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 2013년 회원 캠페인- “새사연과 함께하는 희망 북클럽”을 시작하면서우려했던 신자유주의 보수정권의 집권 연장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사회가 진보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을 힘들어 하는 다수 국민이 존재하는 한 변화에 대한 모색은 멈출 수 없으며 우리 사회의 진보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진보가 노력을 기울여온 보편 복지와 경제 민주화, 그리고 일자리를 의제로 하여 치러진 18대 대선임에도 진보가 패배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보수가 손쉽게 의제를 차용해도 아무런 차별화가 되지 않을 만큼 진보 정책의 폭과 깊이가 짧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진정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삶과 생각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살아있는 진보 정책’을 모아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평범한 생활인들과 손잡고 우리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추구해온 새사연은 진보 학습으로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것을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제안합니다. 그 첫 출발점으로 새사연 연구원들이 각자 회원님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 한권씩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진보의 깊이를 위한 물음을 던지겠습니다. 아울러 이후에 회원님들이 추천하는 책, 새사연과 함께하는 독서 토론, 저자와의 대화 등을 다양하게 시도할 생각입니다. 회원님들의 관심과 참여 기대 하겠습니다.<새사연 희망 북클럽 ⑥>『케인스: 경제학자, 철학자, 정치가 』-처음으로 케인즈를 읽다-추천도서 6『케인스: 경제학자, 철학자, 정치가』(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고세훈 옮김2009, 후마니타스)지난 달 기대치 않은 ‘실연’을 경험한 후 한동안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멀리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왔다.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시대적 비극에 굴하지 않고 낙관적 미래를 그리며 최상의 행복과 성공적인 삶을 추구했던 케인즈. 경제학의 근본문제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고 정의하였지만 정작 본인은 가장 확신에 찬 어조로 상대를 설득한 사람. 13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분명하다.처음으로 ‘케인스’를 읽다.로버트 스키델스키는 1970년 맥밀런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후, 30여 년에 걸쳐 3부작 ‘케인스’ 전기를 완성하였다. 3부작의 제1권은 <희망의 좌절, 1883-1920>로 1983년에, 제2권은 <구원자로서의 경제학자, 1920-1937>로 1992년에, 그리고 제3권은 <영국을 위한 싸움, 1937-1946>으로 2000년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그 3부작을 60%로 축약하여 새롭게 출간한 단행본, <케인즈: 경제학자, 철학자, 정치인>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초, 고세훈 교수의 4년여에 걸친 노고로 번역되었다. 축약된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참고문헌 및 자료를 제외해도 134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그러나 천 페이지가 넘는 그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소설처럼 금방 읽힌다. 역사가로서 저자의 영웅사관에 입각한 대하소설식 전개 방식과 빼어난 문체와 더불어, 원문의 뜻을 정확히 옮기는데 심혈을 기울인 번역자의 깔끔하고 정확한 번역도 적지 않은 몫을 하였다. 필자는 경제학, 그것도 비주류인 케인스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케인스의 생애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동성애, 도박, 발레리나 등 여기저기 들은 풍문을 제외하면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대선이 끝나고 정신적 ‘충격’을 받은 후, ‘힐링’의 일환으로 선택되었다. 연애에 상처를 받은 후 가장 흔한 치료법은 무언가 새로운 관심영역으로 주의를 돌리는 것이다. 지난 달 ‘일종의 실연’을 경험한 후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자연스레 멀리하면서 가장 쉬운 선택은 ‘책’이었다. 어떤 책을 고를 것인가 고민하다, 가급적 시대적 함의를 끌어낼 수 있고 고난의 시기를 헤쳐 나간 ‘인물’을 다룬 책을 고려하다 뜻하지 않게 거대한(?) 책을 읽게 되었다.케인즈는 지난 세기 가장 우울한 시대에 비극적으로 끌려 다니기보다는, 가장 낙관적인 미래를 그리며 최상의 행복과 성공적인 삶을 추구했던 사람, 경제학의 근본문제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고 정의하지만 정작 본인은 가장 확신에 찬 어조로 상대를 설득한 존재였다. 그는 “모차르트나 비트겐슈타인처럼 ‘신성한 바보’라는 의미의, 즉 한 쪽 면에서는 특출하지만 다른 모든 면에서는 어린아이와 같은 그런 천재”는 아니었다. 그는 수학과 경제학 전공자로서 훌륭한 업적을 세우지 못해 자책하는 삶을 사는 아버지의 학문적 희망 속에서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훈련받은 아들이었다. 흔히 케인스를 ‘팔방미인’에 비유하곤 한다. 