 비경제활동인구도 동시에 늘어나는 비상식적 현상의 이유입니다. 정확하게는 현상이 비상식적인 것이 아니라, 지표, 즉 현재 공식적이라고 우기는 실업률이라는 개념이 비상식적인 겁니다. 이처럼 비상식적인 지표를 고집하는 이유는 고용문제의 본질과 심각함을 감추기 위한 것이고요. 위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연평균 40만 명 정도의 15세 이상 인구, 즉 일자리를 얻어야 하는 인구가 해마다 40만명씩 새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싶겠죠.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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