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1. 공공의 적이 된 재벌 대기업, 상인도 대기업이 문제2. 유통 재벌 대기업의 국내 유통시장 장악 전략3. 소매시장을 넘어 도매시장, 온라인시장으로4. 수요 독점을 기반으로 공급 독점력을 확보하고[본문]”공룡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은 초식동물을 위한 풀과 나무를 다 먹어치워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재 대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소기업 업종과 중소상인들을 괴멸시키는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결국 대기업도 죽게 돼 있습니다.”대형 선거를 1년 앞두고 갑자기 정치권에서 재벌 대기업 개혁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소관 국회 상임위인 지식경제위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김영환 의원의 발언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중소상인들의 시장을 빼앗아 고사시키면 전체 취업자의 1/4이 넘는 550만 자영업자의 소득이 줄어 이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시장을 빼앗은 대기업도 죽게 되어 있다는 얘기다. 이른바 ‘상생이 아니면 공멸론’이다.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적자생존이 냉엄하게 관철되는 자연계에서도 상식적으로 통하는 얘기다. 하물며 이성적 능력을 가지고 함께 살아야 하는 인간 사회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공멸이라는 훗날의 상식보다는 당장의 수익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 가지 예외가 있다. 풀과 나무을 다 먹어치우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다. 과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그랬듯이 국내에서 시장을 완전히 잠식하고 내수 시장이 침체되면 해외로 나가는 사례가 그것이다. 국내시장이 어떻게 되든 해외에서 생산기지를 만들고 해외에서 고용하고 해외에서 판매를 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명예까지 덧붙여진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조업 상품과 같은 교역재일 경우이다. 비교역재가 적지 않은 서비스 산업은 국내시장이 침체된다고 해도 쉽게 해외로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 서비스 분야 대기업들의 현실적인 조건을 보아도 그렇다. 내수 독과점을 누리고 있는 유통을 포함한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진출은 거의 걸음마 단계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경쟁하겠다고 하는 것처럼 월마트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는 유통 대기업은 없다. 해외로 나가기는커녕 동네 구석구석까지 시장을 장악하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뿐이다. 월마트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면 자신이 없을지라도 동네 가게와 경쟁하면 확실히 승산이 있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일례로, 지난 6월 10일 이마트가 신세계로부터 분할 상장되었을 때 주가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이마트의 전망을 밝게 보았다. 그 주된 이유는 이마트몰,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 이클럽 등 이마트가 추진하고 신사업들이 사업 초기 비용으로 인한 단기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이마트의 중장기 전망이 밝다는 것은 곧 중.소 도매상인, 소매상인, 온라인 상인들의 전망이 중, 장기적으로 매우 어둡다는 말로 통한다. 1. 공공의 적이 된 재벌 대기업, 상인도 대기업이 문제전통적으로는 대기업에 대한 부당함과 위기를 심각히 느꼈던 것은 주로 중소기업, 그것도 제조 중소기업이었다. 동네 상인들의 경우에는 내수 침체로 인해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손님이 줄거나 주위 비슷한 가게들이 너무 많아 과잉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사정이 달라졌다. 상인들이 가장 점포를 운영하는데 가장 힘들어 하는 요인이 주로 재벌 계열사에 속한 유통 대기업들 때문인 것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최근 중소 상공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첫 번째 문제는 바로 대기업이 상인들의 사업영역을 침해하기 때문으로 조사되었다.46%이니 절반에 가깝다. 내수 침체 때문에 물건이 팔리지 않아서 힘들다는 것은 18%로 1/5가 안 된다. 중소상인들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원하는 것을 보면 조금 더 대기업에 대한 불만이 올라간다. 대기업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는 요구가 절반을 넘는 56.7%다. 두 번째가 카드 수수료 등 비용 부담 경감이다. 그런데 사실상 우리나라 카드 업계가 1위는 신한카드(과거 LG카드 인수), 2,3위가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대기업들이라는 사실까지를 감안하면 대기업으로부터 정부가 중소상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답변이 광의로 보아 2/3이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 더 짚어둘 것이 있다. 중소 상공인들이 자신들과 같은 처지인 이웃 상인들과의 과당 경쟁을 힘들어 하고 있다는 비율이 1/5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정리해고와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몰리면서 초과잉 된 것이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일이다. 