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경제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부채, 특히 가계 부채의 문제이다.”임기 말을 앞둔 통화 신용 정책의 수장,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17일 한 발언이다. 그는 “금융 안정에 당장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가계 부채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 우리 연구원이 올해 우리 국민경제의 핵심적적 3대 이슈가 <고용>, <자본 유출입으로 인한 충격>, 그리고 특히 <가계 부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그러나 정부는 당장 상환부담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금융 부실은 위험을 체감하는 순간에는 이미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사후에 내놓는 수습책은 오히려 신용경색과 파산을 재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때문에 지금의 가계 부채 문제는 위험이 현실로 되기 이전에 통제되어야 하고 가급적이면 제도적으로 문제의 소지 자체를 없애야 한다.우리는 이미 한차례의 파괴적인 가계부채 부실을 몸소 경험한 바가 있다. 바로 2003년 신용카드 부실사태다. 7년 전의 카드 대란이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충분히 교훈을 얻고 있지 못한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우리가 직접 겪었던 최초의 가계 부실, 가계 파산 경험을 다시금 면밀히 되돌아봄으로써 오늘의 가계 부채 부실 우려에 대한 교훈을 얻고자하는 것이 이번 기획의 목적이다.기획을 통해 우리 연구원이 말하려는 요지는 간단명료하다. 빚으로 살아가는 가계, 빚으로 성장하는 경제를 끝내자는 것이다. 대신에 일을 해서 나아지는 가계, 고용으로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편집자주>[글 싣는 순서]①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은 어떻게 잉태되었나?② 2003년 신용카드 부실의 폭발, 그 비극의 드라마③ 2003년 신용카드 부실 확산, 국민경제를 흔들다.④ 2003년 신용카드 부실 교훈과 2010년 가계 부채[목 차]1. 가계 부채 부실의 원조, 2003년 신용카드 부실사태 2. 부실축적의 4대 환경요인- 고용 구조 변화와 소득 불안정성- 가계 부실의 길을 터준 금융 자유화, 규제완화- 빠르게 내려간 금리- 들뜨기 시작한 자산시장3. 평범한 한국 가정을 상대로 시작된 금융수익 쟁탈전 4. 4천만 장이 1억장이 된 신용카드사 매출 경쟁5. 6배로 늘어난 신용카드 대출6. 신용카드 부실전야, 주요 지표는 나쁘지 않았다[요약문] 2003년 신용카드 부실사태는 신용카드사의 과잉 경쟁 속에서 가계의 신용카드 부실이라는 약한 지반을 뚫고 최초로 가계 발 국내 금융위기가 터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로 돌아선 한국경제가 5년 만에 겪은 ‘신자유주의 금융위기’ 1호쯤 된다고 볼 수 있다.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정부는 주도적으로 신용카드 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완화와 자유화를 추진하게 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쪽에서는 구제 금융으로 자본을 확충한 금융회사들이 공격적으로 가계를 대상으로 한 영업활동을 확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소득불안으로 취약해진 구매력을 신용카드로 대체해서 소비를 늘리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신용카드 부실 위험이 자라나게 되었던 환경이다.신자유주의 금융화와 규제완화 분위기를 타고 은행과 신용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은 ‘수익성’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경영방침의 최고 목표로 삼으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게 된다. 신자유주의화 된 금융회사들이 가계를 상대로 수익경쟁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신용카드 부실이 시작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외환위기 이전에는 평균 20~30퍼센트 증가율을 보이던 신용카드 발급은 2000년 48퍼센트, 2001년 54퍼센트라는 유례없는 폭증을 기록했고 이는 신용카드 부실이 표면화되었던 2002년에 접어들면서 비로소 17퍼센트로 주저앉게 된다. 그 결과 1999년까지 4천만 장 정도였던 신용카드가 불과 2년 남짓한 2002년에 1억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정부가 현금서비스 한도 규제를 풀어버려 신용카드 대출 경쟁이 촉발되었으며 최고 1000만 원까지 신용카드 한 장으로 아무런 대출 상담 없이 인출이 가능해지는 상황까지 발전했다. 결국은 2002년 중반에 정부가 다시 한도 규제를 해야 했다. 신용카드를 통한 대출(현금 서비스)은 잔액 기준으로 1998년 10조 원 대에서 2002년 하반기에 무려 60조까지 급격히 팽창한다. 4년 만에 무려 6배가 뛴 것이다신용카드 대란이 터지기 직전인 2001년까지만 해도 신용카드 연체율은 최저 수준이라고 말해도 좋을 2퍼센트 전후였다. 지금 정부 관계자들이 주장하는 일반적 계산법으로는 당시에 신용카드 부실이 폭발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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