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월 15일 “학교에서 직장까지 : 일자리 단계별 청년고용대책”을 발표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이 대책으로 “청년 일자리 50만개 창출이라는 목표 달성에 다가설 것”이며 티핑포인트를 통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가 설 수 있을 것”이라는 표현에서 읽을 수 있듯이 이는 정부의 “희망사항”에 가깝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도 “몇 퍼센트라고 양적으로 계산하기엔 곤란하다”면서 “정부가 바라는 건 장기적인 변화로, 초기에는 구체적인 성과가 더딜지 몰라도 질적인 구조개혁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과연 이 정책으로 “질적인 구조개혁”이 이뤄져서 “티핑 포인트”를 통과하게 될까? 이번 정부의 발표에서 확인된 것은 우리의 청년실업문제가 서구보다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2014년 현재 15세에서 29세의 실업율은 39.5%에 머물고 있다. 특히 10대 중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의 고용율은 지극히 낮다. 2000년과 비교해도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는 스위스의 69.7%는 물론 OECD 평균 50.9%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 한편, 이번 대책의 특징은 일자리 단계별로 실태조사를 해서 정책을 세웠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런 정부의 정책에 찬성한다. 특히 훈련기관의 평가를 강화해서 교육효과를 높이려고 하는 것이나 우수한 중소기업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한국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취약 고리를 개선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중소기업 노동자에 대한 지원 정책도 환영할 만하며 청년고용을 적극 창출하는 기업에는 세무·관세조사를 면제해주고 조달시장에 참여할 때 가산점을 주는 등 각종 우대혜택을 강화하겠다는 것도 얼마간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정책은 고졸 취업자에게 초점을 맞췄다. 방하남 장관은 “정부가 추진하는 일·학습 병행시스템은 선 취업에 방점이 있다”면서 “우리는 고등학생의 70%가 대학에 진학하는데 외국에선 30%가 대학에 가고 70%는 선 취업한다. 이런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청년들이 한없이 구직 준비, 학업 지속을 하고 있는 것, 그리고 그마저도 하지 않는 NEET 족으로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고 있는 것이 높은 실업율과 낮은 고용율이 병존하는 이유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청년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정부는 우선 고교 졸업생들의 취업과 진학을 보장함으로써 대학 진학률을 낮춘다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이런 정책이 효과가 있을까? 이에 대해 정부는 두 번째 답을 준비했는데 엉뚱하게도 5대 유망서비스산업의 규제완화가 그 내용이었다. 과연 규제완화가 만병통치약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이 전 세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것은 일자리 양극화가 점점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과 공공부문, 대기업, 금융부문과 제조업 일자리, 그 안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나 사회적 인정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청년의 70%를 차지하는 대학졸업생이 기껏 15%에 불과한 이런 일자리에 모두 취직할 길은 없다. 그러므로 일자리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청년 고용율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다. 어떤 일자리를 얻어도 임금이나 사회적 존경이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대학진학에 그렇게 매달릴 이유도,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서 스펙 쌓기를 할 이유도, 그러다가 아예 직장을 포기하는 일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서비스산업 규제완화는 이 부문 내의 양극화도 촉진시킬 것이다. 대자본이 투하된 곳의 생산성이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정부 조치는 고졸 청년의 고용율을 일부 높일 테지만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의 비율을 더 높이는 것으로 귀결되고 말 것이다. 그러니 “티핑 포인트”가 올 리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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