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왕권을 비롯한 기득권의 절대성이 점점 의심받고, 산업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던 18세기 초반, 버나드 맨더빌이 <꿀벌의 우화>라는 책을 내었다. ‘약간 타락하였지만 번창하는 벌집’의 우화와 “개인의 악덕은, … 사회의 이득이 될 수 있다”라는 구절로 유명하다. 악덕이란 사치와 방탕이라고 적고 있는데, 사회의 이득이 된다니 해괴하다.

“사치는 가난뱅이 백만에 일자리를 준다.” 이 구절에서 ‘사치’란 ‘소비’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구절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들이 즐기는 멍청한 짓거리인 먹고 쓰고 입는 것에 부리는 변덕은 … 악덕이지만 시장을 돌아가게 하는 바퀴이다.” ‘멍청한 짓거리’ ‘변덕’ ‘악덕’ 따위의 수식어를 지우면 “그들(민중)이 즐기는 먹고 쓰고 입는 것은 시장을 돌아가게 한다”라는 당연한 말이 된다. 이를 왜 ‘악덕’이라고 표현해야 했을까?

악덕이란 표현은, ‘분수를 지키며 검소하게 사는 것이 미덕’이라는 기득권의 설교를 그대로 빌려온 것이다. (…더 보기.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