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1. 역사로서의 현재 – 3중 위기와 대침체에서 장기 침체로.2. “87년 체제”의 위기와 “거대한 전환”3. “정권교체”에서 “시대교체”로.[본문]1. 역사로서의 현재 – 3중 위기와 대침체에서 장기침체로 2012년 우리는 양대 선거를 앞두고 있다. 꼭 이겨야 한다는 당위를 확인하기 전에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역사의 좌표를 확인해야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스위지는 이런 역사의식을 “역사로서의 현재”라는 말에 담았다. 우리의 역사적 현재는 1929년 대공황 이래 자본주의 최대의 위기이다. 1990년대 말 미국정부는 IT 버블이 붕괴하자 재빨리 부동산 버블로 바꿔치기 했다. 그 수단은 금융규제완화와 금리 인하였고 그 결과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계기로 초래된 현재의 세계 금융위기이다. 2009년 전 세계적 금융완화정책과 재정확대정책으로 각국의 성장률이 회복기미를 보이자 G20의 세계적 차원의 개혁도, 또 오바마의 내부 금융개혁도 흐지부지 끝났다. 2010년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서 시작된 유럽의 재정위기로 제2차 위기가 촉발되었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같은 통화를 쓰면서도 경쟁력이 취약한 나라에 대한 보조금을 거부했기 때문에 생긴 사태이다. 비유하자면 우리 정부가 강원도에 대한 지역교부금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해서 서울이 강원도로부터 막대한 교역 이익(경상흑자)을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로 현재의 유럽 위기는 내부의 위기이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재정통합을 하는 대신 그리스나 이탈리아가 유로화 표시 국채를 발행해서 독일이나 프랑스 등 역내 강대국의 은행들이 인수하도록 했다. 재정이 해야 할 일을 금융으로 해결한 것이다. 미국이 소비와 재정을 재무성 증권으로 조달하고, 유럽이 재정을 역내 금융으로 바꿔치기 한 것은 모두 신자유주의 금융 시스템을 만능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은, 대규모 적자로 인해 재정확대정책도 쓸 수 없고 이미 0%에 이른 금리 때문에 금융완화정책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바야흐로 선진국 전체가 일본형 장기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바야흐로 “대침체”(Great Recession, 대공황과 비교하기 위해 학자들이 2008년 위기에 붙인 말)는 “장기침체”(Long Recession)로 전환되고 있다. 세계경제는 글로벌 불균형과 국제통화체제의 위기도 동시에 맞고 있다. 이 위기는 새로운 국제통화와 국제청산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는 해결될 수 없는데, 달러를 포기할 수 없는 미국의 힘은 여전히 강하고, G20는 IMF 기금을 조금 늘리는 정도의 밖에 합의하지 못했다. 위기 이후에 어떤 세상이 펼쳐져야 할지에 관한새로운 정책체계도 나오지 않았다. 1945년 이후의 복지국가를 뒷받침한 케인즈이론이 1930년대에 출간됐고, 1980년대를 풍미한 통화주의이론이 1960년대에 정립된 것에 비하면 위기 이후의 사회의 이론은 오리무중이다. 학문의 제국주의를 일삼으며 오만을 떨던 경제학은 이미 붕괴했다. 중장기 비전이 없는 상태에서 당장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미국은 “환율법”(환율을 조작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나라에 무역보복을 할 수 있게 한 보호무역법안)과 제3차 양적 완화(달러의 증발)로 또 한편의 환율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100년이 넘는 주기를 갖는 패권 주기도 최저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구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정점에 올랐던 미국의 단일 패권은 쇠퇴 기미가 역력한데 이를 대체할 패권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금융위기 이후 G2로 급부상한 중국이 새로운 헤게모니 체제를 구축하는 데는 아무리 짧게 잡아도 20년 이상 걸릴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세계는 중미간의 위태로운 힘겨루기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는 그 한 복판에 있다. 이렇게 10년 주기, 60년 주기, 그리고 패권 주기가 모두 최저점에 이른 상태를 나는 “3중의 위기”라고 불렀다(경향신문, 2009. 1.12).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석유의 생산이 정점에 이르는 오일피크가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으며(전문가들은 2015년경으로 예측한다) 글로벌 기후변화 역시 다음 세대의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에너지/석유 위기가 겹칠 가능성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장의 자동조절기능이 이런 문제를 곧 해결하리라고 믿기에 너무나 큰 위기들이 첩첩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주기가 다른 위기, 즉 시간대(time span)가 다른 위기가 중첩되고 있다는 것은 해결의 주체와 영역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로서의 현재”는 2012년 총-대선이라는 구체적인 한국 상황(알뛰세 표현으로 말하자면 conjuncture)에서 중첩적인 과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즉 우리는 위기의 각 영역에 고유한 해결 방향을 찾아내고, 2012년 한국이라는 정세 안에서 그 방향을 당장 실현할 하나의 가치와 비전으로 제시해야 하는 지난한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하나 하나의 위기 해결 방향조차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이런 작업은 고도의 추상성과 상상력을 요구한다. 2. “87년 체제”의 위기와 “거대한 전환” 세계경제 뿐 아니라 한국 내부에도 시한폭탄이 째깍거리고 있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부풀어 오른 부동산 버블과 이에 긴밀히 묶여 있는 가계부채가 바로 그것이다. 2009년 세계적 경기자극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한국의 수출대기업이었고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은 버블 붕괴의 초침을 잠깐 묶어두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 시작된 세계경제의 장기침체는 90%를 넘나드는 대외의존도의 한국경제를 바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자동차의 내수는 거의 늘어나지 않고 수출 증가율 역시 반토막 날 지경에 이르렀다. 1100원대에서 방어해 온 환율마저 무너진다면(현재는 유럽위기의 여파로 달러가 강해지고 있지만) 실물침체가 금융경색으로 이어지고, 부동산 버블 붕괴가 다시 금융위기를 불러올 위험마저 있다. 내부에서 파들거리고 있는 부동산 가격이 급락해도 1980년대 후반 미국의 S&L 위기처럼, 제2금융권으로부터 시작하는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로 진행되어 온 양극화는 사회 전체에 절망, 즉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금융자유화와 가계신용의 확대, 민영화와 규제완화 그리고 부동산과 증권 투기는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 지표들을 가파른 비율로 상승시켰다. 주거, 교육과 보육, 일자리, 노후, 건강 걱정이라는 이른바 ‘5대 불안’은 그 직접적 결과이다. 한국 정부의 시장만능주의는,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와 외환위기, 뒤이어 IMF의 강요와 내부의 적극적 협력으로 진행된 김대중 정부의 노동유연화, 민영화와 규제완화,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한미 FTA 추진과 이명박 정부의 비준으로 그 정점에 이르렀다. 군부독재를 종식시킨 “6월 항쟁”으로 시작된 “87년 체제”는 군부독재를 종식시켰을 뿐, 새로운 사회경제체제 모델이 자리를 잡지 못한 체제였다. 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정권을 잡은 “민주정부”는 자기 고유의 사회경제모델을 실행하지 못했다. 아니 그런 모델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이 시기에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클린턴-블레어정부가 그랬듯이 적나라한 신자유주의에 약간의 훈기를 불어 넣었을 뿐 시장만능으로 치닫는 시대를 역전시키지 못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탄했듯이 민주정부는 새로운 시대의 장자가 아니라 구시대의 막내였던 것이다…..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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