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씨티은행 지점 90개 폐점 확정, 은행권 '일자리 쓰나미'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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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 미디어팀
작성일
2017-07-18 11: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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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지점 90개 폐점 확정, 은행권 '일자리 쓰나미' 현실화?


전문가들 "은행·공기업부터 노동이사제 도입하자"



양우람 기자, 2017년 2월 12일



한국씨티은행의 영업점 80% 폐쇄 방침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노사는 고용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폐쇄 지점수를 줄이는 내용의 잠정합의를 했다.

하지만 우려가 만만치 않다. 은행측이 예고한 폐점 예정 점포 대다수가 문을 닫게 된다. 씨티은행의 점포 폐쇄 실험이 성공한다면 다른 시중은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매년 점포수를 줄이는 상황에서 씨티은행 사례가 확산되면 대량 인력감축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줄곧 인터넷 뱅킹을 비롯한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영업환경 변화를 점포 폐쇄 이유로 주장해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노동계와 정부가 은행업 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규직 전환·고용보장 대책 마련했지만=11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는 이날 은행과 전체 126개 중 101개였던 폐점 지점을 90개로 줄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부는 “제주 등 점포가 하나밖에 없는 지역과 고객거래 불편이 크게 예상되는 지역에 있는 11개 영업점의 폐점계획을 은행이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지부는 “영업점 대다수 유지”를 요구안으로 걸고 교섭에 나섰지만 사측 계획을 막지 못했다. 법원은 2014년과 이달 초 두 번에 걸쳐 지부가 은행의 대규모 영업점 폐쇄계획을 중지해 달라는 취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영업점 통합은 은행의 경영상 권한”이라고 판시했다.

씨티은행 노사는 창구텔러를 포함한 346명의 무기계약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별도 직군이나 하위 직급 신설이 아닌 대졸 공채사원과 마찬가지로 일반직 5급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은행권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영업점이 대폭 축소되면서 창구텔러 등의 직무가 사라지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노사는 잠정합의문에 “고용보장 및 강제적 구조조정 금지”라는 문구를 담았다.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오후 5시 피시오프제 신설과 10영업일 연속휴가 신설에도 잠정합의했다. 지부 관계자는 “사측 반대를 딛고 ‘고용보장’ 문구를 넣은 만큼 조합원들의 고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위반시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영업점 폐쇄 제반 문제에 관해서는 노사가 TF를 구성해 해법과 대안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산별교섭·법 개정 추진, 노동계·정치권 절치부심=문제는 씨티은행의 행보가 정부가 추진하는 핀테크 활성화와 인터넷은행 출범 같은 금융권 환경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영업정책에 미칠 파장이 클 거란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K뱅크가 성공을 거둔 상황에서 씨티은행의 정책이 효과를 거둔다면 다른 은행들도 비대면 거래 중심으로 영업환경을 변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은행의 비대면 거래는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주요 10개 은행의 비대면 판매금액은 15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5%나 증가했다. 비대면 거래 확산은 은행 지점 축소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2012년 7천698개였던 국내 은행 지점수는 지난해 7천103개로 줄었다. 은행원도 2015년 11만7천23명에서 지난해 11만4천775명으로 감소했다.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5년 기준 금융산업 전체 취업자 중 78.9%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인간노동이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직업군”이라고 밝혔다.

노동계와 정치권은 금융권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법·제도 개선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교섭에서 사용자측에 4차 산업혁명 관련 노사 공동기구 구성을 요구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이 일정규모 이상 영업점을 폐점할 때 금융당국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정승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정치경제학 박사)는 “은행이 대출을 자동화하면 내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재무제표에 의존한 기계적인 대출로 투자·벤체기업의 사업활동을 위축시켜 사회 전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는 “정부가 은행업 진입장벽을 높여 놓은 것은 사실상 과점산업임을 인정하고 공적인 기능을 하길 바란 것인데, 씨티은행의 영업점 폐쇄와 자산관리 위주 영업은 이를 저버린 행위”라며 “공기업과 은행처럼 공익적 기능이 큰 사업장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입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5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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