그러나 2003년 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자영업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 기조는 지금까지 8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2008, 2009년 경제위기가 심했을 때에는 매년 30만 명씩 줄어들기도 했다. 경제위기의 아픔을 가장 크게 경험했던 계층이 자영업이었고 그를 가중시켰던 것이 유통 대기업의 SSM 확장이었던 것이다.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는 것은 통계적으로도 입증된다. 그런데 그 결과 이미 적지 않은 자영업이 고통스럽게 ‘자연적으로’ 구조 조정되어 온 것이다. 그림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자영업 가운데 도 소매업 종사자만 해도 2004년 상반기에 비해서 20만 명의 절대 수자가 줄었다. 그 사이 인구가 늘었고 교육이나 사회복지 등 서비스 분야의 취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과 명확히 대조된다.그런데도 과잉을 여전히 느끼는 이유는 자영업이 축소된 공백을, 그 이웃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유통 대기업이 SSM등의 방법으로 밀고 들어왔기 때문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유통 대기업의 동네 상권 잠식을 통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영업 과잉해소를 해 보아야 대기업의 시장 잠식만 더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상인들 자신들도 자영업 과잉을 해소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비율은 ‘과당 경쟁 때문에 힘들다’는 비율의 절반에 불과한 10%이다. 결국 최근에는 중소기업 뿐 아니라 중소 상인들도 압도적으로 대기업의 독과점과 과도한 시장 잠식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고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몰리고 있는 중이다. 이제 한국의 재벌 대기업 집단을 정점으로 한 대기업들은 1700만 노동자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뿐 아니라 중소 상인들까지 거의 한국 국민들 대다수에게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생활과 경영 위협을 주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결과 중소기업과 중소 상인들 10명 가운데 9명이 대기업과의 격차가 확대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며 이를 매우 위기적인 상황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그림 참조) 이런 중소기업과 소규모 점포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최저임금 전후로 바닥을 헤매는 이유도 다른 데 있지 않다. 2. 유통 재벌 대기업의 국내 유통시장 장악 전략 “대형마트 483개, 기업형 수퍼 843개” 2009년 7월 16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천 옥련점에 대한 사업조정 신청을 시작으로 10개월 동안 중소 상인들이 대형 할인마트와 SSM 입점을 막기 위해 신청한 사업조정 건수가 무려 200개가 넘을 정도로 상인들은 사력을 다했다. 그 이전에 연 평균 잘해야 4개 정도 그것도 도소매업이 아니라 레미콘사업 등에서 나온 신청건수였던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그러나 겨우 2010년 11월이 돼서야 통과되고 상인들이 애초 원했던 허가제도 아니었던 유통법과 상생법이 만들어지는 동안에도 SSM 추가 입점은 쉬지 않고 계속 되었다. 강제사항도 없는 사업 조정제를 무시하거나, 가맹점 형식으로 우회 입점하는 식으로 2008년에 비해 약 350개 이상의 새로운 SSM을 입점 시켰던 것이다. 2009년 당시 이미 400개 가까이 늘어나 포화상태라고 평가되었던 대형마트의 경우도 확장세가 멈춘 것은 아니었다. 롯데 등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는 계속되었고 2011년 6월 현재 롯데 198개, 이마트 162개, 홈플러스 123개 등 3대 메이저 유통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대형 마트 점포는 무려 483개에 이른다. 여기에 SSM시장의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던 이마트는, 일반적인 SSM(330㎡ 이하)보다 훨씬 규모가 큰 미니 할인마트(660㎡ 이상) 시장을 특화시키기 위해 지난 5월 이랜드로부터 킴스클럽마트를 인수하는 방식을 취했다. 롯데는 이와 달리 999원 이라는 개념의 소형 수퍼 쪽으로 주의를 돌려 2009년 6월부터 지금까지 ‘마켓999’ 26개를 개점시키는 방식을 취했다. 이마트는 킴스클럽 마트처럼 중형 규모는 SSM이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유통법에 따르면 3000㎡ 이하 매장은 모두 SSM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야말로 동네 상권 시장을 잘게 쪼개면서 그물망처럼 촘촘히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8년까지는 영국계 테스코 소유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앞장서서 SSM입점을 선도했다면 2009년 이후에는 롯데, GS, 신세계 이마트(2011년 6월 10일자로 공식적으로는 이마트가 신세계로부터 분할 상장했다.)가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리는 양상이 되었다. 그 결과 특히 자산순위 재계 7위 롯데, 11위 GS, 22위 신세계 계열의 SSM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3. 소매시장을 넘어 도매시장, 온라인시장으로유통 대기업들의 국내 상권 싹쓸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기존 소매시장을 백화점 – 대형마트 – 중형 마트 – SSM –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시장 규모와 고객 계층, 상품별로 분할하여 장악하는 것조차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자, 아예 소매시장을 넘어 도매시장으로, 그리고 온라인 시장에 대한 재공략으로 끊임없이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 가운데 최근 가장 움직임이 큰 업체가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이다. 