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무상급식과 무상의료에 이어 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을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과거 민주당의 모습에 비추면 큰 변화입니다. 진보정치세력의 대통합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민주당이 위기의식을 느끼는가봅니다. 아무튼 좋은 일입니다. 2000년 민주노동당이 창당된 뒤 애면글면 주장해온 정책들을 민주당까지 슬금슬금 받아들이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민주당이 과연 그 정책을 얼마나 꿋꿋하게 추진할 수 있을까에 회의적인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도 “역풍”을 내세워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대학 등록금 절반으로 줄이자는 데 발끈하는 한나라당 예상했듯이 한나라당은 포퓰리즘으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심지어 안상수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장복지 예산”이라며 결국 “미래 성장 동력을 좀먹어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부르대는 모습은 자연스럽습니다. 그게 그 당의 정체성이니까요. 하지만 일부 젊은 세대마저 그 주장에 동의하는 풍경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차분히 짚어보죠. 과연 그게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정책인가요? 민주당 정책위는 무상의료(8조1000억 원), 무상보육(4조1000억 원), 무상급식(1조 원), 반값등록금(3조2000억 원)에 해마다 들어가는 돈을 16조4000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대학 등록금 절반 예산이 3조2000억 원인 이유는 모든 학생에게 당장 절반으로 하겠다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소득 1238만 원이하의 가계에 대해선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연소득 3270만 원까지는 반액, 3816만원까지는 30%를 지원한다는 게 뼈대입니다. 그런데 민주당 내부에서도 “재원 마련 계획이 너무 거칠어서 좀 더 숙성될 때까지 보류하자는 의견이 의총에서 다수였다”는 말이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문제를 너무 좁혀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담대하게 현실을 바라봅시다. 당신도 알다시피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뒤 대대적 감세 정책을 폈습니다. 본디 5년 동안 90조 원이 넘는 감세를 추진했지만 시민사회의 ‘부자 감세’여론에 밀려 조금 수정했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감세 액 규모는 5년 동안 60조 원이 넘습니다. 이명박 정부 감세정책 원점으로 돌리는 것만으로 가능 참 쉬운 산수입니다. 5년 동안 60조 원이면 해마다 평균 12조 원이 줄어드는 셈이지요. 그 셈은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을 원점으로 돌리는 것만으로, 300만 명에 이르는 전문대 이상의 모든 대학생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걸 뜻합니다. 대학 등록금을 연간 800만 원으로 잡을 때, 그 절반인 400만 원을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데 12조 원이 드니까요. 행정 절차는 더 간명합니다. 등록 학생 수만큼 대학 당국에 보내면 됩니다. 물론, 더 꼼꼼하게 세입과 세출의 세목을 살펴 예산을 짜야겠지요. 대학 등록금 아닌 부문에도 복지 예산을 써야하고요. 하지만 대학 등록금 절반이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사안이라며 흥분하는 행태야말로 전형적인 포퓰리즘입니다. 더구나 한나라당 스스로 야당 시절 ‘대학 등록금 절반’을 공약한 사실을 톺아보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가 재앙’을 들먹이는 행태는 참으로 가관입니다. 국민 우롱 아닌가요?
그러게요, 누가 포퓰리즘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장로는 본인의 대선공약에서 반값등록금을 제시했었죠. 물론 지금은 입닦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