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근 40년 ‘피딱지’ 몸의 호소

By | 2010-11-08T10:34:22+00:00 2010.11.08.|

1970-2010.옹근 40년이다. 마흔 한 살의 가난하고 평범한 여성은 여든 한 살이 되었다. 고혈압과 당뇨로 몸 움직이기도 불편하다.바로 그 여성이 40년 동안 애면글면 이어온 호소가 있다. 2010년 11월7일, 서울광장에 구름처럼 모여든 수만 명 앞에서도 그 분은 어김없이 절규했다.“우리는 항상 밀렸다. 뒷걸음질 그만하고, 하나 되어야 한다.”그랬다.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님이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40주기를 맞아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어머니는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왜 하나가 되지 못 하는가 캐물었다. “하나가 돼서 싸워야지 그렇지 안 되면 밀려나고, 인권이 언제 짓밟히지 모른다”고 거듭 강조했다.기실 어머니는 아들이 불꽃이 되었던 그 날 이후 줄기차게 단결을 호소해왔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그 절규는 여느 먹물들처럼 단순한 입발림이 아니었다.전태일어머니 몸에 깊게 새겨진 ‘훈장’들전태일 어머니 몸에 훈장처럼 패여 있는 상처들이 그 증거다. 11월8일자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도 어머니 발목에 여전히 피딱지가 붙어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40년 전, 아들을 앙가슴에 묻은 뒤 오늘에 이르기까지,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중앙정보부는 물론, 요즘 들어 더 포악해진 경찰의 구둣발에 살점이 떨어져나간 흔적들이다. 그동안 구치소를 4번 다녀왔고, 경찰서는 셀 수없이 들락거렸다.어떤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몸에 작은 살점 한 조각 떨어져나간 적 없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어머니 앞에 겸손해야 옳지 않을까. 서울광장에서도 어머니는 상처투성이 몸으로 호소했다. 모두가 힘을 모으면 못할 것이 없음을, “여러분이 하나가 되지 못해서” 노동자들이 또 분신하고 있음을.얼마 전 분신한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의 병실에 다녀온 어머니는 “너무 속상하다. 4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분신하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냐?”고 울먹였다. 물론, 어머니는 벼랑 끝에 몰려 싸움을 벌이는 노동현장을 찾아갈 때마다 “죽지 말고 죽을힘을 다해서, 비정규직과 하나가 돼서” 싸워달라고 간곡히 당부해왔다.어머니에게 이명박 대통령은 어떻게 다가올까? “너무 지나쳐 말하고 싶지도 않은” 존재다. 어머니는 “현실을 공정한 사회로 만들어야 공정한 사회지, 말은 누가 못하냐? 실천을 해야”옳다며 “임시방편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꾸짖은 바 있다.어머니는 아직도 서울 창신동의 전셋집에 살고 있다. <한겨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40년 동안 호소해왔지만 현실로 구현되지 못해 “태일이를 다시 만나면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야지”라고 토로했다.아들 전태일 저승에서 만날 면목없다는 토로여든 두 살, 당신 말처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어머니가 40년 전에 세상을 참혹하게 뜬 아들 앞에 죄책감을 느껴야 할 오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우쳐준다.하나로 뭉쳐 싸우라는 ‘피딱지 호소’에 이제 우리가 답해야 할 때다.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에 나서자고 제안한 김영훈 민주노총은 그 책임을 다해야 옳다. 노동자 대회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도 진보정당 통합 약속을 지켜야 옳다. “진보정치 하나로!”를 내걸고 발기인 대회를 연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 시민회의’도 자기소임을 다해야 옳다.피딱지 몸으로 40년 동안 하나가 될 것을 외쳐온 어머니는 서울광장에서 거듭 호소했다.“우리가 하나 되면 못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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