이마트는 대형마트를 거점으로 소매시장에 대해서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 메트로 브랜드로 기존 SSM시장에 뛰어들었고, 새로이 중간 규모 소매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54개 점포를 이미 가지고 있는 킴스클럽 마트를 인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온라인 시장을 공략을 재개하기 위해 지난 2010년 7월 1일 이마트몰을 리뉴얼한 후 적극적인 영업을 펼쳐왔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무려 162%나 늘어난 1420억 원을 올렸고 고객은 작년 대비 2배 이상이 늘어났다. 이들은 “오는 2013년까지 매출을 1조 원 대로 상승시켜 온라인 종합 쇼핑몰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까지 가지고 있다.더욱 극적인 것은 소매시장 포화가 점점 현실화되자 도매시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창고형 매장’형태이지만 실제로는 소매와 도매성격이 합쳐진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개점하기 시작했는데 수도권의 구성, 송림점과 대전의 월평점,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산의 서면점 준비가 그것이다.(그림 참조) 나아가 소매점들에게 물품을 공급해주는 온라인 도매 성격의 이마트 이클럽을 새로 시작한 바가 있다. 물론 전통적인 유통위주 재벌 그룹이었던 롯데 역시 유통관련 거의 모든 시장 영역에 대해 한발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GS의 사례도 유사하다. 소매 시장을 넘어 도매시장에서 역시 중소 도매상인들의 밥그릇을 뺏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분할 상장된 이마트가 신규 사업 진출로 인해 주가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이 “이마트몰과 트레이더스, 이클럽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는 것을 보면 향후 도매시장에서의 그 파장이 어떨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한 가지 덧붙인다면 최근 정치권에서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소모성 자재구매 대행 사업(MRO)’사업에 삼성과 LG의 계열사들이 시장 잠식을 급격하게 팽창시키고 있는데 이 역시 유통 도매시장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들이 사무용품이나 문구류에 대한 대량 도매 유통을 확대하면서 해당 분야 도 소매상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문구협회 신건식 전무는 “대기업의 MRO가 처음에는 자기네 그룹사나 계열사의 소모성 자제를 효율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협력사와 공공기관, 학교, 병원까지 영업을 확대해오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대형할인마트까지 MRO사업을 시작해 문구업계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기업의 MRO사업 확장이 중소 도매상들에게 어떤 충격을 주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삼성계열 MRO업체인 삼성 아이마켓은 지난해 매출이 1조 5천억 원에 이르고, LG계열의 MRO업체인 엘지 서브원은 2조 5천억 원을 달성했는데 모두 지난 1년 매출 성장률이 30%에 이르렀다. 계열사 내부 거래량이 갑자기 폭증할 리가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급격한 매출 증대는 계열사 물품 공급을 넘어 외부 확장을 공격적으로 했다는 반증이 된다. 4. 수요 독점을 기반으로 공급 독점력을 확보하고그런데 유통 대기업들이 골목시장에서부터 도매시장, TV, 인터넷 시장까지 모조리 장악하는 힘은 외형적으로 보면 이들 대형 업체가 제공하는 품질에 대한 신뢰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막대한 광고와 판촉행위, 그리고 경쟁 중소상인이 무너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 가격파괴 행위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중소상인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이 이를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통 대기업들이 이 같은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인 자본력도 있겠지만, 상인들의 반대편에서 물품을 제조해서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대형 마트들이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 시장 점유율은, 중소 납품업체들로 하여금 이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것 외에 달리 상품 판매 통로를 찾기가 쉽지 않은 환경을 강요한다. 그러다 보니 대형마트가 내거는 각종 부당행위를 감수하는 것밖에 중소 납품업체들이 선택할 길은 없는 것이다. 이른바 중소 제조업에 대한 대형 마트의 ‘수요 독점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제조업 내부에서 하청 중소기업과 – 원청 대기업과의 전속거래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실제 조사에 의하면 소매점들에게 물품을 공급하는 중소업체들의 1/3 가량은 물품 납품 가격 인하 요구나 불공정 거래를 강요받는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가격 인하요구를 하는 소매점의 경우 대형마트(44%) > 백화점(20%) > TV홈쇼핑(16%) 비율이었다. 불공정 거래 강요도 같은 순서로 많았다. 대형 마트가 강요하는 불공정 행위들은 아래 도표에 나와 있는 것처럼 특판 행사(세일) 참여 요구와 판촉비 비용부담 강요가 많지만 그 외에도 매우 다양한 압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대체 10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굴지의 유통 대기업들이 50인 미만 규모의 중소 납품업체들에게 강요하는 행위들인 것이다. 결국 무엇을 말하는가. 