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원고는 새사연 아카데미 여름 강좌 <세계혁명 기행> 강의록으로, 강의는 2017년 7월 10일 ~ 7월 15일까지 진행하였습니다.

 

근대 이후 혁명은 정치혁명, 민족혁명, 사회혁명, 문화혁명, 과학기술혁명 등 매우 다양한 영역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산업혁명이다. 산업혁명은 경제적 토대를 크게 바꾸어놓으면서 인류의 삶에 직접적이면서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정치혁명과 사회혁명조차도 산업혁명에 의해 규정된 측면이 매우 강하다.

산업혁명은 근대 이후 1, 2, 3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어 왔다. 현재 3차 산업혁명이 한층 고도화되고 일반화되는 과정으로서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에 있다.

1차 산업혁명

1차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일어났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영국의 부르주아들은 생산 그 자체가 엄청난 부를 낳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산업혁명 직후 영국 부르주아들의 이익 증대 폭은 5퍼센트 혹은 10퍼센트가 아니라 수백 퍼센트 혹은 수천 퍼센트 수준에 이르렀다. 가히 수직 상승에 가까웠던 것이다. 훗날 공상적 사회주의자로 알려진 로버트 오언은 1789년 포목상 점원을 하던 중 100파운드를 빌려 공장을 시작했는데 1809년에 이르러 8만 4천 파운드를 내고 뉴 라나크 공장을 인수할 정도의 부를 축적했다.

치솟는 이윤과 무한히 확대될 듯이 보이는 시장에 이끌려 부르주아들은 미친 듯이 생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발맞추어 면공업을 중심으로 근대적 형태의 공장이 설립되었고 증기기관, 방직기 등 기계들이 속속 만들어졌다. 아울러 철도 등 대량 수송을 가능하게 하는 운송 수단 개발이 가속도를 더했다. 가히 필요가 발명을 낳았던 한 시대였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영국은 19세기 전반기에 이르러 세계 공업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세계의 공장으로서 위치를 차지하였다.

산업혁명과 함께 근대적인 자본주의 체제가 확립되었다. 인간들은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두 개의 세계로 양분되었다. 한편에서는 소수 부르주아들이 자신들만의 성채 안에서 막대한 권력과 부를 누리며 사치와 허영을 과시했다. 그 반대편에는 소름끼칠 정도로 비참한 삶을 산 노동자들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권력 관계에서 완벽하게 소외되어 있었다. 투표권을 포함해 정치적 권리를 행사할 여지는 전혀 없었다. 소득 분배 상황은 분배라는 용어가 어색할 만큼 최악을 향해 치달았다. 노동자들의 유일한 생활 밑천인 임금 수준이 극도로 낮은 수준에 묶여 있었다. 남자 가장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었기에 부인과 아이들도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다. 공장주들이 8~9세의 아동들을 고용하는 경우도 매우 흔한 현상이었다. 노동시간은 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14~16시간에 이르렀다. 열악한 작업 환경으로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폐 질환 등을 앓고 있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의 평균 수명은 농촌 지역 거주자들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1차 산업혁명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자본주의는 불평등을 타고난 본능인 것처럼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적어도 이 시기만큼은 자본주의와 불평등은 동의어로 통용되었다. 칼 마르크스 등이 불평등을 해소하자면 반드시 자본주의를 타도해야 한다고 외쳐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들리는 상황이었다.

2차 산업혁명

1차 산업혁명 초기 단계를 지배했던 것은 가내 수공업과 기계제 대공업의 과도적 형태인 매뉴팩처였다. 노동자들이 공장에 모여 분업을 하는 단순 협업 체계였다. 그러던 것이 19세기 말 중화학공업화를 계기로 거대한 기계장치가 생산 공정의 중심을 차지하는 기계제 대공업이 일반화되기에 이르렀다.

생산 공정의 효율성은 일차적으로 기계의 성능과 원활한 작동에 의해 좌우되었다. 기계의 성능을 개선함과 동시에 노동자들이 기계의 원활한 작동을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뒤를 따랐다. 그러한 노력은 노동자들을 기계의 움직임에 최대한 복종시키는 형태로 나타났다.

인간을 기계에 복종시키려는 집요한 노력은 20세기 초 테일러-포드시스템이라는 작업시스템으로 완성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프레드릭 테일러에 의해 창안된 테일러시스템은 노동자의 동작을 시간 단위로 정밀 분석한 것을 토대로 노동 행위를 기계의 동작에 최대한 일치시키고자 시도한 것이다. 포드시스템은 이를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서 기계와 부품 등 생산요소를 표준화·규격화하는 것을 바탕으로 노동을 극도로 세분화하고 이를 컨베이어라인으로 연결시키는 시스템이었다.

2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테일러-포드 시스템의 일반화는 노동자 1인당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헨리 포드가 테일러-포드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던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는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기존의 12시간 8분에서 2시간 35분으로 단축되었다. 노동생산성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노동생산성 혁명은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임금 상승을 가능하게 하였다. 덕분에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자들은 과거의 비참했던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테일러-포드시스템의 일반화로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었으나 그로 인해 혹독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산업사회에서 ‘기계적’이라는 용어는 단순동작의 반복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기계는 두뇌도 감각도 없는 존재였다. 노동자가 바로 그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했던 것이다.

선진 자본주의 사회에 주로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2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소득 관계에서의 불평등은 상당 정도 개선되었다. 지속적인 노동생산성의 결과 중 일부를 노동자의 임금 상승으로 전환시켰던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본주의 스스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할 수 있었다.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이러한 자본주의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복지국가 모델을 만들어냈다. 반면 소련 사회주의 진영은 자본주의와 생산성 경쟁(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 능력과 직결된)에서 패배하면서 몰락 위기를 맞이하였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자본과의 재결합을 시도함으로써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구가, 오늘날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G2 반열에 올라섰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본의 이윤 추구는 어떤 형태로든지 허용해야 한다는 인류사적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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