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펀치(611) 복지 사각지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By | 2018-07-03T10:13:02+00:00 2018.05.18.|Tags: , , |

복지학에서 사회(Society)란 개인과  구별되는 개개인이 모인 하나의 집합체로 정의되며, 복지(Welfare)는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생활이 일정부분 만족스러운 상태(건강, 재정, 가정 등)에 있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결국 사회복지란 구성원들의 복지와 사회의 유지를 위하여 기본적이라고 여겨지는 일정부분의 생활 상태나 사회적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나 정부가 마련한 법, 프로그램, 제도, 서비스 등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체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사회복지란 사회의 저소득층에 대한 시혜(施惠)적 차원의 것으로 보기 보다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권리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다수의 서구권 국가들이 복지국가를 지향하면서 소득보장, 의료보장, 교육보장, 주거보장 등 기본적인 사회 영역에서 복지서비스를 국가가 제공하고 있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 이후, 1990년대부터 사회와 안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서서히 복지국가의 기틀을 잡기 시작하였다. 현재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2017년 기준으로 약 1,295천억 원을 지출하고 있다. 국제적 기준으로 보았을 때 아직 우리나라의 복지예산 규모는 작은 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예산 비중을 보면 10.36%로 OECD 평균인 21.0%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복지예산 규모의 증가율은 OECD 국가 중에서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어, 복지수요에 대한 증가 추세가 급속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예산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974천억 원에서 매년 7.4%씩 증가한 되었고, 정부 총지출에서 복지재정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높아져 2013년 28.5%에서 2017년 32.3%까지 증가하였다.

지속적으로 복지예산이 늘어감에도 불구하고, 실제 우리나라 국민이 체감하는 복지에 대한 수준이 높아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복지 서비스 분야에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사전적으로 사각지대(死角地帶)는 어떤 특정한 위치에서 사물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 각도를 일컫는 말이다. 사회학이나 정책학 영역에서는 특정 정책이나 사회적 사건에 대한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구역이나 계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단어다. 따라서 복지사각지대란 복지에 대한 요구가 있으나 해당 요구와 관련된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집단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2014년에 일어난 송파 세 모녀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 우리 사회에는 다수의 복지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특히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정책의 필요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복지정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정책 수혜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복지정책의 정보를 얻지 못하여 수혜를 받지 못하는 인구가 실재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한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복지제도의 공급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그 동안 수혜 대상의 포괄성 및 수준의 충분성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강조되었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복지제도의 직접적인 개선만으로는 복지사각지대의 해소가 용이하지 않다. 특히 중앙부처가 중심이 된 정부 주도에 의한 개선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사각지대의 속성상 복지사각지대가 완전히 해소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복지공급 체계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아이디어 중 하나는 지역 협치(Local Governance)를 이용한 사회복지 사례관리(Case Management) 시스템의 구축이다.

사례관리(Case Management)는 본래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전문적 임상(臨床) 서비스로 주목받던 것으로 그 방법론을 원용하여 협치(Governance)의 원리와 함께 응용한다면 효과적인 사각지대 해소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례관리는 복지수요와 관련한 사례 발굴 및 서비스 연계조정, 서비스 제공과정에 대한 모니터링 및 복지서비스 질 평가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중요성은 예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특히 사회서비스보장이 복지국가 사회보장체계의 주요 영역으로 대두됨과 동시에 탈중앙화·소비자주의 이념 확산·복지재정의 효율적 관리 필요성 증가 등의 변화와 맞물려 협치를 이용한 복지체계의 도입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복지수요가 있으면서도 적절한 공급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수요충족을 위한 다양한 자원을 동원하여 연계하는 사례관리의 기능은 사각지대 해소 기능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례관리는 실천현장에서 활동가에 의해 제공될 수밖에 없는 서비스이다. 즉, 활동가나 전문가에 의존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각지대의 대규모 해소에 있어서는 그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례관리 고유 논리 및 특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이를 사회복지전달체계의 일반적 기능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전달체계 자체에 의해 구조적·상시적으로 사례관리 기능이 수행되도록 함으로써 전문가 개인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대규모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사례관리를 수행하는 협치 체계 구축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복지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충될 것이고, 이에 따른 복지 사례관리 확충에 대한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사례관리는 면대면 접촉을 필요로 하는 대인서비스로서 그 확충을 위해서는 인력 및 조직 등의 확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력충원은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며, 충원된다 하더라도 원활한 사례관리가 이루어지기 위한 인력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협치 요소를 도입하고, 사회적 자본(협동조합·시민단체·지역단체·사회적기업 등)과 같은 지역사회의 민간 역량을 이용하여 사회복지에 대한 사례관리 체계를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이때 조직화된 체계는 기존의 중앙집권/하향식의 구조가 아닌 실제 정책 수혜계층 중심의 지방분권/주민 주도/상향식 구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글쓴이: 김일현 연구위원(도시계획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