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로 취임하였다. 그는 약 1300여년 만에 유럽이 아닌 지역에서 선출되었다. 교황청은 26일 홈페이지를 통해,‘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the Joy of the Gospel)’이란 제목으로 교황의 첫 번째, ‘교황 권고(apostolic exhortation)’원문을 공개하였다. 지난 8월에 교황이 직접 원고를 직접 작성했다고 하는 권고문은 과거 교황들이 의례적으로 작성한 형식적이고 딱딱한 문서는 아니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 했던 그의 경험과 애정이 따뜻한 언어로 녹아있다. 전체 244쪽으로 구성된 방대한 분량의 원문은 천주교가 앞으로 주로 어떤 부문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제2장 1항,‘현대 사회가 직면한 몇 가지 도전 과제’는 돋보인다. 현대 자본주의 경제의 문제점을 어느 경제학자 못지않게 통렬히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 금융투기, 불평등, 낙수효과 등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여 현대 경제의 문제점들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과히 교황의 경제학이라 부를만하다. 그 핵심은 각각의 소제목에 분명히 드러나 있다. 현 경제체제의 문제점은 바로, 배제와 불평등, 화폐 숭배, 그리고 금융투기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새로운‘독재’라고 통렬히 비판한다. 이는 마르크스, 케인즈, 폴라니…그 누구의 경제학도 아닌 바로 인간의 경제학이다. 원문이 발표되고 난 후 반향이 적지 않다. 영국의 가디언은‘고삐 풀린 자본주의’는 새로운‘독재’라는 단어를 인용하며, 부유층은 부를 공유하고 글로벌 지도자들은 일자리, 교육, 그리고 의료 복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교황의 발언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교황이 현대 경제의 문제점을 밝힌 부문에 대해서,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짤막한 해설과 함께 13가지 차트를 추가하여 블로그를 게재하기도 하였다. 미국의 The Atlantic이라는 잡지는 20세기 후반기, 바티칸이 공산주의 세계와의 갈등에서 이제는 반자본주의로 급격한 전환을 이루고 있다며, 다소 과도한 역사적 평가를 내리기도 하였다. 교황은“교회가 손에 흙을 묻히는 것을 주저해선 안 된다”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가는”현실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은 날로 확대되고, 민주주의는 갈수록 퇴보하는 지금 시기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가 적지 않다.(강조는 번역자) 현대 세계가 직면한 몇 가지 도전과제(Some Challenges of Today’s World) 2013년11월26일Pope Francis 오늘날 인류는 많은 영역에서 이뤄진 발전을 통해 역사적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인간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의료, 교육, 통신과 같은 부문에서 이루어 진 변화들만을 찬양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시대의 대다수는 겨우 하루 벌어 살 정도로 비참하게 살고 있으며 또 수많은 질병에 걸려 살고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이른바 부유한 국가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두려움과 절망에 사로잡혀 있다. 삶의 기쁨은 희미해지고, 타인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고, 폭력은 늘어나고 있으며, 불평등은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은 거의 사라지고 인간은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시대사적 변화는 과학과 기술에서 일어난 막대한 질적, 양적, 급격한, 누적적인 발전,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다양한 영역에서 과학과 기술의 즉각적인 응용을 통해서 추동된 것이다. 우리는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는 종종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권력을 만들고 있다. 배제의 경제는 아니다 십계명에서‘살인을 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인간의 삶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명확한 경계를 그은 것처럼, 오늘날 우리는‘배제와 불평등의 경제를 유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쳐야 할 때다. 그러한 경제는 살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늙은 노숙자가 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은 뉴스거리가 되지 않지만, 주식시장이 2 포인트만 하락해도 뉴스가 되는 게 말이나 되는가? 이는 배제의 사례다.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먹을 것을 계속 버리고 있다. 이런 사회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는가? 이는 불평등의 사례다. 오늘날 모든 것은,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을 누르고 사는 경쟁과 적자생존의 법칙에 예속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다수 대중들은 스스로 배제되고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일자리도 없고, 희망도 없으며, 이를 벗어날 어떤 수단도 없는 채로. 배제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인간이 사회에서 어떤 의인간은 그 자체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물건으로 취급받고 있다. 우리는 지금 만연하고 있는, ‘버리는’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단순히 과거의 착취나 억압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다. 미를 지니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배제된 사람들은 단순히 사회의 변방이나 박탈된 권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심지어 그런 것의 일부조차도 아니다. 그들은 착취된 것이 아니라 버림받은, ‘찌꺼기’ 취급을 받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어떤 이들은 여전히 낙수이론(trickle-down theories)을 옹호하고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자유시장이 촉진하는 경제성장은 궁극적으로 좀 더 정의롭고 포용적인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단 한 번도 사실로 입증된 바 없는 이러한 견해는, 현존 경제체제를 신성화하고, 경제 권력을 쥐고 있는 이들의 선의를 맹목적으로 믿겠다는 조잡하고 순진한 발상일 뿐이다. 그러는 사이 배제된 이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타인을 배제하는 생활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혹은 그러한 이기적인 이상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 무관심의 세계화가 발전하고 있다. 이를 알지도 못한 채,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에 대해서 동정을 느낄 수 없고,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함께 눈물 흘릴 수도 없으며, 그들을 도울 필요성조차 느낄 수 없는 상태에 이르고 있다. 마치 그런 모든 것들은 그들의 책임이지 내 자신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번영의 문화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 시장이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흥분하고 만다. 반면 기회의 부족에 허덕이는 모든 사람들은 단지 구경거리에 불과하다; 그들은 더 이상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원문 게재 사이트http://www.vatican.va/holy_father/francesco/apost_exhortations/documents/papa-francesco_esortazione-ap_20131124_evangelii-gaudium_en.pdfhttp://www.theguardian.com/world/2013/nov/26/pope-francis-capitalism-tyrannyhttp://www.washingtonpost.com/blogs/wonkblog/wp/2013/11/26/pope-francis-has-a-few-thoughts-about-the-global-economy-we-added-these-13-charts/?wprss=rss_national&clsrdhttp://www.theatlantic.com/international/archive/2013/11/the-vaticans-journey-from-anti-communism-to-anti-capitalism/281874/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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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낳는 불평등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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