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역사 56년, 재계 순위(총수 있는 기업 집단) 30위의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위기에 빠지면서 한국 재벌의 문제점이 다시 한 번 백일하에 드러났다. 중견 재벌 기업 집단이던 동양그룹은 이미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지금까지 그룹 전체 차원에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였다.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데 따르면 부채 비율도 999.81%로서 이미 자구 능력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에 계열사들의 연쇄적인 부도 위기와 법정관리 신청이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문제는 동양 재벌이 부실에 빠지고 그 부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국 재벌 체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재연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핵심 계열사인 ㈜동양이 2010년 말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주주인 총수 일가는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계열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동원하여 새로운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게 된다. 부실에 빠진 계열사들에 대해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면서 지배력을 유지하려 했던 것이다(새사연, “동양 사태, 막을 수 있었다”, 2013.10).더욱 심각한 것은 동양그룹이 금융 계열사인 동양증권과 대부업체를 동원하여 재무 건전성을 의심받는 주요 계열사의 회사채와 CP(기업 어음)를 무모하게 시장에 과잉 유통시킨 것이다. 계열사의 위험도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회사채와 CP를 유통시킨 결과, 이들에 투자해서 피해를 본 규모가 5만여 명, 2조 원에 육박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을 정도다. 결국 순환출자를 통한 돌려막기, 금융 계열사를 동원한 자금 조달 등 재벌 체제에 내재한 온갖 편법 행위를 저지르면서도 부도를 막지 못하고 그 피해를 사회 전체에 전가해 버린 것이다. 이 점에서 시민사회가 그동안 주장했던 재벌 개혁의 정당성을 재차 확인하는 사건이기도 하다.그러면 이번 사태는 동양그룹에 국한된 문제인가. 다른 재벌 그룹들은 자산 구조와 수익성이 탄탄하여 문제가 없는가? 다소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앞으로 우리경제 회복은 재벌 대기업 집단이 이끌 수밖에 없는 것인가. 또는 한국 경제 회복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재벌 체제가 여전히 가지고 있기나 한 것일까…….*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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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믿을건 재벌뿐? 박근혜의 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