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길, 민주당의 길

By | 2010-11-16T10:30:25+00:00 2010.11.16.|

“태조 왕건이 군사훈련을 했던 이곳에서 군사를 일으켜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 국민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를 시작하자.”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1월14일 충남도당 산행대회에서 태조산에 올라 한 말이다. 사뭇 패기가 넘친다. 그는 그 자리에서 11월13일 서울 강남에 사는 전형적인 중산층 시민을 만난 이야기를 소개했다. 강남시민은 손 대표에게 말했단다. “G20정상회의, 우리는 관심 없다. 저 사람들 모여 잔치하는 것 같은 호화판 잔치나 벌리고 있지 우리 서민 생활에 무슨 상관이 있는가.”손 대표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은 야당의 대표로 대한민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꼭 성공하기를 기원해 대여투쟁도 어느 정도 자제했었단다. ‘대한민국의 품위’를 우려해서다. 그런데 정작 일반국민, 시민이 느끼는 것이 정치인, 야당대표인 제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날카로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에 물었다.민주당 대표보다 더 날카롭게 말한 ‘강남 중산층’“과연 G20정상회의가, 저 호화로운 잔치가 우리 국민, 서민의 삶에 무슨 도움을 주었는가. 저는 G20정상회의도 끝난 이 마당에 이명박 정부에 엄중히 묻는다. 이번 G20정상회의를 통해 이명박 정부가 이 나라 국익을 챙긴 것은 무엇이고,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했고, 서민의 어려운 삶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엄중하게 묻고자 한다.”어떤가. 제1야당 대표의 생각이 시나브로 바뀌어 간다면, 좋은 일이다. 실제로 야권의 5개 정당이 ‘한미 FTA 비준 불가’에 합의하고 나섬으로써 이명박 정권은 재협상 타결을 유보했다. 야권이 연대하고 촛불시민이 가세할 때 어떤 상황이 올지 불안했던 게 청와대가 타결을 미룬 결정적 이유였다.우리는 여기서 2008년 촛불항쟁이 결코 패배한 게 아니라는 진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그해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민중의 힘이 여전히 이명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지 않은가.다만, 마음을 놓을 단계는 전혀 아니다. 우리 쪽 협상 대표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다음에 미국에서 만나면 끝내야 한다”고 언죽번죽 밝혔다.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워싱턴으로 건너가겠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협상 타결을 몇 달 후에 할 것이 아니라 ‘몇 주 내’에 하자고 못 박았다. 심지어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 지금은 주미대사 자리에 앉아있는 한덕수는 “한미동맹에 심각한 악영향”까지 들먹이며 타결해야 한다고 언구럭 부리고 있다.촛불항쟁의 과거가 이명박 정권의 오늘을 압박그래서다. “정신이 번쩍 든” 손학규 대표와 민주당의 결연한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기실 한미 FTA 재협상 타결이 유보되는 데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들의 결기 서린 ‘시국 농성’ 돌입이 큰 구실을 했다. 시민사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았다. 바로 그렇기에 민주당도, 손학규 대표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면적 재검토’를 주장했을 터다.앞서 손 대표가 한미 FTA에 우물쭈물 할 일이 아니라고 권고(‘손학규의 뼈저린 반성과 한미FTA, 11월4일)한 나로서는 그의 변화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최근 시민사회에선 민주당이 과연 신자유주의 체제로 고통 받는 국민 대다수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를 놓고 곰비임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공은 민주당과 손학규 대표에게 넘어가 있다. 손 대표와 민주당이 앞으로 한미 FTA를 대처해 나가는 모습이 논쟁의 결말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그 시험대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충고’와 이어져있다. 궁금하다. 과연 손학규 체제가 민주당의 기득권을 넘어설 수 있을까?

1 개 댓글

  1. ost77 2010년 12월 20일 at 2:20 오후 - Reply

    민주당과 손학규의 변화는 반갑지만, 그들에게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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