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서나 일본에서 뛸 수 없었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가슴팍에는 북한을 상징하는 인공기가 달려있다. ‘인민루니’ 정대세(26,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이야기다.
우리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정대세의 사정이 외국인의 시선에는 얼마나 이색적일까. ‘죽음의 조’로 불리는 G조에서 북한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정대세가 인터뷰 요청에 비명을 지르는 이유다.
대부분의 인터뷰에서 정대세는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기에 바쁘다. 10일(이하 한국시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게재된 인터뷰도 같은 맥락이다.
오는 16일 새벽 ‘삼바군단’ 브라질과 첫 대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정대세는 “나는 한국과 일본의 대표로는 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대세가 한국과 일본의 대표로 활약할 수 없는 이유는 역시 자신의 정체성이 북한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대세는 “나의 할아버지는 북한에서 태어나 2차 대전 시절 일본으로 건너왔다. 당연히 나의 정체성은 북한에 있다”면서 “일본을 위해 뛴다면 나올 수 없는 힘이 북한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생겨난다. 정신과 정체성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대세는 “모든 사람들이 TV를 통해 북한의 정보를 접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다. 북한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며 이 사실을 스포츠를 통해 알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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