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마다 우리는 ‘매니페스토’라 불리는 이른바 구체적인 정책공약을 공개하자는 목소리를 공공연히 듣게 된다. 민주선거가 점차 반복되면서 안정화되어 감에 따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정책선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그리고 이는 정치적 신념보다는 오로지 권력을 중심에 둔 정치행태가 강한 한국정치에서, 인기에 영합하는 거물급 정치인사들 간의 권력구도, 지역감정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묻지마 투표’행태, 흔히 ‘~풍(風)’으로 묘사되는 특정이슈에 대한 이념적 바람몰이 등,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선거문화의 부정적 관행들을 없애고자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미성숙한 선거문화에서 정책선거로의 전환하는 것은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중심으로 성숙한 토론과 유권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가능케 하는 기반인 셈이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정책선거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하여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선택 시 고려해야할 사항들을 놓고 유권자들의 의식을 조사한 결과, 지지후보 선택 시 가장 크게 고려할 요인으로는 ‘정책/공약’이 32.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인물/능력’이 30.0%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밖에 ‘소속 정당’(15.2%), ‘주위의 평가’(7.3%), ‘정치경력’(5.8%), ‘개인적 연고’(0.8%), ‘출신지역’(0.6%) 등의 순으로 언급되었다. 유권자들은 최우선적으로 정책과 공약의 합리적인 검증을 통하여 후보를 선택할 것임을 선언하고 있는 셈이다. 세대별로 보면 특히 20대가 정책과 공약의 중요성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난다. <서울신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후보를 선택할 시에 공약과 정책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수치가 무려 48.8%로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이 과연 현실을 올바르게 담아내고 있는 것일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과연 20대를 비롯한 유권자들의 투표행위에서 정책과 공약이 최우선의 판단기준이었을까? 이들은 과연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에 대한 합리적인 검토를 통하여 스스로의 가치관을 실천에 옮겼을 것인가? 20대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여론’에 반대한다. 20대가 합리적이며 정책을 통해 후보를 판단한다는 여론과 달리, 실제 20대는 정책과 공약을 합리적 검증하기보다는 그 어떤 연령대보다 인물과 이슈에 민감한 투표행태를 보였다. 따라서 이 글은 20대가 스스로에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실상을 밝히고자 하는 데에 첫 번째 목적이 있다. 이에 조금 더 보태어 정책선거의 부재로부터 오는 갈증, 그리고 이를 추동하는 한국정치의 보수성에 대한 문제제기의 출발점이 되고자 하는 데에 두 번째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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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0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