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출범 당시 새사연은 삼성경제연구소와 맞짱을 뜨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삼성경제연이 참여정부 인수위원회에 ‘국정 과제와 국가 운영에 대한 아젠다’라는 400쪽 짜리 보고서를 들이밀며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등의 국가 아젠다를 주도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재벌ㆍ대기업을 대변하는 연구소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해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있었습니다.

수백 명의 박사급 연구원을 거느린 재벌 연구소에 열 명도 채 안 되는 연구원들로 맞서겠다는 그 패기 넘치던 포부가 당시 새사연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자부심이었습니다. 새사연은 국가적 수준의 아젠다와 정책 대안을 내놓는 데에 주력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상상력>(2006)에서 시작해 <리셋 코리아>(2012)로까지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2018년

지난 12년간 세상은 많이 변했습니다. 위세를 떨치던 삼성경제연구소의 위상도 예전만 못합니다. 정부와 재벌ㆍ대기업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자본과 시장의 힘은 여전히 막강합니다. 부의 편중과 불평등이 누그러들었다는 근거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본은 더 이상 무소불위의 성역으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시장의 실패를 넘어서려는 값진 대안들이 사회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름 없는, 평범한 시민의 힘으로.

바야흐로 평범한 시민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새사연은 시민의 시대를 앞당기는 작은 밀알이 되려 합니다. 현장과 이론을, 시민과 대안 연구를 잇는 연구 플랫폼이자, 연구 공동체로 거듭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