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부양으론 경기 못 살린다

By | 2013-07-24T15:24:40+00:00 2013.07.24.|

박근혜 정부가 눈에 보이는 경제실적 쌓기에 초조해진 모양이다. 지난 11일 2단계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수도권 규제를 푸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우리 국토의 11%에 해당하는 ‘계획관리 지역’을 개발을 위해 풀어 주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정부는 이미 4월1일 부동산 관련 세금감면과 금융규제 완화, 수직 증축 모델링 허용을 포함한 대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에서 큰 변화가 없자 추가적인 규제완화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조만간 취득세 인하조치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내거는 이유는 늘 같다. ‘서민 주거안정’과 ‘실수요자를 위한 거래 활성화’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곳이 바로 부동산이다. 우선 건설사 관점에서 보면 주택은 개인이 시장에서 구매하는 가장 비싼 상품이고 건설기업들은 바로 그 상품의 공급자다. 비싼 상품이지만 대부분의 가구들은 그 상품을 사려고 하고, 건설기업들은 끊임없이 주택을 지어 판다. 사실 건설산업은 그간 과도하게(?) 호황기를 누려 왔다. 가계들이 능력을 넘어 과도하게 주택을 구매하려고 했던 탓이다. 때문에 2008년 기준 건설산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6%보다 높다. 정부는 경기활성화 수단으로 부동산 경기부양에 집착한다. 그동안 건설산업을 통해 경기 회복을 유도하고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거시경제정책을 전통적으로 많이 활용해 왔다. 개발독재시대부터 굳어진 방식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정점이라고 할 만하다. 지금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규제완화에 매달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건설업자와 정부 말고 또 다른 유력 이해관계자가 있다. 바로 은행이다. 신자유주의 금융 자유화나 개방화가 전개되면서 수익성을 제일로 추구하게 된 은행은 기업대출 대신 부동산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했다. 가계 대출시장과 건설사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덕분에(?) 가계부채가 1천조원이 넘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부동산 담보대출이 줄고, 그렇게 되면 은행 수익성이 약화된다. 이렇게 건설업계와 정부관료, 그리고 은행은 각자 이유는 다르더라도 모두 부동산 경기에 불을 붙여 거래가 팽창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똑같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여년 동안 그렇게 해 왔다. 이들은 서로 힘을 모아 부동산 가격을 급등시켜 왔다. 그에 비례해 주택수·부동산 거래·주택 담보대출은 모두 증가했다. 이들로부터 광고수입을 얻고 있는 언론들은 부동산 시장 활황을 찬양했다. 언론에는 언제나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했고 이른바 선진 부동산 투자기법과 높은 수익률 예측이 지면을 뒤덮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이들이 아무리 부동산 경기를 일으키려고 해도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이 수요를 일으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런데 좀처럼 주택수요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주택수요가 소득기반 주택수요가 아니라 부채기반 주택수요로 지탱해 왔기 때문이다. 빚을 얻고 전세를 끼고 무리하게 집을 구매했는데, 가계부채가 감당 불가능해지면서 더 이상 부채로 주택수요를 창출할 수가 없게 됐다. 세금을 깎아 줘도, 대출 규제를 풀어 줘도 주택수요가 늘지 않는 이유다. 이제는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고, 주택에 대한 접근방식을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건설업계는 집을 짓기만 하면 빚을 얻어서라도 구매할 수요자가 줄을 서 있던 시절이 끝났음을 인정하고, 적당한 수준으로 공급규모를 조정해야 한다. 은행 역시 ‘약탈적 대출 관행’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할 정도의 과잉대출로 제조업을 능가하는 수익창출을 누린 시절이 비정상적 상태였음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건설경기로 경기회복을 꾀하려는 기대를 접어야 한다. 지금은 그보다 우선하는 과제들이 많다. 경기부양이 가계부채 부담을 추가적으로 늘리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건설업 수익성 회복보다 국민 주거안정이 훨씬 급하다. 지금과 같은 건설산업 부양이 박근혜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창조경제 영역은 아니지 않는가. 고용창출 효과마저 극히 떨어지는 건설경기에 집착할수록 실제 경기회복은 없이 일부 지역에서 투기만 횡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글은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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