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개혁세력의 대선 패배에 대한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 원인으로 경제 이슈의 압도나 보수 세력의 강력한 결집을 들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또는 집권당 후보의 무능력을 거론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대선 결과가 민주개혁세력이 지닌 세 가지 약점에서 비롯되었고, 따라서 대안 역시 이에 대한 시급한 보완을 통해 새로운 중심을 형성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첫째, 민주 세력의 취약한 정책 능력이다. 그들은 분배는 차치하고 자신들만의 독자적 경제 모델을 실현하는 데 무능력했고 성장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게을렀다. 민주적 시장 경제론이든 혹은 성장과 분배의 균형발전론이든 민주세력의 경제 모델은 한 번도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이유로 포기되거나 세계화의 명분으로 철회되었다. 지지층들의 사회, 경제적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경제 모델의 부재와 이를 실현할 정치적 의지의 실종이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1차적 원인이다. 따라서 민주적 경제 모델과 개혁적 시장원리를 구현할 합리적 정책 집단의 형성이 첫 번째 과제이다.
둘째, 정치력을 갖춘 리더십의 부재이다. DJP 연합이든 노무현과 정몽준의 연합이든 지지자들이 선뜻 나섰던 이유는 강력한 지역주의와 보수 세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치적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이심전심 때문이었다. 이제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루어지는 이질적 정파간의 연대는 더 이상 정치적 용인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집권 10년 동안 손 놓고 있다가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졸속으로 협상하고 결국 결렬되는 구태의연한 과정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민주진영이 편협한 과거 세력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정답은 새로운 연대와 연합의 원리에 기초한 정치력과 리더십의 확립이다. 강금실·천정배·추미애 등 통합신당은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차세대 정치인들을 적지 않게 갖고 있고, 문국현의 창조한국당은 ‘사람 중심 진짜경제’라는 소중한 콘텐츠를 갖고 있다. 민주개혁세력에게는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참혹하게 각개격파당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 내는 정치력의 발휘를 통해 제대로 된 야당의 교두보를 마련하든지 하는 결단의 순간이 다가왔다.
셋째, 분열과 혼란으로 점철되었던 허약한 정당의 문제이다. 문제의 본질은 기간당원제도, 투톱시스템도, 실용과 개혁의 선택도 아니다. 핵심은 기존의 백화점 정당에서 고용, 부동산, 교육 등 사회경제적 이슈에 집중할 수 있는 핵심 이슈 정당(focus issue party)으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정책위원회와 정책연구소를 이러한 이슈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로 혁신하고, 걸맞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정체성과 정치적 지지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
정책과 리더십, 정당을 통해 새로운 중심을 형성하는 작업은 상당한 시간과 지혜를 요하는 지난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번 대선 결과는 민주개혁세력들이 방기했던 이러한 과제들을 한나라당과 보수 세력이 결국 해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몸도 마음도 단정하게 하고 새해에는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새사연이 열심히 해야 나라가 올곧게 선다는 생각으로 2008년을 맞습니다.
[시론]새로운 ‘진보의 축’ 필요한 때
입력: 2008년 01월 01일 17:34:41
민주개혁세력의 대선 패배에 대한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 원인으로 경제 이슈의 압도나 보수 세력의 강력한 결집을 들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또는 집권당 후보의 무능력을 거론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대선 결과가 민주개혁세력이 지닌 세 가지 약점에서 비롯되었고, 따라서 대안 역시 이에 대한 시급한 보완을 통해 새로운 중심을 형성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첫째, 민주 세력의 취약한 정책 능력이다. 그들은 분배는 차치하고 자신들만의 독자적 경제 모델을 실현하는 데 무능력했고 성장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게을렀다. 민주적 시장 경제론이든 혹은 성장과 분배의 균형발전론이든 민주세력의 경제 모델은 한 번도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이유로 포기되거나 세계화의 명분으로 철회되었다. 지지층들의 사회, 경제적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경제 모델의 부재와 이를 실현할 정치적 의지의 실종이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1차적 원인이다. 따라서 민주적 경제 모델과 개혁적 시장원리를 구현할 합리적 정책 집단의 형성이 첫 번째 과제이다.
둘째, 정치력을 갖춘 리더십의 부재이다. DJP 연합이든 노무현과 정몽준의 연합이든 지지자들이 선뜻 나섰던 이유는 강력한 지역주의와 보수 세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치적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이심전심 때문이었다. 이제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루어지는 이질적 정파간의 연대는 더 이상 정치적 용인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집권 10년 동안 손 놓고 있다가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졸속으로 협상하고 결국 결렬되는 구태의연한 과정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민주진영이 편협한 과거 세력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정답은 새로운 연대와 연합의 원리에 기초한 정치력과 리더십의 확립이다. 강금실·천정배·추미애 등 통합신당은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차세대 정치인들을 적지 않게 갖고 있고, 문국현의 창조한국당은 ‘사람 중심 진짜경제’라는 소중한 콘텐츠를 갖고 있다. 민주개혁세력에게는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참혹하게 각개격파당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 내는 정치력의 발휘를 통해 제대로 된 야당의 교두보를 마련하든지 하는 결단의 순간이 다가왔다.
셋째, 분열과 혼란으로 점철되었던 허약한 정당의 문제이다. 문제의 본질은 기간당원제도, 투톱시스템도, 실용과 개혁의 선택도 아니다. 핵심은 기존의 백화점 정당에서 고용, 부동산, 교육 등 사회경제적 이슈에 집중할 수 있는 핵심 이슈 정당(focus issue party)으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정책위원회와 정책연구소를 이러한 이슈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로 혁신하고, 걸맞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정체성과 정치적 지지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
정책과 리더십, 정당을 통해 새로운 중심을 형성하는 작업은 상당한 시간과 지혜를 요하는 지난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번 대선 결과는 민주개혁세력들이 방기했던 이러한 과제들을 한나라당과 보수 세력이 결국 해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상호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연구교수〉
무화과님. 몸도 마음도 단정하게 갖자는 다짐, 오늘 시무식에서 제가 상근 운영위원들에게 당부한 말인데요. 새사연 운영위원의 모범을 늘 보여주셔서 자랑스럽습니다.
토평님/ 과거형의 민주화세력, 낡은 진보세력(?)의 틀을 벗고 거듭난다면 ‘새로운 중심’이 형성될걸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