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경영계의 “스마트워크(Smart-work)” 추진이 가지고 있는 함정

By | 2018-07-02T18:39:10+00:00 2010.09.16.|

지난 7월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가한 가운데 <스마트워크 활성화 전략>을 토론하고 향후 2015년까지 전체 노동인구의 30%까지 스마트워크 근무율을 높여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를 위해 첨단 원격 업무시스템을 갖춘 ‘스마트워크센터’ 2개소를 올해 시범적으로 열고 2015년까지 전국에 약 500여개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스마트워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저출산, 고령화문제를 해결하고 교통량 감소를 통해 탄소배출을 낮춰 녹색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스마트워크(Smart-work)란 각종 모바일 기기와 무선인터넷 등의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는 유연한 근무형태를 의미한다. 이에 발맞추어 정부기관들과 기업연구소들은 스마트워크를 현실화 시키기 위한 조건인 <모바일 오피스> 시장이 2013년에 5조9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노동자가 향후에 20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스마트 워크와 모바일 오피스를 활성화기 위해 관련한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스마트워크(Smart-work)-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시간,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유연한 근무형태를 의미함-일반적으로 재택근무, 이동근무, 스마트워크센터 근무 등으로 분류하고 있음모바일오피스(Mobile-office)-휴대형 단말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해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함-모바일 오피스에서는 이메일, 주소록, 일정관리, 전자결제, 영상회의 등이 휴대형 단말기 등을 통해 통합적으로 운영되도록 함 발표된 정부의 계획과 기업들의 주장에 따르면 스마트워크가 노동자들에게 한층 편리하고 쾌적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해 충분한 여가시간을 얻을 수 있는 등 미래지향적이고 우리의 생활을 여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오히려 스마트워크나 모바일 오피스의 도입이 노동 강도를 높이고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를 없애서 노동자들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줄 것이라며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u-Work, 원격근무(telework), 그리고 스마트워크(Smart Work) 그러나 스마트워크라는 것이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한국에서는 u-Work(ubiquitous + work) 또는 e-Work(유럽쪽 에서는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을 이렇게 통칭하고 있다)등의 이름으로 논의되어 왔다. 또한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원격근무(telework)라는 이름으로 80년대 말부터 논의되고 실제 공공기관 민간기업들에서 확산되어 오던 근무형태다. <스마트워크(Smart-Work) 해외사례>미국-92년부터 수도 워싱턴 인근에 스마트워크센터를 14개 운영중-연방 총무청의 경우 ‘08년 기준으로 45%가 스마트워크 근무중일본-‘10년까지 스마트워크 근무자 비율을 취업인구 대비 20%로 확대추진중-원격근무 환경정비세제 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스마트워크 활성화 촉진-마쓰시타전기의 경우 직원 4,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근무제도 실시유럽-EU 전체 노동력 중 재택근무자 비율이 약 11%에 이름(독일 Empirica 자료)-영국의 경우 11.7%가 스마트워크 시행중, 네덜란드의 경우 5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91%가 스마트워크 시행-핀란드의 경우 총 취업자의 16.8%가 스마트워크 시행중이영로(2006) 공공 및 민간부문 u-Work 도입참조모델연구/한국정보사회진흥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똑똑하게 일하는 스마트워크 시대가 다가온다” 에서 재구성 그런데 기존에 이미 논의되어오던 u-Work, telework등이 최근에 스마트워크라는 이름으로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이 급속히 보급되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원격근무나 재택근무, 이동중 업무처리 등이 훨씬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업들이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고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에 고무되어, 2009년 당시에는 2020년까지 스마트워크 도입률 30% 달성을 목표로 했다가 최근에는 기존의 목표를 크게 상향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스마트워크 정책은 기존에 u-Work라는 이름으로 있던 과제를 스마트폰의 출현과 광범위한 확산에 자극받아 급급히 바꾼 느낌이 적지 않다. 왜냐면 정부정책의 어디에도 새로운 기술이 초래한 사회환경의 변화를 고려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정책은 생산성 향상, 저출산, 고령화 해소 등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과제에 무리하게 스마트워크라는 개념을 끼워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정부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로 인해 초래된 산업구조의 변화나 국민들의 생활패턴의 변화 등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각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지점이다. 현 정부의 스마트워크 정책들을 뜯어보면 오히려 기존에 시장주의적인 정책의 차원에서 강조되었던 노동유연화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한 수단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크’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만하다. 이미 정부는 작년부터 여성노동자들에게는 퍼플잡(purple job)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경직된 고용구조를 바꾼다는 명분아래 유연근무제등의 도입을 서둘러왔다. 그러나 정작 노동현장이나 학계에서 이런 노동유연화 정책이 현재 급감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소득을 더 낮출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여타의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유연근무제는 오히려 고용불안, 업무강도 강화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해왔다. 정작 정부가 스마트폰의 확대를 명분삼아 노동유연화 정책을 강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워크의 주요 유형과 장단점>재택근무이동근무스마트워크센터 근무자택에서 본사의 정보통신망에 접속하여 업무를 수행함 장점 : 별도의 사무공간 불필요, 출퇴근 시간 및 교통비 부담 감소단점 : 노동자의 고립감 증가와 협동업무의 시너지 효과 감소스마트폰이나 무선인터넷 등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업무를 수행함 장점 : 대면업무가 많은 노동에 유리함단점 :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노동자에 대한 감시통제 강화 자택의 근처에 있는 스마트 워크센터라는 사무실로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함 장점 : 본사와 유사한 수준의 사무환경 제공가능하고 보안성이 확보됨단점 : 단독으로 스마트워크센터 구축이 어려운 중소기업 소외 과연 ‘스마트워크’가 노동자들을 행복하게 할 것인가? 