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다. 11월 28일 밤 MBC 시사매거진2580은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을 방영했다. “방망이 한 대에 100만원”이다. 50대 탱크로리 화물기사의 고백, 아니 고발은 분노를 자아낸다.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흡수 합병되는 과정에서 해고된 그는 1인 시위를 벌이다가 봉변을 당한다.회사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50대 노동자는 재벌 2세로부터 야구방망이로 무차별 구타를 당했다.“한대 당 100만원”야구방망이로 맞으며 50대가 들은 말이다. 입에 휴지를 물려주고는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때렸단다.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단다. 방송에 따르면 젊은 재벌2세는 폭행 뒤 매 맞은 값이라며 2000만원의 수표를 건네주었다. 야구방망이 폭행이 일어나기 전 이 회사는 50대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나온 손해배상 액수는 2000만원이다.솔직히 고백한다. 칼럼의 무력감을 느낀다. 생생한 현실 앞에 나의 산문은 더없이 초라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50대 노동자에게, 공분하는 모든 독자와 더불어, ‘민중 시인’ 김남주의 시 한편을 조용히 나누고 싶다. 시 ‘민중’이다.지상의 모든 부쌀이며 옷이며 집이며이 모든 것의 실질적인 생산자들이여그대는 충분히 먹고 있는가그대는 충분히 입고 있는가그대는 충분히 쉬고 있는가그렇지 않다 결코!그대는 가장 많이 일하고 가장 적게 먹고 있다그대는 가장 많이 만들고 가장 춥게 입고 있다그대는 가장 오래 일하고 가장 짧게 쉬고 있다이것은 부당하다 형제들이여이 부당성은 뒤엎어져야 한다대지로부터 곡식을 거둬들이는 농부여바다로부터 고기를 길러내는 어부여화덕에서 빵을 구워내는 직공이여광맥을 찾아 불을 캐내는 광부여돌을 세워 마을에 수호신을 깎아내는 석공이여무한한 가능성의 영원한 존재의 힘 민중이여!그대의 삶이 한 시대의 고뇌라면서러움이라면 노여움이라면일어나라 더 이상 놀고먹는 자들의쾌락을 위해 고통의 뿌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이제 빼앗는 자가 빼앗김을 당해야 한다이제 누르는 자가 눌림을 당해야 한다바위 같은 무게의 천년 묵은 사슬을 끊어 버려라싸워서 그대가 잃을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쇠사슬 밖에는 승리의 세계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