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민 분노 일으켜 ‘민영화’ 합리화하나
안녕하세요? 경제기사를 꼭꼭 씹어서 전해 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안녕 못 합니다"가 세밑 인사가 됐네요. 연말이라, 제가 올해에 썼던 글들을 한군데 모아 봤습니다. 신문 등에 쓴 시론만 60여 편이 넘네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정부의 경제 전망에 관한 비판들,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는 '줄푸세'라고 강조하면서도 은근히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촉구한 글들, 그리고 여름에 들어가면서 쓴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 후퇴에 관한 글들, 그리고 최근 TPP와 민영화로 완전히 드러난 '근혜 본색'에 관한 글들이 대종을 이룹니다.이번 주에도 이런 기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특히 민영화에 관한 정책 발표와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두드러졌습니다. 그 동안 3주에 걸쳐 소개해 드렸던 TPP 얘기를 짧게 요약한 제 글을 먼저 읽어 보시죠.[관련글] (☞ [정동칼럼]갑오년의 TPP)TPP 4대 선결요건이번 주에 TPP 관련 보도는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한 토론회에서 한 [...]
‘최후의 권력’과 의료 민영화
지난 1일 방송된 SBS 창사특집 대기획 <최후의 권력- 제4부 금권천하>는 참으로 훌륭했다. 제작진 모두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 마이클 무어의 <식코>보다 뛰어나다. 두 아이의 이름이 지금도 내 귓가에 맴돈다. 아샨 존슨과 디어몬트 죠지. 한 아이의 눈물과 한 아이의 죽음은 자본의 논리를 단번에 무너뜨렸다. 무엇을 위한 효율성이고 무엇을 위한 (선택의) 자유란 말인가.디어몬트는 단지 충치를 앓았을 뿐이다. 하지만 돈이 없어 치주염을 방치하다가 바이러스가 뇌까지 침투해서 숨졌다. 아이는 메디케이드(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국가의료시스템)의 대상이었지만 병원은 치료를 거부했다. 아샨은 단지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났을 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세 번째로 잘 사는 도시인 시카고의 이매뉴얼 시장은 공립학교의 예산을 20% 가량 삭감했다. 아샨의 학교는 폐쇄됐고 아이는 길거리에서 “교육은 우리의 권리”라고 목청을 높인다.방송에서 한 전문가는 “의료수가를 시장 원리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언제나 야바위를 의심하지만 “시장에서 결정되었다”고 하면 [...]
새로운 첫 해를 달려온 사회적경제 주체들에게 박수를
“지금은 물이 들어오는 때입니다. 물 들어올 때 배 띄어야 겠죠. 하지만 그럴려면 배와 배를 저을 노는 스스로 준비해서 가지고 있어야 겠죠?”지난 5일 대전 신협중앙회 연수원에서 열린 2013년 협동사회경제활동가대회에서 ‘사회적경제 동향과 실천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문보경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의 말이다.기대와 우려 속에 달려온 2013년의 사회적경제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에는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전국의 40개 단체들이 속해있다. 작년 11월 발족식 이후 올해로 두 번째 활동가 회의를 갖는다. 작년 회의에서는 후원단체가 일반 영리기업이었는데, 올해 후원단체들은 신협중앙회, 시흥시자활기업연대, 두레생협연합, 아이쿱생협, 한살림, 행복중심, 사회연대은행, 사회투자지원재단, 해피브릿지, 액투스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로 꽉 차있다. 한 해 동안 일어난 우리 사회적경제의 성장을 그대로 보여준다.올 한해 우리의 사회적경제는 적지 않은 발전과 성과를 거두었다. 외환위기 이후 자활의 등장, 2007년 이후 사회적기업의 등장, 2012년 이후 협동조합의 등장으로 다양한 형태의 조직이 생겼고, 이를 통합하여 사회적경제라는 새로운 개념이 점차 [...]
‘진격의 박근혜’… 민영화 일사천리로?
안녕하세요? 경제뉴스 읽어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뻔한 사실을 아니라고 상대가 잡아떼는데 딱히 증명할 길도 없을 때, 더구나 그가 힘이든 뭔가를 가지고 있어서 주위도 은근히 그의 편을 들 때, 또 싸워 이길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일 때, 우리는 속이 터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를 들고 나왔을 때가 그랬죠. 그의 본령은 '줄푸세'였는데 말이죠.FTA는 '줄푸세'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 FTA를 추진한 이유중 하나에 '외부 충격에 의한 내부 쇼크', 즉 서비스산업의 규제완화가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부문의 개방, 즉 미국 제도의 수용이 그에겐 우리 내부구조의 돌이킬 수 없는 '개혁'으로 여겨졌죠. 그러니 그 원조격인 박 대통령이 이 논리를 마다할 리 없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일본의 아베 정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받아들인 미국식 제도의 파탄이 2008년 이래의 [...]
갑오년의 TPP
“안녕들 하십니까?”가 유행이라는데, 전혀 안녕하지 못했던 2013년이 저물고 갑오년이 온다. 120년 전 ‘갑오농민전쟁’의 그 갑오년이다. 그 해 청일전쟁이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격변을 수면으로 드러냈다면 이번 갑오년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그 역할을 할 것이다. 120년 전에 중국과 일본이 맞대결했다면 이번엔 중국과 미국이 동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대결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미국 편에 섰고 이제 한국은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1972년 이래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경제적 포용(engagement)과 군사적 봉쇄(containment)이다. 이를 합쳐서 ‘봉쇄 포용’(congagement)전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은 ‘도광양회’(빛을 감추고 힘을 기른다)의 외투를 입고 경제성장에 주력했고 미국 역시 ‘대순항’(Great Moderation)의 호시절을 즐겼다.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는 모든 상황을 뒤바꿨다. 우선 경제 면에서 양국의 밀월관계에 금이 갔고 미국으로선 그저 포용만 할 수는 없게 됐다. 미국이 중국의 제조업 제품을 수입하고 중국은 무역흑자로 미 재무부 증권을 사서 달러를 되돌려 주는 ‘차이메리카’라는 아름다운 공생관계가 [...]
필리핀 의료봉사 현장서 자주 들은 그 말 “I have no money…”
지난11월 8일 필리핀 중부를 강타해 셀 수 없는 사상자와 이재민을 만들어낸 태풍 하이옌. 초기 긴급 구호팀이 들어가고 지금은 부서진 도로와 전신주 등을 고치는 일과 필요한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비교적 순탄한 도움이 제공되고 있다. 태풍 발생 20일만인 지난 11월 28일,본인을 단장으로 한 6명의 의사와 그외 의료진 및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열린의사회 일원은현지에긴급 투입됐다. 중서부의 섬에 있는 아클란(Aklan) 주에서 칼리보(Kalibo)시 인근의 바탄(Batan), 알타바스(Altavas), 발레떼(Balete), 리바카오(Libacao), 방아(Banga) 5개 재난 지역을 돌면서 긴급 구호 및 일상 진료를 실시했다. 아파도 병원 가기 두려운 이 곳낮 12시를 넘기고 점심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대기 환자가 70여명이 남았단다. 이러다가 오늘은 10분 밥 먹고 진료해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 나야 다이어트 한다고 안 먹어도 되지만 다른 어린 친구들은 어떨까 모르겠다. 재빨리 점심밥을 먹고 다시 의자에 앉았다. 내가 소아 환자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