주목할 만한 수학자나 통계학자는 아니었고, 변변한 경제학 학위 또한 없었으며, 자기만의 독특한 철학이나 사상을 전개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책의 제목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케인스는 경제학 대가이면서 사회개혁 철학자이자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은 정치가였다. 통상 사람들이 전기를 읽는 목적은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무엇이 한 걸출한 인물의 성품과 업적을 형성했는가를 이해”하는 데도 있지만, 유명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세운 공적과 그들이 연루된 사건들에 관해 알고 싶고, 듣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개인들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영웅사관에 입각한 역사가이다. 따라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대공황 등 거대한 역사적 사건들 속에 케인스를 무대의 중심에 올려놓고 그의 일생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옮긴이 고세훈 교수는 역자 서문에서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무릎을 탁 칠 만큼 탁월한 추천사를 적어 놓았다.“이 책은 경제학 비전공자들에게 경제학적 사유에 눈을 뜨게 할 만큼 충분히 경제학적이며, 경제학자들에게 자신들의 학문적 지식·가정·방법론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인생관과 역사를 다시 한 번 성찰할 계기를 줄 정도로 충분히 교양적이다.”케인스는 “이성이 죽으면 괴물이 태어나”며, 세상을 파멸로 이끄는 것은 사악함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무지’야말로 “현대의 주된 정치적·사회적 해악”의 뿌리라고 선언하면서 학문의 힘으로서 자신의 철학적 지향인 ‘선한 삶’을 추구하여 인류에게 이익을 안겨다주기 위해 고군분투한 지식인이었다. 20세기 경제학의 가장 위대한 설득가그러나 케인스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일반이론’이 세상에 나온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유용한 경제 이론이자 세상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으로 자리 잡은 것은 그의 대중적 글쓰기 방법과 사람을 끌어들이는 설득 능력이다. 그는 20세기 경제학에서 가장 위대한 설득가였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네 가지 점이 두드러진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공감이 가는 대목이기에 간추려 옮겨 본다.첫째, 그에게는 경제학을 상식에 연결시키고자 하는 욕구와 능력이 있었다. “경제 이론에 의한 결론과 상식에 의한 결론 사이”의 균열을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실제로 그가 줄기차게 추구해 온 바였다. 고용은 총수요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을 때, 그는 “아무도 차를 사지 않는다면 차를 만드는 의미가 없다”는 자동차 노동자의 직관을 일반화하고 있었을 뿐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일반인과 동떨어진 반직관적 이론들을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진술하는 관행에 젖어 있었지만, 그는 일상 언어의 능란한 사용으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저축의 역설’을 설명하기 위해 1931년 한 방송의 예는 이를 잘 보여준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지요. 우리가 소득을 소비하지 않고, 모두 저축해야 한다면……궁극적으로 우리는 모두 굶어 죽을 것입니다.”둘째, 그의 글에는 절박함이 있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이를 이리저리 변명하든지 시장에 내버려 두라고 방관하고 있을 때, 그는 언제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상을 들고 대중에게 다가갔다. 셋째, 그는 도덕적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세상은 “고도의 지성과 과학적 정책으로 무장한 가장 포용력 있고 사심 없는 정신”으로 구성된 정부의 의도적 행위를 통해 더 나아질 수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확신이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말에는 권위가 있었다. 진리를 말하기 위해 핵심적인 정부 직위를 포기하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사람의 권위였다. 경제학의 근본문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있다스키델스키는 ‘케인스주의 경제학’과는 구별되는 ‘케인스의 경제학’의 진수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케인스가 고전경제학의 비전과 결별한 것은 불확실성이 인간 행동에 미치는 효과를 명확히 인식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케인스 혁명’을 위해서 케인스 ‘일반이론’의 요지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이는 제6부, ‘구원자로 나선 경제학자’에 잘 서술되어 있다.“단순하면서도 미묘하고, 모호하면서도 심오한” ‘일반이론’에서 케인스는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욕구보다는 내일에 대한 불안감을 감소시키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화폐는 교환의 효율적 매개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치의 저장”을 위해 창안된 노력의 결과로 발생했다. 