이런 우려가 제기되는 데에는 스마트워크나 모바일 오피스가 가져오는 새로운 근무형태로의 변화가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예를 들면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부터 문제가 될 수 있다. 모바일 오피스, 스마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이동 중에 또는 집에서도 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규정하는 데에 있어서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볼 위험성도 존재한다. 같은 맥락으로 산업재해의 기준에 대해서도 노사간에 깊은 논의가 되어야 하는 지점이 존재한다. 재택근무와 같은 경우 업무 중에 당한 사고나 질병인지를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일과 사생활의 구분이 무너지게 되어 퇴근 후에도 업무를 봐야 하는 식으로 업무강도가 높아지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더 높아지게 될 수 있다. 또한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을 하는 경우 동료들이나 조직에 속해있지 못하게 되면서 고립감이 커져 심리적인 문제를 앓을 가능성도 크다. ‘스마트워크’가 소위 ‘타이트(tight – 빡빡한, 답답한) 워크’로 전락하고 ‘모바일오피스’가 ‘스트레스(stress) 홈’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이러한 경향은 최근에 협동을 통한 팀워크가 중요해지는 업무들의 경우 오히려 생산성이나 창의성이 저하되는 부작용을 낳게 되는 경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워크 도입 시 쟁점이 될 수 있는 노동기본권>항 목내 용근로시간스마트워크, 모바일 오피스 등으로 인한 근로시간 인정에 대해 노사간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함임금기존 업무 수행 전과 동일하게 적용할 것인가의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음인사평가스마트 워크를 하는 노동자가 관리자, 팀 등에 떨어져 있음에 따라 정당한 인사평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릴 수 있음복리후생모바일 오피스 근무, 스마트워크로 인해 회사의 복리후생제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 차별이 발생할 수 있음통신비, 장비모바일 오피스, 스마트워크 등에 필요한 장비나 통신비등을 노사 간에 누가 부담할 것인가가 문제가 될 수 있음산업재해업무 중에 당한 산재인지를 구별하는 기준이 새로 필요함 또한 개별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점도 있다. 바로 비정규직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노동유연화의 문제다.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스마트워크 도입이나 모바일 오피스와 같은 제도들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워크나 모바일 오피스가 ‘유연근무제’라는 노동형태를 근간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면 실제로 파트타임 노동자가 증가하게 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경영계 쪽에서는 스마트워크나 모바일 오피스의 안착을 위해서는 현행 비정규직법을 개정하고 나아가 비정규직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가 이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자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스마트워크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가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을 완화하고 과도한 정규직 보호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 했다. 노동계의 우려가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는 유럽이나 미국의 파트타임 노동자의 문제와 결을 달리하는 문제다. 보육, 교육, 주거, 고용 등에 있어서 사회안전망이 잘 갖추어져 있는 유럽의 경우 유연근무제를 하는 파트타임 노동자가 전체 노동인구의 약 15%에 달하고 있다. 그럼에도 잘 갖추어진 사회안전망 때문에 이들은 소위 ‘정규직 파트타이머’라고 하여 일과 가정생활을 양립시키고 충분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다수이다. 전 세계에서 스마트워크가 가장 활성화된 지역이 바로 사회복지가 가장 잘 되어있는 북유럽 국가들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단시간 근로, 파트타임 노동의 경우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사회안전망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간 차별이 심하고 이 때문에 상당수의 비정규직이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확대한다는 것은 안 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부조차 저출산, 고령화의 대책이라며 스마트워크를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대책은 오히려 부족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가사노동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여성차별적 관행 등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지 단순히 파트타임 노동을 증가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집단지성과 창의성, 인간에 대한 투자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스마트폰 혁명이 주는 시사점은 오히려 향후에는 생산성의 향상이나 혁신이 인간 개개인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해주는 것, 또한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진 주체들을 인정하고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한국IT산업에서 문제가 되었던 IT노동자들에 대한 과도한 중노동 강요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혁신이나 창조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변화된 정보통신기술과 환경 때문에 논의되고 있는 스마트워크와 모바일오피스와 같은 제도들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미명아래 노동 강도를 증가시키고 업무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검토해보아야 한다. 또한 이러한 논의가 만연한 비정규직 노동의 존재를 합리화하는 근거로 쓰일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은 OECD국가 평균 노동시간인 1,768시간을 훨씬 웃도는 2,316시간에 달하는 세계 최장노동시간의 국가이다. 또한 여성들의 취업률 역시 30대 초반에서 50%에 불과하다. 산적한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시급한 일일 수는 있으나 이것이 스마트워크나 모바일오피스의 도입으로 한순간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사회의 문제점은 그간에 인간에 대한 투자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인간을 착취하고 소모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사회안전망과 복지 등이 제대로 확충되지 못했던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인간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인간다운 삶과 노동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스마트폰 혁명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본질적인 메시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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