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추가합격’을 기원하는 청소년에게

By | 2014-02-20T10:03:26+00:00 2014.02.20.|

어제 새벽 부산외대 신입생들의 참사 소식이 전해졌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 중 건물 붕괴로 인한 사고였다.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회자된 것은 놀랍게도 ‘부산외대 추가합격’이었다. 실제 사고 이후 학교 측에서 추가합격을 알리는 문자를 보냈으나, 이는 사고와는 무관한 절차였다고 한다. 이와는 별개로 인터넷 상에서 ‘부산외대 추가합격’이 검색어로 떠오르거나, 사망한 이를 애도하면서도 혹시 추가합격자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친구들의 사망 소식을 들으면서 대학 추가합격을 떠올리는 사회라니, 아이들에게 정말 못할 짓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내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남의 것을 빼앗아야만 하는 사회,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자신을 혹독하게 훈련시켜야만 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 과연 협동하는 경제인 사회적경제가 가능할까?전국의 몇몇 곳에서 초, 중, 고등학교 선생님들 중 뜻있는 분들이 아이들에게 사회적경제를 가르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모여서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교재와 교안을 만들고 있다. 그 선생님들이 가장 답답해 하는 부분은 아이들에게 ‘협동’이라는 가치가 전혀 현실적인 선택으로 여기지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동네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어장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 서로 경쟁해서 잡을 것인지 아니면 협동하여 규칙을 정해놓고 잡을 것인지를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수업 중에 만들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반 아이들 태반이 경쟁해서 물고기를 잡는 쪽을 선택했다고 한다. 왜 협동을 선택하지 않았냐고 했더니, “내가 협동한다고 해서 남들도 협동할 것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믿냐?” 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남을 믿고 협동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 되어버렸다. 남보다 뒤처지면 안된다, 쟤보다는 공부 잘해야지, 넌 왜 이것밖에 못해 등등의 소리를 들으며 자라왔으니 협동을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전국 1위부터 꼴찌까지 성적순으로 줄세우기가 매년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러니 친구의 사망 소식에 추가합격을 떠올리게 될 수밖에 없다.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그래서라도 더욱 더 아이들에게 사회적경제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협동할 때 더 나은 상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협동한다는 것이 나만 손해보는 일이 아니라 나도 좋고 친구도 좋고 그리하여 전 사회적으로도 이익이라는 것을 알게끔 해야 한다. 뺏고 뺏기는 게 아니라 자기 것을 내놓으면 모두가 가진 게 더 커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는 협동을 통해 공유자원을 생산하고 이용하는 것이다. 사회에 공유자원이 많을수록 개인의 삶은 여유로워진다. 공공도서관, 구립 어린이집과 같이 적은 비용으로 함께 사용하는 것이 공유자원이다. 민주주의, 복지국가, 이런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공유자원은 내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를 만드는데 굳이 내가 참여하지 않아도 나중에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나면 나도 똑같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공유자원은 시장에 그냥 두면 잘 생산되지 않는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런 공유자원은 국가가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생산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가 모든 것을 감당할 수는 없다. 이는 효율적이지도 않고 그럴 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자신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 공유자원을 만들어가는 것이 사회적경제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다양한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등장하지 않았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고, 그 과정에서 경제활동도 한다. 때문에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경제적인 문제 역시 나보다는 내가 속한 공동체, 사회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경제에 기반한 사회문제 해결은 공유자원을 넓혀가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국가나 정부가 해결해주기를 기다리는 방법도 있지만 스스로 나서면서 우리 사회의 공유자원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을 보고 익힌다. 학습과 훈련을 통해서 공유자원을 늘리고 그 결과로 늘어난 공유자원을 보면서 다시금 사회적경제 대한 희망과 의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경제란 결국 협동하는 삶, 공유자원을 통해 전체의 삶을 풍유롭게 만드는 삶을 말한다. 누군가 그랬다. 사회적경제는 “나의 꿈을 통해 남의 꿈을 돕는 것” 이라고 말이다. 우리 아이들도 나의 꿈을 통해 남의 꿈을 돕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자. 우선 초중고등학교 교육에 사회적경제에 대한 과정을 개설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매점을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학교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자. 사회적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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