즉 화폐는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득을 소비하거나 투자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기 위해 고안해 낸 수단이다. 현금의 보유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노출을 줄이므로 불안감을 덜어준다. 즉 사람들은 언제나 화폐를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소비하거나 아니면 전혀 소비하지 않거나의 합리적 선택에 직면한다. 그러나 ‘돈에 대한 사랑’이라는 개인의 합리적 행위는 경제 전체에 유효수요 부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불확실성은 기업가의 투자 활동에도 영향을 끼친다. “미래 수익을 추정할 수 있게 만드는 지식 기반이 극단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투자 결정에 있어 관습과 자신들의 ‘동물적 충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동물적 충동’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여 불안정한 성격을 지닌다. 이는 “한 나라의 자본 발전이 카지노 활동의 부산물이 될 때, 그 일은 그르치기 십상”이라는 자본주의 윤리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소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투자의 불안정성과 함께 경제도 불안정한 경기변동의 모습을 보인다.따라서 그는 “현대 세계의 경제적 삶을 괴롭히는 신뢰의 위기에 대한 유일한 급진적 처방”은 개인이 소비와 저축 간에 선택할 수 없게 하는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투자의 사회화’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불확실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스키델스키의 지적처럼 경기변동을 ‘미세 조정’이 아니라, “안정화를 위한 제도 구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케인스가 남긴 가장 유명한 말 가운데는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결국 위험한 것은 기득권이 아니라 사상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일반이론’ 마지막 문장으로 동시대 주류경제학인 고전학파 경제학을 지칭한다. 이는 잘못된 지식 또한 무지처럼 모든 해악의 근원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금융위기, 긴축재정, 환율전쟁 등 2008년 이후 세계경제는 케인즈가 경고한 그 시대의 실수와 잘못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진정한 케인스 혁명이 현실에서 구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30여년 세계를 괴롭혔던 신자유주의가 금융위기로 휘청거렸지만 여전히 강고한 기득권과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는 지금, 다시 케인즈를 읽어야 할 이유다. 저자 소개로버트 스키델스키1939년 중국 만주에서 출생했다. 옥스퍼드 지저스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부교수, 영국 워릭 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를 거쳐 경제학과의 정치경제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워릭 대학 정치경제학 명예교수이다. 영국 사민당 창당(1981) 멤버였으며, 사민당이 해체(1992)된 후에는 보수당 상원 의원, 문화위원회, 재정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했다. 1991년에는 상원 의원(종신 귀족)으로 서품되었으며, 1994년에는 영국학술원(British Academy)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코소보 폭격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가 당시 보수당 당수이던 윌리엄 헤이그에 의해 위원장직에서 해임됐고, 2001년에 보수당을 떠나 지금까지 무소속 상원 의원으로 남아 있다. 현재 ‘사회시장재단’(Social Market Foundation) 이사장, ‘세계연구센터’(Centre for Global Studies), ‘맨해튼 연구소’(Manhatten Institute)의 이사로 있다. 1983년에 존 메이너드 케인스 전기 제1권 『배반된 희망, 1883~1920』을 출간했고, 1992년에 나온 제2권 『구원자로서의 경제학자, 1920~1937』로 울프슨 역사상(Wolfson Prize for History)을, 그리고 2000년에 출판된 제3권 『영국을 위한 투쟁, 1937~1946』으로 더프 쿠퍼상(Duff Cooper Prize),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전기상(James Tait Black Memorial Prize for Biography), 라이어널 겔버 국제관계학상(Lionel Gelber Prize for International Relations), 아서 로스 외교위원회의 국제관계상(Arthur Ross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Prize for International Relations)을 수상했다. 케인스 전기 외에도, <정치인과 불황>, <영국의 진보학파>, <오스월드 모슬리 평전>, <예종으로부터의 길: 공산주의 이후의 세계>를 저술했다. 현재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가디언>, <인디펜던트>, <런던 타임스>, <뉴 스테이츠맨> 등에 케인스주의, 세계화, 러시아 문제, 국제정치 등과 관련해 활발하게 기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20세기 영국사’와 ‘세계화와 국제 관계’에 관한 저서를 집필 중이다. * 출처: 알라딘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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