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틀려 맞춘 경제성장률 3.0%안녕하세요? 경제뉴스를 읽어 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한국은행이 3월 26일 ‘국민계정 잠정치’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3년 국민계정 잠정치’에 따르면 2013년 국내총생산(GDP)은 2012년에 비해 3.0% 증가했고 1인당 GNI는 2만6205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만하면 괜찮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부와 한은의 경제전망 및 실적치. ⓒ기획재정부 ‘2013년 경제전망'(2012. 12) 더구나 정부를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경제성장률을 정확히 맞췄다는 점입니다. 물론 한은이 2005년 연쇄가격을 2010년 연쇄가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0.2%포인트 성장률이 증가했고 이번 한은 계정에는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라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습니다. 즉 과거엔 통계에서 빠졌던 항목이 추가돼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2년의 경제예측이 1.6%포인트 틀리는 등 지난 정부 내내 1%포인트 이상 낙관적 전망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발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돕니다.그래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두 번 틀려서 결과를 맞혔다고나 할까요? 과거의 정부가 계속 예측에 실패한 것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에 대한 낙관적 전망 때문이었죠. 이번에도 그 잘못은 되풀이됐습니다.<표1>은 정부와 한은의 마지막 2013년 전망과 3월 26일에 발표한 한은의 실적(잠정)을 비교했습니다. 민간소비에서 0.7%~0.8%포인트 낙관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민간소비가 우리나라 GDP의 50%를 조금 넘으니까 여기서 0.4% 이상 GDP 증가율을 과대평가했던 거죠.다음으로 설비투자에서도 정부는 3.5%(한은은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론 1.5% 감소했으니까 약 5%(한은의 경우 4.2%) 잘못 예측했습니다. 설비투자가 GDP의 약 15%를 차지하니까 여기서도 0.75% 정도 과잉 전망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거시경제에서 중요한 두 부분에서 1% 이상 또 틀렸던 거죠. 여기까지만 보면, 이 두 가지 과대평가를 들어 경제성장률이 2% 약간 넘을 거라고 예측했던 제가 옳았던 거죠.하지만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바로 건설투자입니다. 정부는 2% 성장하리라고 예측했지만, 실적치는 6.7%였으니까 4.7%포인트 더 나온 거죠. 건설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 정도니까 여기서 0.7% 정도 만회했습니다. 작년 내내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을 쓴 보람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특히 세종시 건설이나 평창 올림픽 준비 등 공공 건설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설비투자의 저조를 건설투자의 선전으로 메꿨다고나 할까요?다음 나머지 해외부문은 어땠을까요? 수출은 놀랍게도 4.3% 증가를 정확히 맞혔습니다. 하지만 수입이 3%포인트(=4.6%-1.6%) 정도나 적게 증가했습니다. 작년 수입액이 GDP의 50%에 약간 못 미치니까 해외부문에서 1.5% 정도 국민소득의 누출이 줄어든 거죠. 여기에 정부 분야나 통계상 불일치, 환율의 계산 방법 등이 들어가서 전체 경제성장률이 원래 정부의 전망과 비슷해진 겁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분야에서는 금년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겁니다. 정부는 금년에 3.9%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3.3% 증가할 거라고 예측한 결과입니다. 설비투자는 물론 세계경제의 회복에 따라 작년의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만, 민간소비는 그렇게 많이 증가하지 못할 겁니다. 가계부채가 민간소비의 증가를 억누르고 있으니까요.수출입은 해외 요소가 많아서 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만 산자부는 4월 1일, 2014년 3월의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EU에 대한 수출이 각각 17%와 15.2%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죠. 무선통신기기, 반도체에 더해서 자동차, 드릴쉽(Drillship, 시추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도 가세했습니다.하지만 금년 1월에는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였고(-0.2%), 1월에는 1.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이 정부의 연간 전망대로 6.4% 증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수입 증가율은 정부 전망치(9%)보다 훨씬 낮을 것이 확실해 보여서 대외 부문이 경제성장률을 지탱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1인당 GNI 2만6205달러의 비밀저도 가끔 하는 말입니다만, 우리나라 1인당 GNI가 2만6000달러라는 사실이 믿기십니까? 우리 집처럼 4인 가족이면 10만 달러가 넘고 원화로 환산하면 연간 평균 가구소득이 1억1500만 원이나 된다는 얘기니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은 ‘2013년 국민계정(잠정)’ 2페이지 2013년 중 국내총생산(명목 GDP)은 1428.3조 원으로 전년보다 3.7% 늘어났는데(위에서 3.0%라고 한 건 실질 기준입니다. 그러니까 0.7% 정도 물가가 상승했다는 얘기죠) 미국 달러 기준으로는 약 6.7% 증가한 1조3043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즉 환율이 평균 약 2.8원 하락해서(원화의 평가절상) 달러 기준으로는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겁니다. GNI는 우리의 소득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지니는가를 국제적 관점에서 보는 거니까요.앞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또 하나 알아야 할 지표는 PGDI라는 지표입니다.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 Personal Gross Disposable Income)이란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민간비영리단체의 소득 합계입니다. 즉 기업이 번 돈을 뺀 실제 가계 소득을 국민 숫자로 나눈 수치니까 가계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1인당 PGDI는 1만4690달러로 전년(1만3670달러)보다 1020달러 증가했습니다. 이 수치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1600만 원이 되고, 4인 가족이면 1년에 6400만 원쯤 벌어들였다는 얘기가 되죠. 이게 평균이라면 이제 우리 집은 전체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하는지 짐작이 되시겠죠?*본 글은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의 칼럼지인 <프레시안 뷰>에 기고되었습니다.<프레시안 뷰>는 조합원만 볼 수 있으나 일부 칼럼을 선별해 전체 공개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글을 보고싶으신 분들은 프레시안의 조합원이 되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