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안희정·이광재 대 이명박

By | 2010-10-04T11:16:30+00:00 2010.10.04.|

민주시민교육을 한단다. 이명박 정권이 하겠단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민주절차·준법·자유시장경제·나라사랑·통일의 내용을 담아 범정부 차원으로 ‘시민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이명박 정권 들어 끝없이 진행되어온 말의 타락이 과연 어디까지 갈지 궁금할 정도다. 이 정권 들어선 뒤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후퇴해왔다. 당장 4대강 토목사업만 보더라도 그곳에서 민주적 절차를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이명박 정권은 노동권을 시민권으로 인정하지 않는 수구적 행태를 살천스레 보여 왔다. 미디어 법 날치기는 또 어떤가.이명박 정권이 민주시민교육을 하겠다는 희극바로 그런 정권이 ‘민주시민교육’을 하겠다고 언구럭 부린다. 문제는 그 모든 게 단순한 언술 차원에 그치지 않는 데 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밝힌 ‘방안’을 보라. 사뭇 치밀하다.올해 안에 외교통상부·국가보훈처·법무부·국방부가 참여하는 ‘민주시민교육 범정부협의체’를 만든다. 각 부처가 개발한 교육방법과 프로그램을 교과과정으로 만들면, 일선 학교들은 그 프로그램에 근거해 학생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한다. 각 부처는 교육을 담당할 전문 강사들을 학교에 파견한다.어떤가. 저들이 언제나 입에 달고 사는 ‘선진국’에선 민주시민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 조금도 들여다보지 않은 작태다. 정권 차원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이 주도해 민주시민교육을 벌이겠다고 공언하는 데서, 자연스럽게 ‘유신체제’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당시에도 그 ‘교육’을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불렀다.물론, 민주시민교육은 필요하다. 아니 절실하고 절박하다. 이미 적잖은 사람이 그 시대적 요청을 역설해왔다. 나 또한 평범한 시민을 염두에 두고 <민주주의 색깔을 묻는다>는 책을 펴냈다(그 책의 전문을 곧 블로그에 연재하기로 출판사와 합의했다). 하지만 정부가 할 일은 ‘주도’가 아니다. ‘지원’이다. 그 지원 또한 정치적 편향성에서 벗어나야 옳다.명토박아 경고한다. 만일 교과부가 제 입맛에 맞는 ‘외부 인사’들을 구색 맞추기로 끼워 정부주도의 협의체를 구성한다면, 그것은 ‘민주시민교육’이 아니라 ‘한나라당 재집권 교육’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민주시민 교육’아닌 한나라당 재집권 교육이명박 정권과 견주면 2010년 6월 지자체선거에서 이긴 야당들은 한가해 보인다. 각각의 지자체가 야당의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시민교육에 나서라는 뜻은 전혀 아니다. 다만, 묻고 싶다. 이명박 정권의 ‘치열성’에 견주면 손 놓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가.언죽번죽 정권이 주도하며 일선학교에 ‘전문 강사’를 파견하겠다는 저들에 맞서 진정한 민주시민교육을 일궈갈 수 있는 주체로 지자체가 나서야 옳지 않을까?이광재 강원도 도지사,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 김두관 경상남도 도지사들이 호남의 도지사들과 더불어 자신의 정당이나 정파 차원을 떠나 참된 민주시민교육을 지자체 차원에서 벌여나갈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할 때다. 서울과 인천에서 새로 선출된 구청장들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민주시민교육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교육감들도 자리 잡고 있지 않은가.정권이 줄줄이 내려 보내는 ‘전문 강사’ 또는 ‘뉴라이트’들에 맞서, 민주적 지자체와 교육청이 민주시민교육을 제대로 구상하고 제도화해나가길 간곡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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