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우리의 미래?

By |2014/02/24|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1년도 채 안돼 좌초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17일 공개한 2013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로 환산해 1.0%에 그쳤다. 각 기관들의 2.8% 예측을 무색하게 한 성적이고 3분기의 1.1%에 비해서도 둔화했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일본의 신새벽”이라는, 자화자찬 일변도의 연설을 한 아베 총리가 아연실색할 만하다.사실 일본의 희망은 아베가 야심차게 들고 나온 임금 인상에 있다. 일본의 경제인단체연합까지 나서 사회적 대타협의 모습으로 임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내수에 의한 성장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통계는 오히려 실질임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4월 소비세율이 예정대로 인상된다면 소비는 더욱더 줄어들 것이다.하지만 ‘아베노믹스’의 진정한 문제는 시위를 떠난 지 얼마 안된 세 번째 화살에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미·일 FTA라고 생각해도 좋다)이라는 외부 충격에 의해 서비스 시장의 민영화와 규제완화를 노리는 정책은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일본 고유의 [...]

‘부산외대 추가합격’을 기원하는 청소년에게

By |2014/02/20|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어제 새벽 부산외대 신입생들의 참사 소식이 전해졌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 중 건물 붕괴로 인한 사고였다.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회자된 것은 놀랍게도 ‘부산외대 추가합격'이었다. 실제 사고 이후 학교 측에서 추가합격을 알리는 문자를 보냈으나, 이는 사고와는 무관한 절차였다고 한다. 이와는 별개로 인터넷 상에서 ‘부산외대 추가합격'이 검색어로 떠오르거나, 사망한 이를 애도하면서도 혹시 추가합격자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친구들의 사망 소식을 들으면서 대학 추가합격을 떠올리는 사회라니, 아이들에게 정말 못할 짓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내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남의 것을 빼앗아야만 하는 사회,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자신을 혹독하게 훈련시켜야만 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 과연 협동하는 경제인 사회적경제가 가능할까?전국의 몇몇 곳에서 초, 중, 고등학교 선생님들 중 뜻있는 분들이 아이들에게 사회적경제를 가르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모여서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어떻게 가르쳐야 [...]

삼성의 세 얼굴

By |2014/02/17|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첫 얼굴-2004년 9월 모스크바 공항. 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9월, 3박4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당시 청와대 동북아 비서관으로, 시베리아를 관통해서 한반도까지 이어지는 철도·가스관·IT망을 꿈꾸던 나는 TSR-TKR(시베리아 철도와 한반도 철도) 연계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일주일 전에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모스크바 시내로 가는 대로변에 삼성과 LG의 광고 깃발이 끝없이 걸려 있었다. 모스크바 시내 곳곳의 광고탑, 무엇보다 아파트 바깥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 박혀 있는 이들의 붉고 푸른 로고는 나를 뭉클하게 했다. 이렇듯 삼성은, 특히 해외에서 만난 삼성은 말 그대로 내셔널 챔피언이다.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또는 싸이의 춤을 따라하며 열광하는 외국인들을 볼 때와 마찬가지로 삼성은 우리의 자부심을 북돋우는 존재다. 둘째 얼굴-2014년 1월 서울. 삼성의 입사 시험에는 매년 20만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린다. 과열을 걱정했던 것일까? 지난 1월15일 삼성그룹은 서류전형을 [...]

사회적 경제 지원법 제정, 지금이 적기다

By |2014/02/13|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월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를 강조하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5일 연설에서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여야가 국회 차원의 사회적경제특위를 만들자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이 중진인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지난 1월 사회적경제특위를 구성했고 민주당도 2월에 신계륜 의원이 주도해서 사회적경제정책협의체를 띄웠다. 이런 움직임에는 이론적, 역사적 근거가 있다. 자본주의 시대의 대표적 사회적 경제 형태인 협동조합에 대해서 19세기 경제학자들은 좌우, 중도를 막론하고 찬사를 보냈다. 카를 마르크스의 자유로운 인간들의 연합체는 협동조합을 상정한 것이 분명하고, 같은 시대에 한계혁명을 주도한 레옹 발라는 열렬한 협동조합 예찬자이자 실천가였다. 중도파라 할 수 있는 존 스튜어트 밀 역시 협동조합 형태가 “결국 세상을 지배할 것임에 틀림없다”고 공언했다. 역사적으로 협동조합은 대체로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둬 왔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7원칙 중 네번째인 자율의 원칙은 협동조합이 국가와 [...]

플랫폼에 관한 단상

By |2014/02/12|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1980년대 개방의 소용돌이에 둘러싸인 중국의 단면을 묘사한 지아장커의 ‘플랫폼’이란 영화를 보면 정작 플랫폼은 등장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기적소리를 들으며 여기를 떠나 어디론가 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꿈꾸는 사람들만 보여준다. 개방으로 인한 인민들의 혼란을 왜 ‘플랫폼’에 빗대어 풀어나갔을까? 플랫폼에 오르는 사람은 주체다. 목적지가 있을 터이니 그렇다. 주체가 아닐 수도 있을까. 무작정 플랫폼에 오른 누군가를 떠올려 보더라도, 그는 차에 오를 것인지, 아니면 뒤돌아 밖으로 갈 것인지, 플랫폼에서 한 동안 미아가 될 것인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결국 플랫폼에 오른다면 주체가 된다. 즉, 플랫폼의 매력은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주체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플랫폼의 또 다른 매력은 어떤 장소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면 또 다른 어디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주체가 개별적으로 길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깔끔하게 해결해주는 수단이 플랫폼이다. 그래서 플랫폼이 대중교통수단의 핵심요소이다. 따라서 싫든 [...]

돌고 돌아야 진짜 돈이다

By |2014/02/11|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의 작은 섬 마을 코목스 벨리(Comox Valley)에는 '공동체의 길(Community Way)'라는 이름의 독특한 화폐(쿠폰) 시스템이 존재한다. 지역 상인과 비영리단체,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운영되는 이 지역화폐 모델은 화폐 발행자가 상인이다. 통상적인 할인쿠폰이 구매자들에게 상품에 대한 가격할인 혜택을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이 화폐는 단순히 판매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먼저 이 화폐 발행에 동의하는 지역 상인들이 모여 할인 대상 품목을 정한 후 할인권을 인쇄하여 지역 사회에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에게 전달한다. 비영리단체는 수령한 화폐를 가지고 있다가 단체에 기부금을 내거나 자원봉사 활동을 제공한 주민들에게 일종의 '답례품'으로 이 화폐를 건네준다. 착한 일을 한 대가로 화폐를 받은 주민은 화폐를 발행한 상점이나 가게에 들러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봉사료를 줄 때 사용한다. 상인들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 단체를 도와주면서도 매상이 늘어서 좋고 비영리단체는 재정구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