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지난 해’한국사회 분노의 숫자’라는 타이틀로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획 연재를 진행했습니다. 1년이 지난 현재 우리사회의 불평등은더욱더 다양한양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최근에는 불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갑과 을’이라문구를통해 보편화 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새사연은 2013년 7월부터 “분노의 숫자 시즌2″라는 제목으로 우리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 용어 해설 소득 불평등과 부의 불평등경제적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두 가지 지표가 바로 소득불평등(income inequality)과 부의불평등(Wealth inequality)이다. 소득불평등은 시장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시장소득으로 측정하며, 다른 지표로는 가처분소득 대비 불평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가처분소득은 각종 세금과 개인의 이자지급 등의 세외부담을 제외하고 사회보장금이나 연금과 같은 이전소득을 보탠 것으로, 정부가 저소득층에게 세금과 사회보장 혜택을 주어 불평등을 줄인 결과를 알 수 있다. 한편 부의 불평등은 각종 금융자산에 주택과 같은 비금융 유형자산을 모두 합산한 것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불평등(net worth inequality)으로 표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 문제 현상경제위기 진짜 원인은 불평등이다소득불평등이 2008년의 대침체를 초래한 근본원인이며, 현재 세계경제의 가장 중요한 이슈라는 주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물론 위기 초창기에는 은행 경영자들의 무모한 투자를 부추기는 과도한 성과 보수 체제나 혁신적 금융기법에 대한 무모한 신뢰, 금융회사의 불투명한 회계처리 등 미시적 요인을 위기 원인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 투기 이면에 실물경제 부문에서 거대한 소득불평등이 확대되고 있었고, 이를 감추기 위해 그 만큼의 자산거품과 부채를 일으켰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소득불평등이 경제위기의 제 1원인으로 불평등이 지목되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 평균 노동자연봉의 격차는 145배 그러면 우리나라의 불평등은 얼마나 악화되었을까? 불평등을 살펴보는 일반적인 지표로 지니계수나 상위 1% 소득 점유율 등이 주로 사용되지만, 우리의 경우 상위 1% 소득을 국세청에서 공개하지 않거나 가계소득 조사에서 부자들이 제대로 조사에 포함될 가능성이 적어 정확한 실태를 알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최고 연봉을 받는 대기업 임원들의 소득과 평균적인 직장인 임금총액을 비교해보았다.2012년 기준으로 수당 등을 모두 합친 직장인들의 연봉 총액은 평균 약 3600만원이었다. 그런데 최고 연봉을 받는 삼성전자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는 약 52억 원이었다. 2013년 6월 현재 등기임원 가운데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부회장 보수를 따로 알 수 없다. 전체 임원 평균 보수만 공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법이 개정되어 연봉 5억 이상 임원의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어쨌든 무려 145배에 이르는 격차다. 과연 삼성전자 임원과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능력격차, 성과 격차가 이 정도이기 때문에 이런 소득격차가 생기는 것일까? 평균 가구와 이건회 삼성전자 회장 재산 격차는 7만 3천배그러면 재산, 부의 격차는 어떨까? 부의 격차는 소득 격차를 훨씬 뛰어넘는다. 재벌닷컴이 2013년 7월 1일 개인재산 1조 원 이상의 슈퍼부자 28명의 내역을 공개했다. 여기에 따르면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삼성전자 등 상장사와 삼성에버랜드 등 비상장사 주식, 배당금, 이태원 등 주택과 지방 소재 부동산 등을 합쳐 총재산 12조8천340억 원을 기록해 압도적 1위가 되었다. 이어서 정몽구 회장,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부회장 등 두 집안의 부자(父子)가 1위에서 4위 부자(富者)가 되었다. 반면 우리 중간소득 가구의 자산은 부채를 제외하고도 약 1억 7천 5백만 원이었고, 하위 20% 저소득층은 2300만원에 불과했다. 부채를 고려한 순자산으로 따지면 더 적어진다. 중간 가구기준으로 이건희 회장의 재산은 약 8만 배에 가깝고, 하위 20%를 기준으로 보면 무려 55만 8천배에 이른다. 비교 자체가 무색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 문제 진단과 해법어떤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정한 불평등은 불가피하고, 심지어는 경쟁을 자극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까지 한다. 부분적으로는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정도가 참아줄 범위를 훨씬 벗어났고 그 결과 경제위기의 원인이 될 정도였다. 미국 기준으로 볼 때, 불평등은 1929년 대공황 이래 처음이다. 한국사회의 불평등도 사실상 해방이후 최고라고 봐야 한다. 이 대목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스티글리츠의 다음과 같은 주장은 불평등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함축적인 암시를 준다. “불평등은 단순히 자연력이나 추상적인 시장의 힘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니다. 우리가 설사 빛의 속도가 더 빨라지기를 바란다고 해도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불평등은 대부분 과학 기술과 시장의 힘, 그리고 광범한 사회적 힘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견인하는 정부 정책에서 비롯한 결과다. 바로 여기서 희망과 절망이 교차한다. 이런 불평등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정책을 바꾸면 보다 효율적이고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