대형 할인 마트들이 중소 상인들을 고사시키기 위해서 구사하는 막대한 세일나 판촉행사의 일정 부분은, 해당 물품을 공급하는 중소업체로부터 얻어낸 것이지 대기업 본인이 투자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한쪽에서 수요 독점력을 가지고 할인된 물품을 공급 받고, 그를 발판으로 저가 판촉 공세를 펴서 중소 소매상을 고사시키는 야만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인 것이다. 5. 중소 상인 보호가 아닌 재벌 대기업의 개혁을 요구해야한다.그렇다면 이마트, 롯데, GS 3대 유통 재벌 대기업과 영국계 홈플러스가 백화점-대형마트-SSM – 편의점은 물론 도매시장, 온라인 시장까지 다양한 규모와 기업 형식을 동원하여 독과점적 시장 지배를 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2009년 7월부터 만 2년 동안 처음에는 사업 조정제도를 가지고 문제 해결을 시도해왔고, 지난 연말부터는 유통법과 상생법으로 보호를 받으려고 했지만 기대한 만큼 효과가 크지를 않았다. 그 동안 늘어난 할인마트와 SSM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지금은 더 이상 반경 500m나 1Km 등 약간의 거리 제한이나 주정차 공간 확보 등 지자체 조례 수준으로 막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위반할 때 부과되는 벌칙이 극히 미약한 조건에서는 실효성 자체가 의문시된다. 좀 더 포괄적이고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재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독과점 제한, 시장 지배력의 남용 방지, 계열사 확대 등을 전반적으로 규율하는 법은 공정거래법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었다. 우선 공정거래법은 공정거래 위반시 부과되는 벌칙이 매우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과징금이 대체로 최고 매출액의 1/10 미만이다. 손해를 입힌 금액의 3배를 물게 한다든지 하는 징벌적 성격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불공정행위가 발생했을 때 피해 당사자 중소기업이나 중소상인은 공정거래위원에 해당 문제 조사를 요구할 뿐 직접 검찰에 고발할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만이 검찰 고발을 할 수 있는 ‘전속 고발권’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해 당사자가 직접 검찰 고발을 할 수 있게 바꿔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이 약화되는 것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강제 조사권을 추가적으로 부여함으로써 보완하자는 것이다. 남은 문제 가운데 특히 도소매업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 유의할 것이 있다. 1980년에 만들어진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 1979년에 만들어졌다가 2006년 폐지된 중소기업 고유 업종 제도, 그리고 다시 만들고 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등이 대부분 제조업의 특성에 편향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문제가 되고 있는 도소매 유통업 부분을 어떻게 시장 구획을 해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선정할 것인지는 상당히 애매할 수 있다. 2008년 기준 대형 할인마트의 매출은 28조 원인데 비해 재래시장은 5조 원에 불과하다. 대형 할인마트 비중이 5배가 넘는다. 대형 할인마트의 매출액 증가율이 더 높으니 격차는 확대될 것이다. 이것만 놓고 보면 3개 업체가 75% 시장 점유율 기준을 채우고도 남는다. 그러나 유통 품목 범위를 어떻게 정하고 백화점, 할인마트, 편의점, 골목시장, 재래시장을 어떻게 분류하여 시장 범위를 적용할지 제도적으로 정리된 기준이 없다. 예를 들어 도소매업은 품목별 시장 점유율 보다는 지역 상권(예로 군 단위나 구 단위)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중요할 수 있다. 어쨌든 도소매 업을 포함한 서비스업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시켜 법 개정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미 그물망처럼 시장을 장악해버린 현재의 상태를 어떻게 수습할지도 문제다. 대부분은 이미 진출한 것은 인정하고 더 이상 사업을 확대하거나 추가 진출을 막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유통업의 경우는 실효성이 매우 제한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법과 제도 그 자체 보다는 정부의 의지와 사회적, 국민적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정부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단적으로 ‘대기업 친화적 경제’를 공식적으로 표방하고 나섰던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체 인지하여 불공정 행위 등을 조사한 건수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데서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같은 기간인 2008~2010년 동안 피해를 본 업체에서 신고한 건수는 늘었다. 불공정 행위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다.정부의 의지가 낮으면 국민의 의지로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 대형 선거를 1년 앞둔 표 의식 행위가 개입되어 있겠으나 최근 재벌 대기업 개혁 요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합의와 동력에 의해 재벌 개혁 추진을 시작할 시점이 다시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지금 재벌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과 시장 지배, 독과점은 중소상인뿐 아니라 중소기업인, 그리고 노동자까지 매우 포괄적이고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 중소 상인들 입장에서도 2009년 7월에 이어 대기업 골목시장 싹슬이를 국민의 동의를 얻어 규제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다. ※ PDF파일 원문에서는 그래프를 포함한 본문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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